대신과 비변사의 여러 신하를 인견하다
대신(大臣)과 비국(備局)의 제신(諸臣)을 인견(引見)하였다. 영의정(領議政) 허적(許積)이 강화(江華)의 적선(賊船)이 정박할 만한 곳에 토성(土城)을 쌓고, 지세(地勢)가 낮고 질펀한 곳에 연대(煙臺)를 쌓되, 먼저 중신(重臣)을 보내어 형세를 살펴본 뒤에 의논을 정하기를 청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허적이 또 말하기를,
"부내(府內)에는 궁성(宮城)을 쌓지 않을 수 없고, 또 덕포(德浦)에도 작은 성(城)을 쌓아서 대가(大駕)가 머물렀다 지나가는 곳을 예비함이 옳으며, 그리고 이 두 역사는 서서히 물력(物力)을 보아서 차례로 행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옳게 여기었다. 임금이 명하여, 거산 찰방(居山察訪)은 수성(輸城)의 예(例)에 의하여 무신(武臣)으로 차견(差遣)하고, 역졸(驛卒)로 대오(隊伍)를 지어서 급할 경우에 소용으로 삼게 하였으니, 허적(許積)의 말을 따른 것이었다. 임금이 또 명하여, 병거(兵車)와 화차(火車)를 금중(禁中)에 들여오게 하였다. 이 앞서 차제(車制)를 새로 만들었는데, 임금이 택우(宅憂)153) 로 인하여 그 제도를 보지 못하였다. 이 때에 이르러 들여오도록 명하고, 그 뒤에 임금이 후원(後苑)에 나아가 종일토록 열시(閱試)하고서 파(罷)하였다. 허적이 또 말하기를,
"윤선도(尹善道)는 예론(禮論)에 공(功)이 있으니, 사절(死節)자의 예(例)를 모방하여, 정2품을 증직(贈職)하고 시호를 내려 주심이 마땅합니다."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이에 앞서 허적이 말하기를,
"《의례(儀禮)》 경전(經傳)의 상복조(喪服條)는 성상께서 한 번 진독(進讀)하여 예의(禮意)를 깨우치심이 마땅합니다. 김석주(金錫胄)는 평소에 이들의 책을 강(講)하여 해설함이 다른 사람보다 우수하니, 경의(經義)를 강설(講說)하게 함이 옳겠습니다."
하였는데, 이에 이르러 승지(承旨) 유하익(兪夏益)이 아뢰기를,
"허다(許多)한 주소(註疏)를 한 번의 진강(進講)으로 뚜렷하게 해득하기란 어려움이 있으니, 김석주로 하여금 그 예의(禮意)를 해석하여 한 책자(冊子)를 찬(撰)하여 내어서 예람(睿覽)에 대비하소서."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명하여 금성(金城) 땅의 새로 탄생한 공주에게 절수(折受)한 곳을 혁파하게 하고, 또 명하여 사사로이 주전(鑄錢)하는 것을 금(禁)하니, 일이 발각된 자는 일죄(一罪)로써 논(論)하고 포고(捕告)한 자와 도적을 잡은 것은 상(賞)을 같이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7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395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기(軍器) / 교통-육운(陸運) / 인사-관리(管理) / 사법-법제(法制) / 금융-화폐(貨幣)
- [註 153]택우(宅憂) : 거상(居喪).
○引見大臣、備局諸臣。 領議政許積請於江華賊船可泊處, 築土城; 地勢沮洳處, 則築烟臺, 而先遣重臣, 審視形勢, 然後定議。" 上從之。 積又言: "府內宮城, 不可不築。 且德浦宜築小城, 以備大駕駐過之所, 而此兩役, 徐觀物力, 次第行之宜矣。" 上然之。 上命居山察訪依輸城例, 以武臣差遣, 驛卒作隊, 以爲緩急之用。 從許積之言也。 上又命入兵車、火車於禁中。 先是, 新造車制, 而因上宅憂, 未見其制, 至是命入之。 其後, 上出御後苑, 終日閱試而罷。 許積又言: "尹善道有功於禮論, 宜倣死節者之例, 贈正二品, 賜諡。" 上從之。 先是, 許積言: "《儀禮》經傳喪服條, 自上宜一番進讀, 以曉禮意。 金錫冑素講此等書, 見解優於人, 使之講說經義爲可。" 至是, 承旨兪夏益曰: "許多註疏, 一番進講, 有難洞解。 令錫冑釋其禮意, 撰出一冊子, 以備睿覽。" 上從之。 命罷金城地新生公主折受處。 又命禁私鑄錢, 事覺者, 論以一罪; 捕告者, 與捕賊同賞。
- 【태백산사고본】 6책 7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8책 395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기(軍器) / 교통-육운(陸運) / 인사-관리(管理) / 사법-법제(法制) / 금융-화폐(貨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