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성 김우옹이 한강 방어의 계책을 아뢰다
대사성 김우옹(金宇顒)이 아뢰기를,
"왜적의 기세가 이미 임박하였는데 서울은 넓고 커서 방어하기에 든든하지 못하니, 강 연안에 열(列)을 지어 지키는 것이 형세상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안위(安危)와 성패(成敗)가 강을 방어하는 데에서 결판날 것이데 다만 최원(崔遠)으로 하여금 수비하도록 하여 모든 일이 소홀하니 지극히 한심스럽습니다. 신의 생각에는 체찰사(體察使) 유성룡(柳成龍)을 연강 제치 대사(沿江制置大使)로 삼고 부체찰사(副體察使) 노직(盧稷)을 그 부사로 삼아 강에 나아가 싸움을 독려하도록 하는 한편 제독에게 대병을 독려하고 협력해서 지켜 주기를 청하여 죽음으로써 강을 지키도록 해야합니다. 그러다가 만약 불리하면 체찰사로 하여금 군사를 철수해서 강화도(江華島)를 지키도록 하여야만 뒷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거조(擧措)는 존망이 달려 있는 바이니 지체하여 일을 그르칠 수 없습니다. 성룡에게 명하여 절월(節鉞)을 가지고 싸움터에 나아가, 부사(副使) 이하로부터 명을 따르지 아니하는 자에 대해서는 모두 군율(軍律)로써 시행하도록 하되, 송 태조(宋太祖)가 조빈(曹彬)에게 명하듯이 하는 것이 참으로 온당할 듯하기에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이 일은 원로(元老)가 담당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는 일을 속히 비변사에 내리어 의논해서 조치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9책 92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291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 / 인사-임면(任免)
○大司成金宇顒啓曰: "賊勢已迫, 京城闊大, 守禦未固, 沿江列守, 其勢最重。 安危、成敗, 決於江上, 而但令崔遠守備, 凡事疎虞, 極爲寒心。 臣意當以體察使柳成龍、爲沿江制置大使, 副體察盧稷副之, 臨江督戰, 且請提督, 董大兵協守, 抵死守江, 如或未利, 令體察使, 斂兵退守江華, 可爲後圖。 此擧存亡所係, 不可遲悞。 宜命成龍, 仗鉞臨戎, 自副使以下, 不用命者, 皆得行軍律。 如宋祖之命曹彬, 允爲便益, 敢啓。" 傳曰: "允。 元老是。 所當如此爲之之事, 速下備邊司議處。"
- 【태백산사고본】 59책 92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291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왜(倭)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