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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 14권, 성종 3년 1월 12일 己酉 1번째기사 1472년 명 성화(成化) 8년

각 신주를 승부하고 환궁하다

임금이 종묘(宗廟)에 나아가 축시(丑時)에 환조(桓祖)의 신주(神主)와 의혜 왕후(懿惠王后)의 신주(神主)를 받들어 영녕전(永寧殿)에 승부(陞祔)하고, 예종(睿宗)의 신주와 장순 왕후(章順王后)의 신주를 받들어 태실(太室)에 승부(陞祔)하여, 향례(享禮)를 행하고 묘시(卯時)에 환궁(還宮)하니, 기로(耆老)·유생(儒生)·기녀(妓女) 등이 가요(歌謠)를 바치며 거가(車駕)를 맞이하였다. 거가(車駕)의 앞에는 백희(百戲)를 베풀고, 왜인(倭人)·야인(野人) 등이 돈화문(敦化門) 밖에 시립(侍立)하였는데, 그 기로(耆老)의 가요(歌謠)에 이르기를,

"오위(五位)036) 에 군림(君臨)하여, 대동(大東)037) 에 효도[孝理]를 천양(闡揚)하시고, 3년상(三年喪)을 마치어, 성대한 예(禮)를 청묘(淸廟)038) 에 베푸셨도다. 신인(神人)이 모두 기뻐하고, 일월(日月)이 빛을 더하였네. 공손히 생각하건대, 준철(濬哲)039) 하심은 천부적인 지혜이고 문사(文思)040) 는 하늘이 내심이네. 선대의 뜻을 잘 계승하고 선대의 사업을 잘 조술하여, 크게 비기(丕基)041) 를 어루만졌고, 상사(喪事)에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祭祀)에는 정성을 다하여 능히 큰 효도를 철저히 하였네. 이에 양암(諒闇)042) 의 법제(法制)를 다하시고, 제부(躋祔)043) 하는 의례[儀]를 펴셨도다. 이것은 곧 높이는 이를 공경하고 친한 이를 사랑함이며, 대개 또한 조(祖)044) 는 공(功)이 있고 종(宗)045) 은 덕(德)이 있음이라네. 옥찬(玉瓚)046) 을 이미 올리고, 금여(金輿)가 곧 돌아왔네. 하늘과 땅에 연접(連接)함은 삼한(三韓)에 화한 기운[協氣]이 뻗침이며, 성곽(城郭)에 가득 넘침은 만백성의 환성(歡聲)이 들끓음일세. 신 등은 모두 포류(蒲柳)047) 의 자질을 가지고 오래 우로(雨露)의 혜택을 입었으며, 지팡이를 잡고 반열에 나아가 눈을 닦고 하늘을 우러르옵니다. 배고프면 밥먹고 추우면 옷입는데, 어찌 임금의 힘을 알겠으며,048) 손으로 춤추고 발로 뛰면서, 원컨대, 민요(民謠)를 바치려 합니다."

하고, 그 사(詞)에 말하기를,

"아아, 빛나는 우리 임금이시어!

능히 밝으시고 능히 지혜로우시네.

크게 하늘의 돌봄을 가슴에 새기시어,

큰 업을 빛나게 이으셨도다.

효(孝)의 도리를 먼저 하시어,

공손히 양암(諒闇)을 치루시었네.

경경(惸惸)한 생각이 병이 되시어,049)

슬퍼하고 사모함이 더욱 깊으셨도다.

세월은 너무도 빨라.

어느덧 상기(喪期)를 마치시었네.

이에 욕의(縟儀)050) 를 거행하여,

태실(太室)051) 에 일이 있게 되었네.

우리 임금님이 오시니,

검은 곤룡포와 붉은 보불일세.

이에 신어(神馭)를 받들어,

이에 올리고 이에 부(祔)하셨네.

훌륭한 많은 선비들이

좌우에서 준분(駿奔)052) 하도다.

모든 음악을 골고루 아뢰고,

향기로운 서직(黍稷)을 올리었다네.

신(神)도 모두 취하시고

큰 복을 내리셨도다.

빛나는 일이 완성됨을 아뢰고,

법가(法駕)가 돌아오도다.

구름이 개이고 햇빛이 비치어,

왕도(王道)가 평평(平平)해졌네.

선비와 부녀들이

기뻐하며 날뛰네.

분연히 즐겁고 기쁜 표정으로

성덕(聖德)을 다투어 칭송합니다.

우리 임금은 능히 어지시어서

이 백성의 부모가 되시었도다.

만백성이 화락하게 태평을 누리니,

온 우주(宇宙)가 한결같이 봄이로구나.

우리 임금이 능히 효도하심은,

순(舜)임금과 크기가 한가지라네.

지극한 교화가 미치는 것이

안과 밖이 없으시도다.

우리의 소원은 우리 임금께서

하늘의 백복(百福)을 받으시고,

우리의 소원은 우리 임금께서

미수(眉壽)를 억만 년 누리소서.

돌이켜 생각하면 신의 무리는

복어 등[鮐背]053) 에 학발(鶴髮)이 되도록 살았습니다.

농사 지어 밥 먹고 우물 파서 물 마시고

은사(恩私)를 듬뿍 받았습니다.

구부러진 몸으로 부축을 받고 와서

성대한 의식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긴 노래를 지어 가지고

길거리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하였고, 유생(儒生)의 가요(歌謠)에 이르기를,

"백성을 교화하여 풍속을 이룸은 효도하는 덕(德)보다 더한 것이 없고, 조상[祖]을 높이고 종실[宗]을 공경함은 제사하는 예(禮)보다 중한 것이 없다네. 크게 성대한 전례[盛典]를 거행하시니, 진실로 떳떳한 전장[彝章]에 합하였도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비기(丕基)054) 를 빛나게 이으시고, 맨 먼저 효리(孝理)055) 를 천양하셨네. 비록 양암(諒闇)의 제도(制度)는 마치었으나, 애모(哀募)함이 더욱 깊사옵고, 제부(躋祔)056) 하는 의례[儀]를 강마(講磨)하시어 제사를 삼가히 치루시었네. 신·인(神人)이 서로 기뻐하니, 복록(福祿)이 병진(騈臻)057) 하도다. 취화(翠華)058) 가 처음에 돌아올 때는 백일(白日)이 정오(正午)이었네. 하늘을 울리는 아악(雅樂)은 소균(韶鈞)059) 을 아홉 번 연주함이며, 땅을 움직이는 환성(歡聲)은 숭악(嵩嶽)060) 을 세 번 부름입니다. 신 등은 오래도록 청아(菁莪)061) 의 교화를 입었으나, 역복(琙樸)062) 의 재질되긴 부끄럽습니다. 난여(鸞輿)를 우러러보니, 오변(鰲抃)063) 함이 갑절이나 깊습니다. 비록 변두(籩豆)를 받들어 신공(臣工)064) 에 참여함은 막혔으나, 생용(笙鏞)따라 춤춤은 스스로 조수(鳥獸)와 같습니다. 삼가 송가(頌歌)를 받들어 위로 성상(聖上)께 바치옵니다."

하고, 그 사(詞)에 말하기를,

"밝고 밝으신 우리 임금이

크나 큰 기업(基業)을 받으셨도다.

명성(明聖)하심은 하늘이 내심이고

배움[學]은 본래 나시면서 아셨네.

지영(持盈)과 수성(守成)065) 을 능히 하시어

하는 일 전혀 없이 팔짱끼고 앉았네.

공손히 양암(諒闇)을 치루시면서

효도를 도타이 하시었도다.

세월은 너무도 빨라

어느덧 상기(喪期)를 마치시었네.

이에 이장(彝章)을 상고하여서

성대한 규범을 밝히셨도다.

몸소 태실(太室)에 관향(祼享)066) 하시며

엄숙함과 공경을 다하시었네.

신어(神馭)를 올리어 부제(祔祭)하시니

묘사(廟祠)에 엄숙함이 있도다.

곤룡포(袞龍袍)가 찬란히 빛이 나고

공경히 옥장(玉璋)067) 을 받드시었네.

변두(籩豆)가 이미 정결하고

서직(黍稷)도 풍성하도다.

소소(簫韶)의 음악을 번갈아 연주하니,

짐승들 춤추고 봉황도 날아드네.

조고(祖考)께서 흠향하시고

큰 복을 내리셨도다.

빛나는 일이 완성됨을 아뢰니

천심(天心)이 곧 즐거워하네.

난로(鸞輅)가 돌아오니

취화(翠華)가 아름다와라.

많은 신하들 그림자처럼 따르고

일만 말[萬騎]이 구름과 같이 달리네.

구맥(九陌)068) 엔 티끌이 고요하고

높은 향기[天香]는 어지러이 흩어지네.

철부지 어린이와 백발된 늙은이도

구부러진 몸으로 부축을 받고 왔네.

앞뒤에서 즐겁게 뛰고 날뛰며

우러러보고서 감탄을 하네.

모두 이르기를, 우리 임금은

인효하고 검소하며 자상하시어,

추운 우리를 덥게 하시고

배고픈 우리를 먹게 하시네.

사랑과 공경을 세우시니

가까운 데서 먼 곳까지 이르렀도다.

거의 만년토록

큰 복록을 누리오리다.

모두들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어서

즐겁게 춤추며 날뛰옵니다.

생각하면 나와 같은 광간(狂簡)069) 으로

일찍이 많은 은혜 입게 되었네.

반궁(泮宮)070) 에서 충분히 공부하면서

송사(頌詞)와 가요(歌謠)를 노래하게 하였네.

나를 기르시고 나를 가르치심은

오직 임금과 스승이라네.

이렇게 기쁘게 성대한 일을 만남은

천년에 한 번이나 있는 일이지.

성덕을 유양(楡楊)하여

우러러 가사(歌詞)를 바치옵니다."

하고, 기녀(妓女)의 가요(歌謠)에 이르기를,

"밝은 인사(禋祀)071) 가 이미 준비되자 법가(法駕)를 갖추어서 곧 돌아왔고, 드물게 만나는 희사(熙事)072) 에서 선반(仙班)073) 들이 줄지어 공경스럽게 맞이하네. 신인(神人)이 기뻐하고 천지(天地)가 열리었네. 공손히 생각하건대, 문성(文聲)은 소명(昭明)한 순(舜)임금을 좇으시고, 효제(孝制)는 이미 상제(祥祭)·담제(禫祭)를 마치셨으나, 사모함이 더욱 갱장(羹墻)074) 에 간절하셨네. 이에 좋은 날을 가리시어 욕례(縟禮)를 폈습니다. 이에 조(祖)는 공(功)이 있고 종(宗)은 덕(德)이 있으시며, 대개 또한 높이는 이를 공경하고 친한 이를 사랑하셨네. 옥찬(玉瓚)을 이미 청궁(淸宮)에 올리셨고, 금근(金根)075) 은 이미 평평한 길[砥道]에 이르셨도다. 아름다운 정기(旌旗)는 구구(九衢)076) 의 용사(龍蛇)를 닮았고, 갱장(鏗鏘)077) 하는 환패(環佩)078) 소린 일천 행렬의 원로(鵷鷺)079) 를 엄숙케 하네. 다투어 환호(歡呼)함은 땅을 움직이고 애애한 화기(和氣)는 바람을 따른 듯하옵니다. 첩(妾) 등은 요지(瑤池)080) 에 있는 몸으로 이름은 옥적(玉籍)081) 에 실렸습니다. 운화(雲和)082) 를 울리고 고죽(孤竹)을 불며, 육사(六駟)가 나는 것 같음을 바라옵고, 보요(步搖)083) 를 이고 쌍미(雙眉)를 날리며, 백수(百獸)와 더불어 춤추옵니다."

하고, 사(詞)에 말하기를,

"상서로운 구름[瑞靄]은 쌍궐(雙闕)에 뜨고

상서로운 회오리바람[祥飇]은 대상(大常)에 날리네.

청묘(淸廟)에 정한 인사(禋祀)로 규장(圭璋)을 드리니

복을 내림이 풍족하여라.

비가 되어 무협(巫峽)을 하직하고084)

퉁소[簫] 불며 동방(洞房)에서 뛰쳐나왔네.

청향(淸香)을 곁들인 선과(仙菓)를 바치오니

성상(聖上)의 수명은 하늘과 같이 장구(長久)하리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8책 623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문학(文學) / 외교-야(野) / 외교-왜(倭)

  • [註 036]
    오위(五位) : 구오(九五)의 자리[位]란 말로, 임금의 자리를 뜻함인데, 《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제 5효(爻)를 임금의 자리로 지칭한 데서 온 말.
  • [註 037]
    대동(大東) : 우리 나라를 일컫는 말.
  • [註 038]
    청묘(淸廟) : 엄숙 청정(嚴肅淸淨)한 영전(靈殿)을 뜻함.
  • [註 039]
    준철(濬哲) : 깊은 지혜가 있음.
  • [註 040]
    문사(文思) : 품위가 있고 생각이 깊음.
  • [註 041]
    비기(丕基) : 제왕(帝王)의 큰 기업(基業).
  • [註 042]
    양암(諒闇) : 임금이 부모상(父母喪)에 거상할 때 있는 방. 또는 그 기간.
  • [註 043]
    제부(躋祔) : 부제(祔祭)를 올림.
  • [註 044]
    조(祖) : 시조(始祖). 창업주.
  • [註 045]
    종(宗) : 종주(宗主)가 될 만한 중흥주(中興主).
  • [註 046]
    옥찬(玉瓚) : 울창주(鬱鬯酒)를 담은 옥(玉)으로 만든 술그릇.
  • [註 047]
    포류(蒲柳) : 갯버들. 곧 몸이 약함을 비유한 말.
  • [註 048]
    어찌 임금의 힘을 알겠으며, :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냐?" 한 데서 인용된 말. 요(堯)가 천하를 하도 잘 다스려서 너무도 살기가 좋게 되자, 백성들이, "내 옷 입고 내 밥 먹는데, 임금의 힘이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 했다는 고사.
  • [註 049]
    경경(惸惸)한 생각이 병이 되시어, : 돌아가신 부모 생각에 병이 들었다는 뜻으로, 《좌전(左傳)》 애공(哀公) 16년, ‘외롭고 근심되어 나는 병들었네. [煢煢余在疚]’란 데서 온 말. 경(煢)은 경(惸)과 같음.
  • [註 050]
    욕의(縟儀) : 화려한 의식. 여기서는 부제(祔祭)의 의식을 말함.
  • [註 051]
    태실(太室) : 조상의 사당[祖廟]을 말함.
  • [註 052]
    준분(駿奔) : 신속한 행동으로 조제(助祭)함을 말함.
  • [註 053]
    복어 등[鮐背] : 노인(老人)이 나이가 많아지면 등에 복어 같은 주름이 잡히므로 이른 말.
  • [註 054]
    비기(丕基) : 왕업(王業).
  • [註 055]
    효리(孝理) : 효도.
  • [註 056]
    제부(躋祔) : 부제(祔祭)를 올림.
  • [註 057]
    병진(騈臻) : 나란히 이르는 것을 말함.
  • [註 058]
    취화(翠華) : 물총새 깃으로 장식한 임금의 기(旗).
  • [註 059]
    소균(韶鈞) : 순(舜)임금의 악(樂).
  • [註 060]
    숭악(嵩嶽) : 백성이 임금에게 만세를 부름.
  • [註 061]
    청아(菁莪) : 인재를 교육하는 일.
  • [註 062]
    역복(琙樸) :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재목.
  • [註 063]
    오변(鰲抃) : 기뻐하여 날뜀.
  • [註 064]
    신공(臣工) : 조제(助祭)하는 백관(百官).
  • [註 065]
    지영(持盈)과 수성(守成) : 자신의 지위(地位)를 잃지 않고, 조상의 업적(業績)을 지키는 것을 말함.
  • [註 066]
    관향(祼享) : 강신제(降神祭)를 말함. 신령(神靈)의 강림(降臨)을 바라서, 검은 기장으로 만든 울창(鬱鬯)이라는 술을 땅에 뿌리는 일.
  • [註 067]
    옥장(玉璋) : 관제(祼祭) 때 쓰는 그릇.
  • [註 068]
    구맥(九陌) : 도성(都城)의 큰 길.
  • [註 069]
    광간(狂簡) : 뜻하는 바는 크나 말과 행동은 실천성이 없이 소략함을 말함.
  • [註 070]
    반궁(泮宮) : 성균관(成均館)을 말함.
  • [註 071]
    인사(禋祀) : 정결히 하여 제사지냄.
  • [註 072]
    희사(熙事) : 왕업(王業)을 넓히는 일.
  • [註 073]
    선반(仙班) : 청귀(淸貴)한 지위(地位)를 말함.
  • [註 074]
    갱장(羹墻) : 경모(敬募)하고 추념(追念)함을 말함. 요(堯)가 죽은 뒤에 순(舜)이 요를 추모(追募)하여, 요의 환상이 밥을 먹을 때는 국[羹]에 나타나고, 앉았을 때는 담[墻]에 나타났다는 고사에서 온 말.
  • [註 075]
    금근(金根) : 금근거(金根車). 서거(瑞車)의 이름.
  • [註 076]
    구구(九衢) : 경사(京師)의 거리.
  • [註 077]
    갱장(鏗鏘) : 금옥(金玉)의 소리.
  • [註 078]
    환패(環佩) : 고리 모양의 패옥(佩玉).
  • [註 079]
    원로(鵷鷺) : 조정(朝廷)에 줄지어 선 백관의 침착하고 고상한 모양.
  • [註 080]
    요지(瑤池) : 선녀(仙女)가 있는 곳이란 말. 중국 곤륜산(崑崙山)에 있는 선경(仙境)으로,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서왕모(西王母)와 그 곳에서 만났다는 고사에서 온 말.
  • [註 081]
    옥적(玉籍) : 기적(妓籍).
  • [註 082]
    운화(雲和) : 거문고[琴]의 별칭.
  • [註 083]
    보요(步搖) : 머리 장식품.
  • [註 084]
    비가 되어 무협(巫峽)을 하직하고 : 무산(巫山)의 신녀(神女)가 초 회왕(楚懷王)을 그리는 고사에서 온 말. 초 회왕이 고당(高堂)에서 놀다가 낮잠을 자는데, 꿈에 어떤 여자가 찾아와, "저는 무산의 여자인데, 침석(枕席)을 원합니다." 하므로, 동침을 허락하였는데, 떠나면서, "저는 양대(陽臺)의 아래에서,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됩니다." 한 고사.

○己酉/上詣宗廟, 丑時奉桓祖神主、懿惠王后神主, 祔永寧殿; 奉睿宗神主、(章順主后)〔章順王后〕 神主, 陞祔太室, 行享禮。 卯時還宮, 耆老、儒生、妓女等獻歌謠迎駕, 駕前陳百戲。 倭人野人等侍立敦化門外。 其耆老歌謠曰:

君臨五位, 闡孝理於大東; 制終三年, 稱殷禮於淸廟。 神人胥悅, 日月增輝。 恭惟, 濬哲生知, 文思天縱。 志善繼、事善述, 誕撫丕基; 喪盡哀、祭盡誠, 克敦大孝。 玆闋諒闇之制, 式展躋祔之儀。 寔乃敬所尊而愛所親, 蓋亦祖有功而宗有德。 玉瓚旣奠, 金輿載回。 接地連天, 亘三韓之協氣; 塡郛溢郭, 沸萬姓之歡聲。 臣等, 俱以蒲柳之資, 久沐雨露之澤, 扶杖就列, 拭目瞻天。 飢而食、寒而衣, 何知帝力; 手之舞、足之蹈, 願獻民謠。" 詞曰: "於皇我后, 克明克哲。 誕膺天眷, 光紹景業。 首先孝理, 恭默諒闇。 惸惸在疚, 哀慕益深。 日月駸駸, 喪期奄闋。 爰擧縟儀, 有事太室。 我后戾止, 玄袞赤黻。 乃奉神馭, 是升是祔。 濟濟多士, 駿奔左右。 衆樂和奏, 苾芬黍稷。 神具醉止, 介以遐福。 熙事告成, 法駕言旋。 雲開日暎, 王道平平。 維士與女, 歡欣踴躍。 奮肆姁媮, 爭頌聖德。 我后克仁, 父母斯民。 熙熙皞皞, 宇宙一春。 我后克孝, 與同大。 至化所曁, 無內無外。 我願我后, 受天百福。 我願我后, 眉壽萬億。 顧惟臣輩, 鮐背鶴髮。 耕食鑿飮, 沐浴恩私。 傴僂携持, 覩玆盛儀, 是用長謳, 歌于道逵。"

儒生歌謠曰:

化民成俗, 德無加於孝乎; 尊祖敬宗, 禮莫重於祭也。 誕擧盛典, 允合彝章。 恭惟, 光紹丕基, 首闡孝理。 甫闋諒闇之制, 哀慕益深; 聿講躋祔之儀, 祀事惟謹。 神人交悅, 福祿駢臻。 翠華初回, 白日正午。 掀天雅樂, 迭九奏於韶鈞; 動地歡聲, 齊三呼於嵩嶽。 臣等, 久沐菁莪之化, 叨慙棫樸之材。 仰瞻鸞輿, 倍深鰲抃。 奉承籩豆, 雖阻參於臣工; 蹌舞笙鏞, 竊自同於鳥獸。 謹獻歌頌, 上徹冕旒。 〔詞曰〕 : "維明明后, 受丕丕基。 聖乃天縱, 學本生知。 持盈守成, 端拱無爲。 恭默諒闇, 曰篤孝思。 日月云邁, 奄闋憂期。 乃稽彝章, 昭輯盛規。 躬祼太室, 載肅載祗。 升祔神馭, 有嚴廟祠。 龍袞焜煌, 奉璋夔夔。 籩豆旣潔, 黍稷其粢。 簫韶迭奏, 獸舞鳳儀。 祖考饗止, 介以純禧。 熙事告成, 天心載怡。 鸞輅言旋, 翠華葳蕤。 群臣景從, 萬騎雲馳。 九陌塵靜, 天香紛披。 黃童、白叟, 傴僂携持。 踴躍後先, 瞻仰咨嗟。 咸曰我后, 仁孝儉慈。 乃燠我寒, 乃食我飢。 立愛立敬, 由近遠推。 庶幾萬年, 福祿來綏。 以莫不喜, 舞之蹈之。 顧惟狂簡, 夙被恩私。 優遊在泮, 詠歌頌詩。 養我、敎我, 惟君、惟師。 欣逢盛事, 千載一時。 揄揚聖德, 仰獻歌詞。"

妓女歌謠曰:

明禋旣蕆, 備法駕而載旋; 熙事罕逢, 輟仙班而敬迓。 神人悅懌, 天地開除。 恭惟, 遹追文聲於昭舜, 孝制已闋於祥禫。 慕益切於羹墻, 爰卜嘉辰, 式展縟禮。 玆乃祖有功而宗有德, 蓋亦敬所尊而愛所親。 玉瓚已薦於淸宮, 金根乃戒於砥道。 旌旗婀娜, 樣九衢之龍蛇; 環佩鏗鏘, 肅千行之鵷鷺。 競歡呼之動地, 藹和氣之隨風。 妾等, 迹寄瑤池, 名留玉籍。 拊雲和吹孤竹, 望六駟之如飛; 戴步搖揚雙眉, 與百獸而率舞。 詞曰: "瑞靄浮雙闕, 祥飆颺太常。 精禋淸廟薦圭璋, 降福自穰穰。 爲雨辭巫峽, 吹簫出洞房。 獻來仙菓帶淸香, 聖算與天長。"


  • 【태백산사고본】 3책 14권 3장 B면【국편영인본】 8책 623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의식(儀式) / 어문학-문학(文學) / 외교-야(野)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