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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실록46권, 세조 14년 5월 1일 庚申 2번째기사 1468년 명 성화(成化) 4년

서현정에 나아가 오자경 등에게 사후하게 하다. 실언한 남이를 옥에 가두다

서현정(序賢亭)에 나아가, 명하여 보산군(寶山君) 오자경(吳子慶)·이조 참판(吏曹參判) 이숙기(李淑琦)·공조 판서(工曹判書) 남이(南怡)·신종군(新宗君) 이효백(李孝伯)·운수군(雲水君) 이효성(李孝誠)·제천군(提川君) 이온(李蒕)·부윤 부수(富閏副守) 이효숙(李孝叔)·병조 참의(兵曹參議) 김손(金孫)·참지(參知) 유자광(柳子光) 등에게 사후(射侯)하게 하니, 남이는 활 잘 쏘는 김연근(金連根)·신정보(辛井保) 등을 천거하고 유자광최강(崔岡)을 천거하므로, 또한 명하여 불러서 쏘게 하였는데, 최강이 많이 맞추어서 활 1장(張)을 내려 주었다. 또 내구마(內廐馬) 1필(匹)을 내어서 상품으로 삼았는데, 이숙기가 많이 맞추니, 내려주도록 명하였다. 남이는 일찍이 대장(大將)이라 자칭하며 한때 무사(武士)를 멸시하였는데, 이날은 여러 번 쏘아도 맞추지 못하므로 임금이 웃었다. 그 때에 세자(世子)와 아종(兒宗), 상당군(上黨君) 한명회(韓明澮)·좌찬성(左贊成) 김국광(金國光)·승지(承旨) 등이 입시(入侍)하여 술자리를 베푸는데, 남이가 취(醉)하여 나와서 말하기를,

"성상께서 귀성군(龜城君) 이준(李浚)을 지나치게 사랑하시니, 신은 그윽이 그르게 여깁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귀성(龜城)은 지친(至親)이고 또 큰 공(功)이 있으니, 귀성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누구를 사랑하겠느냐? 너의 말은 반드시 정실이 있으니, 누구와 함께 의논하였느냐?"

하였다. 남이가 대답하기를,

"다른 사람과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하니, 임금이 김국광(金國光)에게 명하여 끌어내다 의금부(義禁府)의 옥(獄)에 가두게 하였다. 임금이 제장(諸將)을 불러 말하기를,

"남이의 말이 옳으냐? 그르냐?"

하니, 이숙기(李淑琦)가 대답하기를,

"심히 옳지 못합니다."

하매, 임금이 말하기를,

"너의 무리도 이와 같은 말을 발설하겠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신은 남이가 아니데 어찌 남이의 망령된 말을 발설하겠습니까?"

하였다. 또 유자광을 불러 말하기를,

"남이의 말이 옳으냐?"

하니, 유자광이 말하기를,

"심히 옳지 못합니다."

하매, 임금이 또 승지(承旨) 어세겸(魚世謙)을 불러 말하기를,

"남이의 말이 옳으냐?"

하니, 어세겸이 잘못 대답하므로,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어세겸을 쓸 만한 사람이라고 하였더니, 승지가 된 이후부터는 그 옳음을 보지 못하였다."

하고, 좌우에게 이르기를,

"내가 세종조(世宗朝)의 승지를 겪어 보건대, 사람들이 모두 직분을 일컬었으니, 어찌 금시(今時)의 정원(政院)과 같겠느냐?"

하였다. 잠깐 있다가 명하여, 세자와 귀성군(龜城君) 이준(李浚)에게 술을 올리고 일어나 춤을 추게 하며, 9기(妓)로 하여금 노래하게 하기를,

"누가 대장군(大將軍)인가? 귀성군(龜城君)이로다. 누가 천하를 평정(平定)하였는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천하(天下)의 인물인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소자(少子)인가? 귀성군이로다. 누가 대훈(大勳)241) 인가? 귀성군이로다."

하고, 또 한명회(韓明澮)로 하여금 술을 올리게 하고, 기생으로 하여금 노래하게 하기를,

"누가 원훈(元勳)인가? 한명회로다. 누가 구훈(舊勳)인가? 한명회로다. 누가 신훈(新勳)인가? 귀성군이로다."

하고, 또 영순군(永順君) 이부(李溥)로 하여금 일어나 춤을 추게 하고, 기생으로 하여금 노래하게 하기를,

"누가 무훈(無勳)242) 인가? 영순군(永順君)이로다."

하고, 다시 부르게 하여, 한껏 즐기고는 파(罷)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46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8책 182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

○御序賢亭, 命寶山君 吳子慶、吏曹參判李叔琦、工曹判書南怡新宗君 孝伯雲水君 孝誠提川君 富閏副守 孝叔、兵曹參議金孫ㆍ參知柳子光等射侯。 南怡薦善射金連根辛井保等, 子光崔岡, 亦命召射之, 多中, 賜弓一張。 又出內廐馬一匹爲注, 叔琦中多, 命賜之。 嘗自稱大將, 蔑視一時武士, 是日屢發不中, 上笑之。 時, 世子與兒宗、上黨君 韓明澮、左贊成金國光、承旨等入侍設酌。 醉進曰: "上過愛龜城, 臣竊非之。" 上曰: "龜城至親, 且有大功, 不愛龜城而誰愛? 汝言必有情, 誰與同議?" 對曰: "不與他人議也。" 上命國光, 曳出下義禁府獄。 上召諸將曰: "之言是耶? 非耶?" 淑琦對曰: "甚不可。" 上曰: "汝輩發如此言乎?" 對曰: "臣非, 何以發之妄言乎?" 又召子光曰: "之言可乎?" 子光曰: "甚不可。" 上又召承旨魚世謙曰: "之言可乎?" 世謙錯對, 上曰: "予以世謙爲可人, 自承旨以後, 未見其可也。" 謂左右曰: "予歷觀世宗朝承旨, 人皆稱職, 豈如今時之政乎?" 俄而命世子及龜城君 , 進酒起舞。 令九妓歌曰: "誰是大將軍? 龜城君是。 誰是平定天下? 龜城君是。 誰是天下人物? 龜城君是。 誰是少子? 龜城君是。 誰是大勳? 龜城君是。" 又令明澮進酒, 令妓歌曰: "誰是元勳? 韓明澮是。 誰是舊勳? 韓明澮是。 誰是新勳? 龜城君是。" 又令永順君 起舞, 令妓歌曰: "誰是無勳? 永順君是。" 令再唱, 極歡乃罷。


  • 【태백산사고본】 17책 46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8책 182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