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창의 처벌에 대한 상왕과 대신들의 이견
상왕이 임금과 더불어 연침(燕寢)에 나아가서, 조말생·원숙·장윤화를 불러 말하기를,
"내가 세 아들을 잇달아 잃고 성녕(誠寧)이 또 죽었으니, 슬픔이 어찌 그치겠는가."
하며, 인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공녕(恭寧)의 아우는 나이 1, 2세이며 궁중에서 길렀는데, 지금 그 어머니가 병을 얻어 매우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며, 유모도 또한 병들어 누웠으니, 내가 이를 심히 불쌍히 여긴다. 그 어머니에게 ‘아이를 기르고자 하는 사람이 있느냐. ’고 물으니,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영평군(鈴平君)의 족인(族人)이 이를 기르고자 하오나, 첩이 어찌 감히 마음대로 허락하겠습니까. 신효창(申孝昌)이 지난번에 탄핵을 당하여 유후사(留後司)에 이르러 그 죄를 면하고자 하여, 공녕(恭寧)으로써 시양자(侍養子) 삼기를 원하며 노비 50구(口)를 주었습니다. 유모가 그 문권(文券)을 받아 왔기에, 첩이 꾸짖기를, 「전하께서 궁인(宮人)의 사알(私謁)을 받지 않는데, 첩이 어찌 감히 아뢸 수 있느냐.」고 하면서, 즉시 돌려보내었습니다. ’고 하니, 내가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 일을 알게 되었다. 전일에 대간(臺諫)이 여러 번 효창의 죄를 청하였으나, 내가 생각하기를, 이미 태조(太祖)를 호종(扈從)하게 하였으니, 이로써 죄를 줄 수 없다고 하여, 이미 원숙과 장윤화에게 말하였는데, 이제 이러한 비루(鄙陋)한 일이 있으니, 나는 속으로 비록 부끄럼이 없다 하더라도, 외인(外人)의 말에 부끄럼이 없을 수 있으랴. 이에 그 죄를 밝게 다스려 여러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알게 하고자 하나, 그러나 그 죄는 율(律)에 있어 불응위(不應爲)의 죄에 지나지 않으며, 더구나 그 범한 것이 사면하기 전에 있으니, 외방(外方)에 내쫓아 그 몸을 마치게 하고자 한다."
고 하니, 조말생이 아뢰기를,
"형률에 궁인(宮人)과 결탁하여 임금을 속여 아뢴 자는 참형(斬刑)인즉, 어찌 죄 주지 않을 수 없는데만 그치겠습니까."
고 하였다. 이에 박은과 이원을 불러 물으니, 대답하기를,
"효창의 일은 비록 사목(赦目)에는 있지 않더라도, 임금의 덕을 손상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어찌 사직(社稷)을 위태롭게 하는 것과 다름이 있겠습니까. 임오년에 신하의 절개를 지키지 않은 것도 죄가 진실로 중한데, 또 이런 일이 있으니, 마땅히 법으로써 국문해야 될 것입니다."
고 하였다. 상왕이 말하기를,
"경들의 말은 모두 내 뜻에 합하지 않으니, 장차 참작하여 적당히 시행하겠다."
고 하였다. 처음에 효창이 도총제(都摠制)에 임명되니, 박은이 아뢰기를,
"효창은 박만(朴蔓)과 같은 사람이오니, 비록 죄를 주지는 않을지라도, 어찌 작록(爵祿)으로써 영화롭게 하겠습니까."
하므로, 이에 이를 파면하였는데, 대간이 뒤따라 죄 주기를 청하여 글을 잇달아 올리니, 효창이 두려워하여, 공녕(恭寧)의 어머니 신녕 옹주(信寧翁主)가 임금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로써 노비로 뇌물을 주었던 것이다. 효창의 사람된 품이 괴팍하니, 사림(士林)에서 그를 비루하게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83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왕실(王室) / 윤리(倫理)
○上王與上御燕寢, 召趙末生、元肅、張允和曰: "吾連喪三子, 誠寧又亡, 傷悼曷弛?" 因下淚曰: "恭寧之弟, 年一二歲, 養於宮中, 今其母得疾良苦, 乳媪亦病臥, 予甚憐之。 問於其母曰: ‘無乃有欲養者乎?’ 其母曰: ‘有鈴平君族人欲養之, 妾安敢擅許乎? 申孝昌曩者被劾, 到留後司, 欲免其罪, 願以恭寧爲侍養, 贈奴婢五十口。 乳媪受其文契來, 妾叱曰: 「殿下不受宮人私謁, 妾豈敢上白乎?」 卽時送還。’ 予聽此言始知之。 前日, 臺諫累請孝昌罪, 予以爲, 旣令扈從太祖, 則不可以此罪之, 已與元肅、張允和言之。 今乃有此鄙陋之事, 予內雖無愧, 外人之言, 可無愧乎? 玆欲明治其罪, 使衆知之。 然其罪, 在律不過不應爲, 且犯在赦前, 欲黜之于外, 以終其身。" 趙末生曰: "律, 交結宮人, 蒙蔽奏聞者斬。 奚止不應爲乎?" 乃召朴訔、李原問之, 對曰: "孝昌之事, 雖不在赦目, 其欲虧損上德之心, 何異於謀危社稷乎? 壬午年不守臣節, 罪固重矣。 又有此事, 當以法鞫問。" 上王曰: "卿等之言, 皆不合吾意, 將量宜施行。" 初, 孝昌拜都摠制, 朴訔曰: "孝昌與朴蔓一耳, 縱不加罪, 豈可榮以爵祿?" 乃罷之。 臺諫從而請罪, 書連上, 孝昌懼, 以恭寧母信寧翁主寵幸, 賂以奴婢。 孝昌爲人奇僻, 士林鄙之。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83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왕실(王室) / 윤리(倫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