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36권, 태종 18년 8월 1일 戊寅 2번째기사
1418년 명 영락(永樂) 16년
임금이 인덕궁에 나아가 기거하다. 경복궁에 환행하다
임금이 인덕궁(仁德宮)에 나아가서 기거(起居)하다가 드디어 창덕궁(昌德宮)에 거둥하여 인정전(仁政殿)을 짓는 상황을 돌아보고, 이어서 광연루(廣延樓)에 나아가서 감독하는 관리와 시위(侍衛)하는 신료(臣僚)를 공궤(供饋)하고, 고기와 술을 역사(役事)하는 무리에게 내려 주고, 날이 저물어 경복궁에 환행(還幸)하였다. 이보다 앞서 임금이 이명덕(李明德)에게 묻기를,
"내가 인덕궁(仁德宮)에 가려는데, 성녕(誠寧)의 집이 길가에 있으니, 이를 보면 반드시 애훼(哀毁)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나는 진실로 너희들이 나를 조소할 줄 알지만, 그러나 차마 볼 수가 없다. 숭례문(崇禮門)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서전문(西箭門)으로 돌아 들어가 알현(謁見)한 연후에 서전문으로 돌아 나와서 인정전(仁政殿)을 개조(改造)하는 역사(役事)를 보는 것이 어떠할까?"
하니, 이명덕이 대답하기를,
"전하께서 슬퍼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일찍이 조금도 늦추지 않으셨는데, 이를 보면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그 말을 따라서 가고 오는데, 모두 숭례문(崇禮門)으로 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36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43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