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29권, 태종 15년 4월 22일 己丑 3번째기사
1415년 명 영락(永樂) 13년
경안 궁주의 졸기
경안 궁주(慶安宮主)가 졸(卒)하였다. 궁주(宮主)는 임금의 세째 딸인데, 나면서부터 정숙하고 예뻤으며, 총명과 지혜도 보통 사람과 달라서, 임금과 중전[兩宮]의 사랑을 한데 모았었다. 길천군(吉川君) 권규(權跬)에게 시집가니, 부덕(婦德)이 있어서 시부모를 섬기는데 예절을 극진히 하였고, 가정을 다스림에 법도가 있었다. 죽으니 나이가 23세로서,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낳았다. 임금이 애도(哀悼)하여 3일 동안 조회를 정지[輟朝]하였다. 집안이 가난하여 대·소염(大小斂)에 소용되는 물건이 부족하므로, 명하여 상의원(尙衣院)의 의대(衣襨)로 부의(賻儀)를 주게 하고, 장사는 종친(宗親)의 상등례(上等禮)를 쓰게 하였다. 권규가 불사(佛事)를 행하지 못하게 청하여, 한결같이 《예경(禮經)》의 제도에 따랐다. 궁주와 충녕 대군(忠寧大君)은 천성과 기품이 서로 닮아서, 궁중에서 그 어짊[賢]을 함께 일컬었다. 궁주는 매양 충녕의 덕기(德器)가 날로 이루어짐을 감탄하였으니,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 【태백산사고본】 13책 29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2책 6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