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군 김옥겸이 안변 부사 조사의에게 잡혔다가 도망해 오다
호군(護軍) 김옥겸(金玉謙)이 동북면에서 왔다. 처음에 옥겸을 동북면에 보냈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와서 아뢰었다.
"처음에 안변(安邊)에 이르러 부사(府使) 조사의(趙思義)를 보니, 사의가 흘겨보고 예(禮)하지 아니하고, 사람을 시켜 신의 칼과 마패(馬牌)를 빼앗았습니다. 신이 잠행(潛行)하여 문주(文州)에 이르러, 박양(朴陽)이 고을에 들어와서 군사를 조련(調練)한다는 말을 듣고 들어가 보니, 양(陽)이 또한 흘겨보고 더불어 말도 하지 아니하고, 다만 조병첩(調兵牒)에 서명(署名)만 하고 있었습니다. 영흥부(永興府)에 이르러 부윤(府尹) 박만(朴蔓)을 보니, 만(蔓)이 울며 말하기를, ‘내가 처음에 군사를 조련하라는 사의(思義)의 통첩을 보고 사람을 보내어 아뢰었고, 또 갑옷과 무기를 실어 보내라는 통첩을 보고 사람을 보내어 아뢰었는데, 그대가 보았는가?’ 하였습니다. 내가 보지 못하였다고 대답하니, 만이 말하기를, ‘그 사람들이 반드시 잡힌 것이니, 내가 위태하다.’ 하고, 만이 또 말하기를, ‘내가 처음에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장수(將帥)로서 번진(藩鎭)을 가볍게 버릴 수가 없으니, 그대는 샛길로 돌아가서 주상께 진달하라. 그대가 만일 잡히면, 그대와 나는 해를 당할 것이다.’ 하고, 인하여 칼을 주고 상등마(上等馬)를 주었습니다. 떠나서 영풍(永豊)에 이르러 길에서 한방(韓方)을 만났습니다. 방이 잠깐 더불어 말하고 지나갔습니다. 신이 영풍의 촌가(村家)에 이르러 자는데, 방이 사람을 시켜 그 집에 이르러, 신의 손을 묶어 방 가운데에 가두고 10여 인이 지켰습니다. 밤이 깊어 지키는 자가 잠이 들었기에, 가만히 도망하여 나오니, 지키는 자가 이를 깨닫고 쫓아와 높은 산에 이르렀습니다. 신이 산으로 기어올라 도망하여 왔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2책 4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51면
- 【분류】변란(變亂)
○護軍金玉謙, 來自東北面。 初, 遣玉謙于東北面, 至是來啓曰: "初至安邊, 見府使趙思義, 思義睨視不爲禮, 使人奪臣劍及馬牌。 臣潛行至文州, 聞朴陽入州調兵, 入見陽, 亦睨視不與言, 但署其調兵之牒。 至永興府, 見府尹朴蔓, 蔓泣曰: ‘吾初見思義調兵之牒, 遣人以聞, 又見輸致甲兵之牒, 遣人以聞, 君見之乎?’ 予答以不見。 蔓曰: ‘此人等必被獲矣, 吾其危乎!’ 蔓又言: ‘吾初可以得脫而去, 然爲將帥, 不可輕棄藩鎭。 君宜從間道還達于上聰。 君若被獲, 君與吾當被害矣。’ 因與劍, 給上等馬。 行至永豐, 路遇韓方, 方暫與語過行。 臣至永豐村家而宿, 方使人追至其家, 縛臣手囚于房中, 十餘人守之。 夜深, 守者熟睡, 潛逃而出, 守者覺之, 追至高山, 臣登山逃遁而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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