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실록6권, 정종 2년 10월 15일 丙午 6번째기사
1400년 명 건문(建文) 2년
태상왕이 신도에 거둥하니 임금이 지송하고자 했으나 미치지 못하고 돌아오다
태상왕이 신도(新都)에 거둥하니, 임금이 교외에서 지송(祗送)하고자 하여 쫓아가 옛 동대문(東大門)에 이르렀으나, 미치지 못하고 돌아왔다. 태상왕이 밤 사경(四更)에 거가(車駕)를 움직였는데, 세자가 뒤쫓아서 벽제역(碧蹄驛)에 이르렀다가 장차 돌아가려 하니, 대장군(大將軍) 박순(朴淳)이 말하였다.
"태상왕께서 비록 저하(邸下)로 하여금 따라 행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여기에까지 이르렀다가 갑자기 돌아가는 것은 신자(臣子)의 마음이 아닙니다. 박순은 듣건대, 태상왕께서 신도(新都)에서 장차 대산(臺山)에 거둥하신다는데, 만일 저하가 따라 행하면 태상께서 반드시 가시지 못하고 중지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산천을 발섭(跋涉)하여 멀리 대산에 가실 것이니, 뒤에 반드시 후회함이 있을 것입니다."
세자가 듣지 아니하였다. 태상왕의 행차에 역마(驛馬) 1백 30필을 독촉하여 차출하니, 역리(驛吏)가 그 수효를 채우지 못하여, 도망하여 숨는 자가 더러 있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6권 2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85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 / 교통-육운(陸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