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 화가 사쿠마 데쓰소노를 접견하다
주합루(宙合樓)에 나아가 일본인(日本人) 화사(畵師) 사쿠마 데쓰소노〔佐久間銕園〕를 접견하였다. 부통감(副統監) 자작(子爵)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가 대동(帶同)한 것이다.
데쓰소노〔銕園〕가 어원(御苑)의 전경(全景)을 그려 바쳤다. 이어 사쿠마 데쓰소노 및 각 대신들에게 명하여 7언 절구로 된 시 1편을 지어 바쳐서 훌륭한 사적을 기록하게 하였다. 【사쿠마 데쓰소노〔佐久間銕園〕의 시에, "주합루(宙合樓) 높이 오르니 6월에도 서늘코나 흥건한 비구름 난간을 내리누르네. 테쓰소노〔銕園〕가 조서(詔書) 받아 그림판 펼쳐놓고 진경(眞景)을 그려오니 자세히도 보게 되었어라." 하였다. 총리대신(總理大臣) 이완용(李完用)의 시에, "보슬보슬 단비에 여름날도 서늘한데 높이 솟은 주합루 난간에 기대섰네. 겨룰 데 없는 화법(畵法)으로 자연경치 묘사하니 웃음 어린 용안(龍顔)을 역력히 볼 수 있네." 하였다. 내부 대신 송병준(宋秉畯)의 시에, "수려한 산천 경치 시원하게 비기고 옛 누각 담장 위에 난간도 우뚝 자연 풍경 그림에 옮겼으니 이 몸도 구름 속에 바라보는 듯하여라." 하였다. 탁지부 대신(度支部大臣) 임선준(任善準)의 시에, "울창한 나무 숲 여름날도 서늘한데 못가의 연꽃 빛은 난간에 어렸도다. 경치 화폭이 더없이 뛰어나니 천안(天顔)엔 기쁨 넘쳐 웃음 띠고 보시누나." 하였다. 군부 대신(軍部大臣) 이병무(李秉武)의 시에, "높은 누각 비 내리니 여름도 서늘한데 임금과 신하들 이 난간에 즐기네. 주합루 자연 경치 알고 싶거든 사쿠마 데쓰소노의 붓끝을 볼 것이어라." 하였다. 법부 대신(法部大臣) 고영희(高永喜)의 시에, "우중충한 누각 비 기운 서늘하고 수정으로 엮은 발 난간을 장식했네. 사쿠마 데쓰소노의 뛰어난 그림 솜씨 비단 폭에 그림 그려 임금에게 바쳤구나." 하였다. 학부 대신(學部大臣) 이재곤(李載崑)의 시에, "빗발은 바람따라 서늘해지고 대신들 옥난간에 총총히 서 있네. 무성한 수림 속 솟은 누각 비단폭에 보게 되네." 하였다. 농상공부 대신(農商工部大臣) 조중응(趙重應)의 시에, "경치 좋은 광한루(廣寒樓) 하늘 높이 솟았는데 날아갈 듯한 궁궐이 완공되었다 칭송하네. 임금 곁에 반가운 손님들 비단 폭에 그린 그림 모두 다 보고 있네." 하였다. 궁내부 대신(宮內府大臣) 민병석(閔丙奭)의 시에, "서풍이 비를 날려 누각에 몰아오니 여름철 삼복더위 범접을 못하네. 깊숙한 후원(後苑) 속 무성한 나무 숲을 한눈으로 그림 속에 보게 되누나." 하였다.】
- 【원본】 3책 2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516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 예술-미술(美術) / 외교-일본(日本)
御宙合樓, 接見日本人畫師佐久間銕園。 副統監子爵曾禰荒助帶同也。 銕園畫進御苑全景, 仍命銕園及各大臣賦進七絶一篇以記勝事。 【佐久間銕園詩曰: "宙合樓高六月寒, 淋漓兩色壓欄干。 銕園奉詔拂縑素, 眞景寫來仔細看。" 總理大臣李完用詩曰: "喜雨濛濛夏日寒, 瓊樓高處倚欄干。 無雙彩筆描眞景, 賸得龍顔帶笑看。" 內部大臣宋秉畯詩曰: "水色山光暎碧寒, 古樓墻短聳欄干。 若令活畫天機幻, 身在祥雲望裏看。" 度支部大臣任善準詩曰: "樹木深深夏日寒, 蓮花池上碧欄干。 畫圖卽景眞奇絶, 有喜天頓帶笑看。" 軍部大臣李秉武詩曰: "雨過天階夏亦寒, 風雲慶會此欄干。 欲和宙合樓眞景, 須向龍眠筆底看。" 法部大臣高永喜詩曰: "畫閣重重雨氣寒, 水晶簾覆玉欄干。 銕園第一丹靑手, 寫出氷綃供御看。" 學部大臣李載崐詩曰: "雨腳隨風動乍寒, 近臣簇立玉欄干。 池臺草樹濛濛色, 好取霜縑一幅看。" 農商工部大臣趙重應詩曰: "上界風煙闢廣寒, 皇宮翬革頌斯干。 天顔咫尺嘉賓到, 寫向鮫綃幅裏看。" 宮內府大臣閔丙奭詩曰: "西風吹雨滿樓寒, 三伏炎蒸正不干。 上苑重重多少樹, 一時收入畫中看。" 】
- 【원본】 3책 2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516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 예술-미술(美術) / 외교-일본(日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