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를 책봉하고 축하를 받고 대사령을 반포하다
영왕(英王) 이은(李垠)을 황태자(皇太子)로 책봉하였다. 진하(陳賀)는 권정례(權停例)로 하고, 이어 조문(詔文)과 대사령(大赦令)을 반포하였다.
"봉천승운 황제(奉天承運皇帝)는 다음과 같이 조령(詔令)을 내린다. 《상서(尙書)》에는 ‘임금 한 사람이 어질면 온 나라가 바르게 된다.’고 쓰여 있지 않은가? 《주역(周易)》에도 ‘이괘(離卦)가 크게 길한 것은 중도(中道)에 맞기 때문이다.’라고 쓰여 있지 않은가? 대체로 태자를 미리 정하여 나라의 근본을 단단하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단합시키는 것은 오래도록 편안하고 길이길이 다스리기 위한 방법이니, 무엇이 이보다 더 중대하겠는가?
돌아보건대 이 변변치 못한 자질로서 아직도 뒤를 이을 아들을 볼 가망이 없으므로, 매번 중대한 왕업을 전해줄 것을 생각할 때 위태로워 몸 둘 곳이 없는 것만 같았고, 태황제의 고대하는 마음을 생각할 때 마치 큰 짐을 진 것 같았다. 다행하게도 하늘이 말없이 도와주는 덕으로 일찍이 영왕(英王)의 탄생을 보게 되었으니, 총명하고 어질고 효성스러움이 보통을 뛰어넘었고 타고난 자질이 남달랐으며 용모와 말씨가 법도에 자연히 맞으므로 엄연히 어른과 같았다. 일을 만나면 묻기를 좋아하므로 착한 것을 선택하는 지혜가 이미 열렸고 얻은 것이 있으면 베풀기 좋아하니 백성들을 구제하는 도량을 알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이미 관례(冠禮)를 치르게 되었으니 종묘(宗廟)의 제사를 주관하는 큰 책임을 맡겨야 하겠다. 어찌 비단 옛날의 어진 임금들이 시행했을 뿐이겠는가? 이는 실로 우리나라의 고유한 예법이다. 그래서 오늘 황태자로 책봉하는 것이다.
황태자의 자리에 나아가게 되니 온 세상이 칭송하고 만년토록 복을 받게 되었으니 나라가 반석처럼 안전해졌다. 이미 종묘(宗廟)에 경건하게 고하였고 만방에 재차 경사를 반포한다. 조령을 널리 선포하니 실로 모든 사람들이 원하던 바에 맞았고 혜택이 널리 미쳤으니 어찌 대사령(大赦令)의 은전이 없겠는가? 시행해야 할 모든 사항은 뒤에 개록(開錄)한다. 【이하는 생략함.】
아아! 삼대(三代) 때의 법도 있는 임금들을 본받았으니, 어찌 감히 말과 행동을 소홀히 하겠는가? 만대토록 끝없는 왕업을 이어갈 것이니, 앞날의 백성들은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온 세상에 포고하여 모두 다 듣고서 알게 하라."
하였다.
- 【원본】 2책 1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3책 494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왕실-종친(宗親) / 어문학-문학(文學)
七日。 冊英王 垠爲皇太子。 陳賀權停例也。 仍頒詔赦。 奉天承運皇帝詔曰: "《書》不云乎?‘一人元良, 萬邦以貞’。 《易》不云乎?‘黃離元吉, 得中道也’。 蓋此豫建太子, 以固國本, 以繫人心, 久安長治之衛, 尙有大於此者乎? 顧玆寡昧之質, 未有嗣續之望, 每念緖業相傳之重, 澟乎若無所容。 仰想重宸苦待之衷, 怵焉如負大何。 幸荷皇天之默佑, 早見英王之挺生。 聰明仁孝之迥出尋常, 生有異質, 容貌辭氣之自合規度, 儼若成人。 遇事好問, 已啓擇善之慧; 見得喜施, 可知濟物之量。 沖齡已屆於勝冠, 丕責當付於主鬯。 奚但古哲王攸行? 此誠我家禮自有。 迺於本日, 冊封爲皇太子。 顯號進少陽之位, 謠騰日月星海; 茀籙綿萬年之基, 邦奠泰磐鼎呂。 旣虔告於太廟, 復頒慶於多方, 渙詔誕宣, 允叶群情之願, 闓澤旁流, 詎無肆赦之典? 凡合行事宜, 開列于後。 【以下略】 於獻! 仰三代有道之長, 豈敢忽於聞言行事? 膺萬世無疆之業, 深有望於遠年近民。 布告天下。 咸使聞知。"
- 【원본】 2책 1권 15장 B면【국편영인본】 3책 494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왕실-종친(宗親)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