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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40권, 고종 37년 7월 11일 양력 3번째기사 1900년 대한 광무(光武) 4년

산릉도감 당상 이하를 소견하다

산릉도감 당상(山陵都監堂上) 이하를 소견(召見)하였다. 【산릉도감 제조(山陵都監提調) 이도재(李道宰), 궁내부 대신(宮內府大臣) 윤정구(尹定求), 학부 대신(學部大臣) 김규홍(金奎弘), 장례원 소경(掌禮院少卿) 심상황(沈相璜), 학부 기사(學部技師) 이병헌(李秉憲), 상지관(相地官) 홍종혁(洪鍾爀)·오택영(吳擇泳)·제갈형(諸葛炯)·박인근(朴寅根)·이종설(李種卨)·오성근(吳聖根)·최석영(崔錫永)·정해준(鄭海準)이다.】 【산릉(山陵)을】 처음 간심(看審)하고 왔던 것이다. 상이 이르기를,

"여러 신하들이 가본 여러 곳 중에서 어디가 제일 좋던가?"

하니, 김규홍(金奎弘)이 아뢰기를,

"신은 본래 풍수지리에는 어두워서 감히 아뢰지 못하겠습니다만, 여러 지사(地師)가 대령하였으니, 하문(下問)하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여러 지사들이 차례로 입시(入侍)하여 각기 소견을 진달하니, 그 중에서 나은 곳을 골라서 아뢸 것을 명하였다. 제갈형(諸葛炯)이 아뢰기를,

"이번에 간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두루 돌아보았는데, 아주 쓸만한 곳은 다섯 곳 뿐이었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다섯 곳에 대해서는 다들 좋다고 하던가?"

하였다. 제갈형이 아뢰기를,

"금곡(金谷)001) 은 을좌(乙坐)이고 혈의 언저리가 원만하고 등지고 앉았는데 화뇌(花腦)가 원만하고 우각(牛角)002) 이 서로 의지하고 있으니 상지(上地)라 할 만한데, 다만 혈이 얕은 것이 불만스럽습니다. 군장리(軍藏里)는 임좌(壬坐)이고 삼태산(三台山)이 주산(主山)이 되고 혈당(穴堂)이 풍후하고 용호(龍虎)가 중첩해 있으며 삼장(三帳)이 구비되어 있으니 상지라고 할만 합니다. 차유현(車踰峴)은 임좌이고 개장(開帳)003) 이 선명하고 혈의 언저리가 실하고 둥글며 사방의 용맥이 뚜렷하여 군자(君子)가 자리잡을 만한 곳이어서 상등(上等)이라 할만 합니다. 화접동(花蝶洞)은 술좌(戌座)이고 소조산(小祖山)004) 이 특히 높으며 뻗어 온 용맥이 거미줄 같고 평지에서 혈을 이루었는데, 우뚝 솟아 기복(起伏)을 이루었고, 용맥은 살아있고 혈은 분명하니 상지라고 할 만합니다. 이밖에는 더 이상 주목할 만한 곳은 없습니다."

하였다. 이 외에도 지관들이 논주(論奏)하여 차례로 의견을 올렸으나 그 내용은 비슷비슷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가장 나은 곳을 택하여 재차 간심하도록 하라."

하였다. 이어 재차 간심할 때는 총호사(摠護使)와 시임 대신(時任大臣)과 원임 대신(原任大臣) 이하가 나아가라고 명하였다.


  • 【원본】 44책 40권 6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69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사(宗社)

  • [註 001]
    금곡(金谷) : 홍릉(洪陵)을 말한다.
  • [註 002]
    우각(牛角) : 혈장(穴場)을 옆에서 지탱해 주고 생기를 보호하는 선익(蟬翼)을 말한다. 선익은 마치 매미의 날개와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그 모습이 소의 뿔과 같다 하여 우각(牛角)이라고도 부른다.
  • [註 003]
    개장(開帳) : 장막을 연다는 뜻으로 산줄기가 마치 병풍을 펼친 듯이 좌우로 겹겹이 뻗어내린 형세를 가리킨다.
  • [註 004]
    소조산(小祖山) : 조산은 현무정 뒤에 높이 솟아난 산을 뜻하는 것으로 즉 주산(主山)을 말한다.

召見山陵都監堂上以下。 【山陵都監提調李道宰、宮內府大臣署理尹定求、學部大臣金奎弘、掌禮院少卿沈相璜、學部技師李秉憲、相地官洪鍾爀·吳擇泳·諸葛炯·朴寅根·李鍾卨·吳聖根·崔錫永·鄭海準】 初看審後入來也。 上曰: "諸臣往見諸處, 則何地爲最勝乎?" 奎弘曰: "臣素昧地理, 不敢仰達。 而諸地師待令, 則當爲下詢, 可以詳燭矣。" 命諸地師次第入侍, 各陳所見擇其尤者而奏之也。 曰: "今番初看次, 諸處周覽, 則大用之地, 只是五處矣。" 上曰: "五處則皆好云耶?" 曰: "金谷則乙坐, 而花腦圓實, 牛角輔傍, 可謂上地, 但嫌穴淺。 軍藏里壬坐, 而三台作主, 穴堂豐厚, 龍虎重重, 三帳俱備, 可謂上地。 車踰峴則壬坐, 而開帳鮮明, 穴暈實圓, 四獸宛然, 君子攸居之地, 可謂上等。 花蛛洞則戌坐, 而少祖特高, 行龍蝶絲, 平地作穴, 突兀起伏, 龍眞穴的, 可謂上地。 此外更無注目之處也。" 其外相地官等, 次第論奏奏辭, 大同大異。 上曰: "擇其尤者, 再看審可也。" 仍命再看審時, 總護使、時原任大臣以下進去。


  • 【원본】 44책 40권 65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69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