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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 40권, 고종 37년 4월 17일 양력 3번째기사 1900년 대한 광무(光武) 4년

조서를 내려 각 훈장의 이름과 뜻을 밝히도록 하다

조령(詔令)을 내리기를,

"훈장(勳章) 규정을 의논하여 정하도록 이미 작년 여름에 조령을 내렸는데, 지금 그 조례(條例)가 비로소 주재(奏裁)를 거쳐 중외(中外)에 반포하려 한다. 그러니 훈장의 이름과 뜻을 미리 풀이하는 것이 마땅하다.

옛날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가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에 꿈에서 금척(金尺)을 얻었는데 나라를 세워 왕통을 전하게 된 것이 실로 여기에서 시작되었으므로 천하를 마름질해서 다스린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 그래서 가장 높은 대훈장의 이름을 ‘금척’이라고 하였다. 그 다음을 ‘이화 대훈장(李花大勳章)’이라 하였으니 이는 나라 문양에서 취한 것이다. 그 다음 문관의 훈장은 ‘태극장(太極章)’이라고 하여 8등급으로 나누었으니, 이것은 나라의 표식에서 취한 것이다. 그 다음 무공(武功)도 8등급으로 나누고 ‘자응장(紫鷹章)’이라 하였으니, 이것은 고황제의 빛나는 무훈(武勳)에 대한 고사(故事)에서 취한 것이다. 아! 고황제께서는 자질이 뛰어나고 거룩하였고 문무를 겸비하였으며 나라를 일으키는 대업을 열어 놓아 만대의 터전을 마련하셨다. 나의 몸에 이르기까지 왕통이 계승되었으므로 주야로 전전긍긍 하면서 혹시나 허물을 끼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바로 상하가 합심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데 정성을 다함으로써 물려주신 훌륭한 법에 보답라고, 번성할 큰 운수를 맞이하여야겠다. 모든 황족들과 신하들은 금척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방도를 체득하고, 매처럼 용맹을 떨친 업적을 본받아 안으로는 이화의 문장을 잊지 말고 밖으로는 태극의 표식을 욕되게 하지 않는다면 어찌 나 한 사람이 그대들의 큰 공적을 가상히 여겨 영예를 포장(襃章)할 뿐이겠는가? 또한 하늘에 계신 고황제의 영혼도 기뻐서 복을 내려 주실 것이니, 각기 힘써라."

하였다.


  • 【원본】 44책 40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49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사법-법제(法制)

詔曰: "勳規議立事, 已有昨夏之詔矣。 今其條例, 纔經奏裁, 行將頒布中外。 而勳章名義, 最宜豫先講解也。 昔太祖高皇帝在龍潛時, 夢得金尺, 創業垂統, 實兆於是, 取義於財成天下也。 爰定最上大勳章之名曰‘金尺’。 其次曰‘李花大勳章’, 蓋取諸國文也。 其次文勳曰‘太極章’, 分爲八等, 蓋取諸國標也。 其次武功, 亦分八等, 曰‘紫鷹章’, 蓋亦取高皇帝耀武故事也。 嗚呼! 高皇帝姿挺神聖, 用兼文武, 開艱大之業, 奠萬世之基。 至于朕躬, 嗣有曆服, 夙夜兢兢, 或恐有愆。 正須上下同心, 勵精圖治, 用答垂裕之嘉謨, 聿迓滋至之景命。 凡皇親曁臣工, 體金尺財成之道, 法揚鷹用張之烈, 內不忘李花之文, 外不辱太極之標, 則豈惟予一人, 嘉乃茂績, 褒章榮譽? 亦高皇帝在天之靈, 庶幾有喜而降之以福, 其各勖哉。"


  • 【원본】 44책 40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3책 149면
  • 【분류】
    왕실-종친(宗親) / 사법-법제(法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