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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 39권, 고종 36년 12월 31일 양력 1번째기사 1899년 대한 광무(光武) 3년

이근명이 선원전 제1실에 고황제의 어진을 받들어 모시기를 청하다

홍문관 학사(弘文館學士) 이근명(李根命)이 올린 상소의 대략에,

"삼가 생각건대, 선원전(璿源殿)에 여섯 성인의 어진(御眞)을 모시면서도 제1실은 비운 채 열성조(列聖朝) 때에 미처 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오늘을 기다렸던 듯합니다. 영희전(永禧殿)의 제1실을 비운 것은 효종조(孝宗朝)의 은미한 뜻으로, 선원전의 제1실에 고황제(高皇帝)의 어진을 추봉(推奉)한다면 그 뜻은 한가지이고 신이 말한, ‘아마도 오늘을 기다렸던 듯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국가에서 이미 시행한 규례를 상고해 보아 설사 끌어댈 만한 규례가 없다고 하더라도 폐하는 인정을 따르고 의리를 들어 첫 규례를 정함으로써 영원히 내려가게 해야 할 것인데, 더구나 끌어댈 만한 전례가 있고 또 그것을 반드시 그만둘 수 없는 점이 있는 만큼 마땅히 신의 말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폐하께서는 밤낮으로 살피고 이에 대하여 염려하실 것입니다.

신은 학식이 부족하니 국가의 고사(故事)와 전례(典禮)에 대해 어찌 감히 외람되게 의논에 끼어들겠습니까마는, 지금 신이 말하는 것은 바로 대소 신하와 백성들이 모두 고대하는 것입니다. 이에 감히 외람됨을 생각하지 않고 호소하니, 선원전 제1실에 고황제의 어진을 봉안하도록 빨리 명을 내리시어 열성조 때에 미처 하지 못한 일을 거행함으로써 조상을 생각하고 보답하는 뜻이 더없이 아름답고 훌륭하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영전(影殿)에 추봉하는 것은 이미 전례가 있어 짐이 일찍부터 생각을 하면서도 미처 거행하지 못하였다. 이제 경의 상소를 보고나니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청한 것은 삼가 아뢴 대로 하라."

하였다.


  • 【원본】 43책 39권 99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35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종사(宗社)

三十一日。 弘文館學士李根命疏略: "竊惟璿源殿奉六聖御眞, 而空第一室, 列聖朝未遑之擧, 抑亦有待今日矣。 永禧殿之空第一室, 蓋孝宗朝微意, 而追奉高皇帝御眞璿源殿之第一室, 其義一也, 而臣所云抑有待於今日者也。 若稽國家已行之例, 雖或未有可援者, 陛下有可以緣情起義, 著爲一初之禮, 以遺無窮。 矧其有已行可援之例? 又必不可缺焉者, 則宜無待於今臣之言, 而陛下其有以蚤夜洞屬, 眷念于是者矣。 臣以蔑學、諛聞, 於國家故事及典禮, 爲敢僭爲與議? 而今臣所言, 乃大小臣庶所共顒祝者也。 玆敢不揆猥屑, 庸是冒籲。 璿源殿第一室奉安高皇帝睟容之節。 請亟下成命, 克行列聖朝未遑之擧, 其於推原報本之義, 盡美而盡善焉。" 批曰: "影殿追奉, 厥有已例, 朕嘗有志而未擧矣。 今見卿疏, 尤切追遠之感。 所請敬依。"


  • 【원본】 43책 39권 99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35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왕실-종사(宗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