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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 37권, 고종 35년 7월 18일 양력 2번째기사 1898년 대한 광무(光武) 2년

최시형을 교형에 처하도록 하다

법부 대신(法部大臣) 조병직(趙秉稷)이 아뢰기를,

"방금 고등재판소(高等裁判所)의 문의서를 보니, ‘피고 최시형(崔時亨)의 공초에, 「병인년(1866)에 간성(杆城)에 사는 필묵(筆墨) 상인 박춘서(朴春瑞)에게 동학(東學)의 선도(善道)와 병을 치료하는 주문과 강신문(降神文)을 받아 가지고 열군(列郡)의 각도(各道)를 두루 돌아 다녔습니다.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13자의 주문과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8자의 강신문(降神文)과 동학의 원문인 제1편 〈포덕문(布德文)〉, 제2편 〈동학론(東學論)〉, 제3편 〈수덕문(修德文)〉, 제4편 〈불연기연문(不然其然文)〉과 궁궁(弓弓)과 을을(乙乙) 자를 새긴 부적으로써 백성들을 현혹시켰으며 도당(徒黨)을 체결하였습니다. 또 복주된 최제우(崔濟愚)의 「만년토록 뻗어 있는 가지에 천 송이의 꽃이 피고 사해(四海)의 구름 속에 달이 한 번 비친다.〔萬年枝上花千朶 四海雲中月一鑑〕」는 시구를 숭상하고 사모하여 법형(法兄), 법제(法弟)의 칭호를 법헌(法軒)이라는 칭호로 바꾸어서 불렀으며, 해월(海月)이라는 인장(印章)을 새겼고 교장(敎長), 교수(敎授), 집강(執綱), 도집(都執), 대정(大正), 중정(中正) 등의 두목에게 각 지방을 맡겨 두었습니다. 또한 포장회(布帳會)를 설치하였는데 모인 무리들이 수천 수만 명을 헤아릴 정도였으며 최제우의 원통함을 푼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계사년(1893)에 그 도제(徒弟) 수천 명과 함께 대궐에 나아가 상소하고 곧바로 해산하였으며, 또 보은(報恩)의 포장회 안에 많은 무리들이 모였을 때는 순무사(巡撫使)의 선유(宣諭)로 인하여 각각 스스로 흩어져 갔습니다. 「갑오년(1894) 봄에 피고 전봉준(全琫準)고부(古阜) 지방에서 패거리들을 불러 모아서 기회를 틈타서 관리를 살해하고 성(城)과 진(鎭)을 함락시키는 바람에 호서(湖西)와 호남(湖南) 지방이 결딴이 나고 뒤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하였습니다.

피고가 지시하고 화응한 일은 없지만 그 변란이 일어나게 된 근원을 따져 보면 피고가 주문과 부적으로 백성들을 현혹시킨 데 있습니다. 피고 최시형《대명률(大明律)》 〈제사편(祭祀編) 금지사무사술조(禁止師巫邪術條)〉의 일체 좌도(左道)로써 바른 도를 어지럽히는 술책과 혹은 도상(圖像)을 숨겨놓고 향을 피워 사람들을 모으고 밤에 모였다가 새벽에 흩어지며 거짓으로 착한 일을 닦는다는 명목으로 백성들을 현혹시키는 데에서 우두머리가 된 자에 대한 형률에 비추어 교형(絞刑)에 처할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해당 범인 최시형을 원래 의율(擬律)한 대로 처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 【원본】 41책 37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7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변란-민란(民亂) / 사상-동학(東學) / 사법-재판(裁判)

法部大臣趙秉稷奏: "卽接高等裁判所質稟書, 則‘被告崔時亨供以「丙寅年分, 於杆城居筆墨商朴春瑞處, 受東學善道療病呪文降神, 列郡各道, 周遊遍行。 以『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之十三字呪文·『至氣今至願爲大降』之八字降神文、東學原文第一編《布德文》·第二編《東學論》·第三編《修德文》·第四編《不然其然文》、弓弓乙乙之符, 煽惑人民, 締結徒黨。 且慕尙伏誅人崔濟愚之『萬年枝上花千朶, 四海雲中月一鑑』之詩句, 因『法兄』、『法弟』之稱語, 換做稱『法軒』之號, 刻『海月』之章, 敎長、敎授、執綱、都執、大正、中正等頭目, 署置各方。 且設布帳之會所, 聚集徒衆, 以千萬計, 而稱以伸冤崔濟愚。 往在癸巳, 與其徒弟數千人, 進闕陳疏, 旋卽解散。 且於報恩帳內, 聚集多衆之時, 因巡撫使宣諭, 各自散去。 至甲午春, 被告徒黨全琫準, 於古阜地方, 嘯聚黨羽, 乘機颷起, 戕害官吏, 陷覆城鎭, 兩湖之地, 至於糜爛波盪之境。」 被告無指使和應之事, 究其亂階孼根, 由於被告之呪符惑衆。 被告崔時亨, 照《大明律》 《祭祀編》 《禁止師巫邪術條》, 一應左道亂正之術或隱藏圖像, 燒香集衆, 夜聚曉散, 佯修善事, 煽惑人民爲首者律, 處絞’云矣。 該犯崔時亨, 依原擬律處辦何如?" 允之。


  • 【원본】 41책 37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3책 47면
  • 【분류】
    사법-행형(行刑) / 변란-민란(民亂) / 사상-동학(東學) / 사법-재판(裁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