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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 35권, 고종 34년 2월 21일 양력 2번째기사 1897년 대한 건양(建陽) 2년

원임 의정, 정부 대신 등을 대유재에서 소견하다

원임 의정(原任議政), 정부(政府) 대신(大臣), 규장각(奎章閣), 자시강원(世子侍講院), 세자익위사(世子翊衛司)를 대유재(大猷齋)에서 소견(召見)하였다. 【특진관(特進官) 조병세(趙秉世)·정범조(鄭範朝), 궁내부 협판(宮內府協辦) 윤정구(尹定求), 내부 대신(內部大臣) 남정철(南廷哲), 찬정(贊政) 박정양(朴定陽)·조병직(趙秉稷)·윤용선(尹容善), 군부 대신(軍部大臣) 민영환(閔泳煥), 탁지부 대신(度支部大臣) 심상훈(沈相薰), 학부 대신(學部大臣) 민종묵(閔種默), 법부 대신(法部大臣) 한규설(韓圭卨), 외부 대신(外部大臣) 이완용(李完用), 농상공부 대신(農商工部大臣) 이윤용(李允用), 특진관(特進官) 조종필(趙鍾弼), 태의원 경(太醫院卿) 김규홍(金奎弘), 종정원 경(宗正院卿) 이재완(李載完), 시종원 경(侍從院卿) 민병석(閔丙奭), 장례원 경(掌禮院卿) 김종한(金宗漢), 회계원 경(會計院卿) 성기운(成岐運), 봉상사 제조(奉常司提調) 조정희(趙定熙), 규장각 학사(奎章閣學士) 민영준(閔泳駿), 원임 직각(原任直閣) 이호익(李鎬翼), 직학사(直學士) 김종규(金宗圭), 원임 대교(原任待敎) 김영덕(金永悳)·김석규(金錫圭), 원임 직각 이용태(李容泰), 첨사(詹事) 김승규(金昇圭), 부첨사(副詹事) 이은용(李垠鎔), 시독(侍讀) 신필희(申弼熙)·윤덕영(尹德榮), 시독관(侍讀官) 김영기(金永冀)·이범석(李範錫), 시종관(侍從官) 김용범(金容範)·이정렬(李正烈)·서채순(徐采淳)·이범교(李範喬)·이선규(李宣珪)이다.】

대궐로 돌아온 후 문안을 드렸기 때문이다.

조병세(趙秉世)가 아뢰기를,

"좋은 날 좋은 때에 대궐로 돌아와 만사가 편안하니 여러 사람들의 경축하는 마음이 어찌 더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위로는 척강(陟降)하는 조종(祖宗)의 영(靈)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굽어보고 아래로는 신하와 백성들이 사랑하고 존대하는 정성으로 기뻐하며 송축(頌祝)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형세를 위기가 바뀌어 편안해졌으니 나라가 비록 오래되었지만 유신(維新)하여 천만 년 끝없이 이어짐은 실로 오늘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해를 이어 자리를 옮겨 앉았다가 오늘 행차를 돌린 거조(擧措)는 특히 성충(聖衷)을 결연히 행하신 것이니 더욱 우러러 칭송하게 됩니다.

삼가 바라건대 이제부터 정령(政令)을 시행할 때에는 지혜와 용맹을 분발하여 강의(强毅)하게 집행하소서. 이것이 신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지금까지 이차(移次)하였던 것은 부득이한 일이었다. 여러 대신들이 여러 차례 애써 간하기 때문에 오늘 대궐로 돌아왔다. 천만 번 다행한 일이다."

하였다.

정범조(鄭範朝)가 아뢰기를,

"한 해가 지나도록 이차하였다가 이제 대궐로 돌아왔으므로 위로는 높은 관리로부터 아래로는 군사와 백성들에게 이르기까지 모두가 기뻐하면서 서로 축하를 드리고 경사로 여기니 온 나라의 심정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의심하고 두려워하던 백성들의 마음이 저절로 안정되고 기울어져 가던 나라의 형세가 다시 공고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공적이 빛나고 업적이 이루어지는 기회입니다.

이제부터 성상의 심려를 분발하여 부지런히 힘쓰고 수성(修省)하여 모든 정령(政令)을 오늘 결연히 궁궐로 돌아온 것처럼 행한다면 모든 법도가 다 부흥되어 정치가 이루어지고 제도가 정해지는 것은 실로 순간에 이루어질 것이니 힘쓰고 또 힘쓰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제부터 시책과 조처에 대해서 더욱 크게 반성하고 척념(惕念)하겠다."

하였다. 조병세가 아뢰기를,

"이 궁궐은 바로 선조(宣祖) 대왕께서 15년간 임어(臨御)하던 곳입니다. 다스리는 법과 정사의 규모가 300년을 거쳐 지금의 아름다움에 이르렀으니 오늘날 규모와 모범을 따라서 행한다면 선대 임금을 계술(繼術)하는 도리가 더욱 빛날 것입니다."

하니, 정범조가 아뢰기를,

"오늘부터 다시 온돌에 거처하게 되어 절기에 따라 몸을 조리함이 알맞고 마땅하니 더욱 경축할 일입니다. 태자(太子)가 빈전(殯殿)을 우러르며 효성을 다하고 있으니 다행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였다.


  • 【원본】 39책 35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2책 617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정론-정론(政論) / 왕실-국왕(國王)

召見原任議政、政府大臣、閣臣、春桂坊于大猷齋 【特進官趙秉世·鄭範朝、宮內府協辦尹定求、內部大臣南廷哲、贊政朴定陽·趙秉稷·尹容善、軍部大臣閔泳煥、度支部大臣沈相薰、學部大臣閔種默、法部大臣韓圭卨、外部大臣李完用、農商工部大臣李允用、特進官趙鍾弼、太醫院卿金奎弘、宗正院卿李載完、侍從院卿閔丙奭、掌禮院卿金宗漢、會計院卿成岐運、奉常司提調趙定熙、奎章閣學士閔泳駿、原任直閣李鎬翼、直學士金宗圭、原任待敎金永悳·金錫圭、原任直閣李容泰、詹事金昇圭、副詹事李垠鎔、侍讀申弼熙·尹德榮、侍讀官金永冀·李範錫、侍從官金容範·李正烈·徐采淳·李範喬·李宣珪】 還御後承候也。 秉世曰: "日吉辰良, 還御萬安, 群情慶祝, 曷有其極? 上而祖宗陟降之靈, 悅豫監臨; 下而臣民愛戴之忱, 懽欣頌祝。 國勢轉危而爲安, 邦籙雖舊而維新, 萬億無疆, 實基今日矣。 伏念繼年移次之餘, 今日旋蹕之擧, 特由聖衷斷然行之, 尤不勝欽誦萬萬。 伏願繼自今政令施措之間, 奮發智勇, 强毅有爲, 是乃臣等區區之望也。" 上曰: "尙今移次, 出於不得已。 而諸大臣屢屢力諫, 故今爲還御。 萬幸萬幸。" 範朝曰: "經年移次之餘, 今乃還御, 上自縉紳下至軍民, 莫不欣欣相告, 懽祝慶忭, 擧國之情, 可以推知。 疑懼之民志自定, 綴旒之國勢復, 鞏此正功光業垂之會也。 從今以往, 奮發聖慮, 惕勵修省, 凡百政令, 一如今日還御之斷然行之者, 則百度皆興, 治成制定, 實是轉移間事耳, 懋哉懋哉。" 上曰: "自今施措, 尤可猛省惕念而爲之也。" 秉世曰: "是宮卽宣祖大王十五年臨御之所也。 治法政模, 以垂三百年, 式至今休。 在今日遵而行之, 則尤有光於繼述之道矣。" 範朝曰: "自今更御溫堗, 節宣可以適宜, 尤切慶祝。 且東宮瞻依殯殿, 睿孝克伸, 不勝萬幸矣。"


  • 【원본】 39책 35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2책 617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정론-정론(政論)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