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와 강원도에 선유사를 특별히 파견하다
조령을 내리기를,
"짐이 생각건대 어찌 사랑해야 할 것이 짐의 백성이 아니며 불쌍해 할 것도 또한 짐의 백성이 아니겠는가? 역괴 난당(逆魁亂黨)이 서로 배짱이 맞아서 국모(國母)를 시해하고 군부(君父)를 협박하며 법령(法令)을 혼란시켜 억지로 머리를 깎게 한 결과 온 나라에 짐의 백성들이 분개하는 마음을 품고 충의(忠義)를 떨쳐 곳곳에서 창기(倡起)함이 어찌 명분 없는 일이라고 하겠는가? 지금은 난적을 소탕하여 나라의 원수를 시원히 갚고 삭발을 편한 대로 하게 하였으니 끼었던 구름이 활짝 걷히고 하늘의 해가 다시 밝아졌다. 온 나라 안에 짐의 백성들이 어찌 기뻐서 춤추지 않겠는가? 이에 짐이 여러 차례 조칙을 내려 속마음을 펼쳐 타일렀더니 충의로 일어나서 도리를 알고 이미 흩어져 돌아가서 각각 생업에 안착한 사람이 있다. 이는 짐이 사랑해야 할 백성이다. 그러나 우둔하고 미혹하여 아직도 흩어지지 않고 이따금 임명된 관리를 죽이며 마을을 침략하는 자가 있으니, 이것은 짐의 명을 거역하며 짐에게 근심을 끼쳐 스스로 죄를 재촉하는 것이다. 짐은 부득이 왕사(王師)들에게 명하여 가서 쳐부수게 하니, 전날에 충의로 들고 일어났던 짐의 백성들이 오늘은 미혹함으로 창검의 상처를 받게 함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아! 다시 깨우치지 않고 엄한 벌을 가하는 것은 짐의 마음에 매우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짐이 종1품 신기선(申箕善)에게 명하여 남로 선유사(南路宣諭使)로 특파하고 종2품 이도재(李道宰)에게 명하여 동로 선유사(東路宣諭使)로 특파하니, 경(卿)들은 짐이 상처받은 듯이 여기고 자식을 보호하듯이 하는 뜻을 본받아 왕사가 도착하기 전에 연도의 각군(各郡)과 당해 지방에 먼저 가서 성심으로 칙유하여 짐의 사랑스럽고 불쌍한 백성들이 창칼에 맞는 화(禍)와 죽어 구렁텅이에 뒹구는 환란을 면하게 하여 백성의 부모 된 짐의 마음을 위로하라."
하였다.
- 【원본】 38책 34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82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왕실-국왕(國王)
二十七日。 詔曰:
朕이 惟컨 可愛이 朕의 赤子 아니며 可哀도 朕의 赤子 아니랴? 逆魁亂黨이 連腸結肚야 國母 弑害고 君父 脅制며 法令을 溷亂야 剃髮을 勒行지라。 八域內에 朕의 赤子되 者가 憤慨 懷고 忠義 激야 處處에 倡起이 엇지 無名타 리오? 現今에 亂賊을 掃蕩야 國讎 快報고 削髮을 從便니 雲翳가 廓開고 天日이 復明지라。 八域內에 朕의 赤子되 者가 엇지 歡欣蹈舞치 아니리오? 肆朕이 詔勅을 屢降야 衷曲을 敷諭 忠義로 起야 道理 識고 旣已解還야 各其安業 者가 有니 是 朕의 可愛 赤子어니와 其愚蠢迷惑야 尙今不散고 往往히 命吏 戕殺며 閭里에 侵略 者가 有니 是 朕의 命을 逆며 朕의 憂 貽케 야 罪戾 自速이라。 朕이 不得已야 王師 命야 前發剿滅노니 前日의 忠義로 倡起던 朕의 赤子 今日에 迷惑으로 鎗劍을 被케 이 엇지 可哀치 아니리오? 嗚呼라! 다시 諭치 아니코 威罰을 加은 朕心에 甚히 不忍 라。 玆에 朕이 從一品申箕善을 命야 南路宣諭使 特派고 從二品李道宰 命야 東路宣諭使 特派노니 卿等은 朕의 如傷若保 意 體야 王師抵到기 先期에 沿路各郡과 各該地方에 前往야 誠心으로 飭諭야 朕의 可愛可哀 赤子로 鎗劍의 禍와 溝壑의 患을 免케 야 朕의 爲民父母 心을 慰지어다。
- 【원본】 38책 34권 11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82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