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녕전에 나아가 내진찬을 행하다
강녕전(康寧殿)에 나아가 내진찬(內進饌)을 행하였다. 【상은 익선관(翼善冠)과 곤룡포(袞龍布) 차림을 갖추고 왕비는 수식(首飾)을 갖추고 적의(翟衣) 차림을 갖추었다. 자리에 오르자 음악을 연주하고 사창(司唱)이 ‘준명악장(濬明樂章)’을 창(唱)하니 왕세자(王世子), 왕세자빈(王世子嬪), 좌명부(左命婦)와 우명부(右命婦), 종친, 척신(戚臣), 진찬소(進饌所)의 당상(堂上)과 낭청(郎廳)이 예(禮)를 행하였으며 이어 음악을 그쳤다. 상식(尙食)이 어찬(御饌)을 올리니 등가(登歌)가 ‘만수장락(萬壽長樂)’을 부르고 무동(舞童)이 들어와서 ‘헌선도(獻仙桃)’를 추자 여집사(女執事)가 화반(花盤)을 봉진(俸進)하였다. 왕세자가 첫 번째 잔을 올리고 여집사가 치사문을 읽기를 마치자 상과 왕비가 잔을 들었다. 상궁(尙宮)이 선교(宣敎)하기를, "술잔을 들어 축수(祝壽)하는 때이니 왕세자와 함께 경사를 즐기라." 하자, 음악을 연주하였다. 염수(鹽水)를 올리고 탕(湯)을 올리고, 이어 대선 만두(大膳饅頭)를 올렸다. 음악을 연주하자 왕세자빈이 두 번째 잔을 올렸다. 여집사가 치사문을 읽기를 마치자 상과 왕비가 잔을 들었다. 상궁이 선교하기를, "술잔을 들어 축수하는 때이니 세자빈과 함께 경사를 즐기라." 하니, 이어 음악을 그쳤다. 미수(味數)를 올리고 차(茶)를 올리고 등가가 ‘천보구여(天保九如)’의 악곡을 연주하니 무동이 들어와 ‘포구락(抛毬樂)’을 추었다. 좌명부의 반수(班首) 정경 부인(貞敬夫人) 이씨가 세 번째 잔을 올리고 우명부 반수 정경 부인 김씨가 네 번째 잔을 올리고 의화군(義和君) 이강(李堈)이 다섯 번째 잔을 올리고 종친의 반수 완평군(完平君) 이승응(李昇應)이 여섯 번째 잔을 올리고 척신의 반수 겸 공조 판서(兼工曹判書) 조경하(趙敬夏)가 일곱 번째 잔을 올렸는데 모두 위와 같은 의식 절차대로 하였다. 등가가 ‘성수 무강(聖壽無疆)’을 연주하고 무동이 들어와 ‘장생 보연(長生寶宴)’을 추었다. 음식상을 거두고 음악을 연주하자 왕세자, 왕세자빈, 좌명부와 우명부, 종친, 척신, 진찬소의 당상과 낭청이 예를 행하니, 이어 음악을 그쳤다. 헌가(軒架)가 ‘무녕(武寧)’을 연주하고 무동이 들어와 검무(劍舞)를 추었다. 여집사가 의식이 끝났다고 알렸다.】
대전(大殿)에 올리는 치사문(致詞文)에,
"덕은 천지와 같고 어질기는 당요(唐堯)나 우(禹) 순(舜)과 같아 억만년 터전을 잡았으니 이제 복이 날마다 더 커질 것입니다. 30년 동안 정사를 잘하고 연세가 51세가 되셨으니 성대한 잔치를 드리고 장식하는 것은 나라의 예법을 따른 것입니다. 중궁전의 덕화가 똑같이 훌륭하여 기쁜 명절이 왔으므로 춤을 추며 술잔을 들어 장수를 축하드립니다."
하였다. 중궁전(中宮殿)에 올리는 치사문에,
"임금의 공으로 만물이 시작되고 건곤(乾坤)이 자기 자리를 제대로 잡아 태평 세상을 이루었으며 아름다운 덕이 하늘에 알려져서 복록이 계속되옵니다. 상서로운 빛은 하늘에서 내려주고 감례(甘醴)는 땅에서 솟아나니 장수를 축하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한데 경사스러운 명절을 또 만났습니다. 신하와 백성들이 기뻐서 뛰며 행복에 이미 취하였습니다."
하였다. 대전에 올리는 진찬 전문(進饌箋文)에,
"정사를 잘하여 필시 세상에 인정(仁政)을 이루고 성상(聖上)께서 장수하여 크게 번영할 운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가지 경사가 동시에 겹쳤으므로 아홉 잔을 삼가 올리니 만세 태평할 기초를 열고 더욱 큰 복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열조(列祖)에 보기 드문 훌륭한 일을 만나 성대한 의식을 행하니 기쁨이 종묘(宗廟)에 넘치고 먼 시골에서도 같이 즐깁니다.
생각건대 거룩하고 신기하며 문명하고 용감하며 슬기롭고 총명하며 좋은 일을 하여 복이 내리니 하늘이 밝게 하고 길하게 하며 임금이 되어 복록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큰 덕을 지닌 분은 반드시 그에 따르는 장수를 얻고 이름을 얻는 것입니다. 아, 보산(寶算)은 51세가 되고 등극하신 지 30년이 되었으므로 여러 번 간청하여 비준을 얻으려고 하였으니 이것은 자식으로서 마땅히 할 일이고 기쁜 일을 만나 정성을 다하려고 하는 것도 우리의 예법에 있는 것으로 다행히 성충(聖衷)의 사양하시는 마음을 돌려 성대한 의식을 훌륭하게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신은 세자의 자리를 이어 은덕에 보답하려는 정성은 주(周) 나라 문왕(文王)을 배우고 본받아서 하루에 세 번씩 문안드리며 〈천보(天保)〉에서와 같이 만년 장수를 칭송하려고 합니다."
하였다. 중궁전에 올리는 진찬 전문(進饌箋文)에,
"금인장(金印章)과 옥책문(玉冊文)이 두 가지 경삿날에 동시에 빛나고 탄신일에 술을 바치는 떳떳한 절차를 따름으로써 적은 정성이나마 드립니다.
나라를 태평하게 하고 사람들이 화목하게 하니 큰 복을 주었고, 하늘과 같이 높여 큰 경사가 넘치니 장수를 비는 잔을 올리며 9월에 무지개가 흐르니 온 나라가 기뻐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후한 덕으로 땅을 덮어주듯 백성을 사랑하고 도(道)에 순응하여 하늘의 명을 받드니 도운 바가 크며 왕도(王道)는 〈주남(周南)〉, 〈소남(召南)〉을 기본으로 하니 그 이름은 반드시 큰 덕을 얻을 것이며 만물이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아! 이 경사는 작년과 금년에 거듭 천 년 만년토록 장수하시기를 축원하기를 해를 이어 계속 간청하여 다행히 사양하는 마음을 돌리시도록 하였으니, 자식의 심정이 조금 풀려 이에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며, 경장(瓊漿)과 옥찬(玉饌)으로 예를 갖추고 북두 남산(北斗南山)처럼 끝없는 장수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신은 무릎을 꿇고 기쁨을 드리며 정성껏 장수를 축하하며 새벽에 문안하여 주 문왕(周文王)의 효성을 본받고 술잔을 올리고, 당에 올라 장수를 칭송합니다."
하였다. 선창 악장(先唱樂章)에,
"술잔에 술을 부으니 주화(珠花)가 천수(千數)를 헤아리게 됩니다. 성인의 큰 덕으로 장수가 한량없이 태산 반석과 같이 튼튼하고 태평 세상에 해마다 풍년이 드니 풍년 노래가 빛나며 제때에 비가 와서 풍년이 들어 거문고 소리가 들리고 우아한 음악이 울리니 봉래(鳳來) 깊은 곳에 있던 봉황새가 와서 춤을 춥니다."
하였다. 후창 악장(後唱樂章)에,
"용의 못에 가을 하늘이 맑고 나뭇잎 위에 천년 장수를 그리고 번영하던 당요(唐堯), 우(禹) 순(舜)의 세상을 오늘 즐겁게 만난 훌륭한 때에 모든 관리들이 절하며 춤을 추니 금궁 천줄에 옥으로 만든 패물이 빛나고 일제히 만세를 부르는 소리에 오색구름이 하늘높이 솟아오릅니다."
하였다. 야진찬(夜進饌) 때의 선창 악장에,
"옥전(玉殿)에 불빛이 반짝거리고 백보등(百寶鐙)이 붉은 계단에 빛나며 머리를 조아려 절하며 구슬잔을 올리니 비단옷을 흔드는 소리가 겨우 상아판자를 돌아 울리는데 밤은 아직 깊지 않았습니다. 성인의 덕이 하늘과 같아 큰 복을 거듭 내리니 우리 임금이 만년 장수하고 번창할 징조이고 두 가지 경사가 금년에 있는 것은 더욱 보기 드문 일이니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것은 당당한 일입니다."
하였다. 야진찬 때의 후창 악장에,
"장수가 빛날 상서로운 빛이 자극(紫極)에 잇닿고 거북의 껍데기로 만든 병풍이 남산을 가리며 푸른 꽃이 붉은 난간을 둘렀습니다. 만년토록 오늘 저녁과 같이 장수하기를 축원하여 신선술을 드리고 여러 가지 광대놀이를 하며 옥술을 들고 요도(瑤桃)를 연주하니 서왕모가 씨를 남겼으며 남은 술을 다시 온 나라에 고루 퍼주니 태평한 기운이 어진 혜택에 젖었습니다."
하였다. 【모두 세자가 지은 것이다.】
- 【원본】 33책 29권 63장 A면【국편영인본】 2책 437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 의생활-예복(禮服) / 풍속-연회(宴會) / 어문학-문학(文學)
二十五日。 御康寧殿, 行內進饌。 【上具翼善冠、袞龍袍, 王妃加首飾具翟衣, 陞座, 樂作, 司唱唱‘濬明樂章’, 王世子、王世子嬪、左右命婦、宗親、戚臣、進饌所堂郞行禮, 樂止。 尙食進御饌, 登歌作‘萬壽長樂’之曲, 舞童入作‘獻仙桃’, 女執事棒進花盤。 王世子進第一爵, 女執事讀致詞訖, 上與王妃擧爵。 尙宮宣敎曰: "稱觴之辰, 與王世子同慶", 樂作。 進鹽水, 進湯, 仍進大膳饅頭。 樂作, 王世子嬪進第二爵, 女執事讀致詞訖, 上與王妃擧爵。 尙宮宣敎曰: "稱觴之辰, 與王世子嬪同慶", 樂止。 進味數, 進茶, 登歌作‘天保九如’之曲, 舞童入作‘抛毬樂’。 左命婦班首貞敬夫人李氏進第三爵, 右命婦班首貞敬夫人金氏進第四爵, 義和君 堈進第五爵, 宗親班首完平君 李昇應進第六爵, 戚臣班首兼工曹判書趙敬夏進第七爵, 竝如上儀。 登歌作‘聖壽無疆’之曲, 舞童入作‘長生寶宴’之舞。 撤饌樂作, 王世子、王世子嬪、左右命婦、宗親、戚臣、進饌所堂郞行禮, 樂止。 軒架作‘武寧’之曲, 舞童入作‘劍舞’。 女執事告禮畢。】 大殿致詞: "德配天地, 聖侔堯、舜, 萬億基今, 福日方進。 卅載致治, 五旬肇啓, 豐享賁飾, 式遵邦禮。 壼化齊隆, 慶節是屆, 斑舞奉觴, 眉壽以介。" 中宮殿致詞: "聖功開物, 乾坤以位, 陰化助深, 昇平寔致。 馨德升聞, 福祿川至, 瑞曜垂天, 甘醴出地。 岡祝彌切, 慶節又値, 臣民忭蹈, 醇醲旣醉。" 大殿進饌箋文: "至治屆必世之仁, 聖壽肇大衍之數。 兩慶竝湊, 九爵恭陳, 伏以開萬世泰平之基, 益迓景命。 値列祖罕有之盛, 賁飾縟儀, 慶衍宗祊, 歡均陬澨。 恭惟聖神文武, 睿智聰明, 作善降祥, 上天所以命哲命吉, 膺圖受籙。 大德必其得壽得名。 猗! 寶籌肇啓五旬, 迺御極適當卅載。 屢懇而期獲準, 是子職當爲; 遇喜而欲展忱, 亦我禮則有。 幸回聖衷之謙挹, 誕擧晟典之豐享。 伏念臣繼照忝叨, 報暉誠悃。 周 文願學, 效問寢於三朝; 《天保》陳詩, 迺善頌於萬壽。" 中宮殿進饌箋文: "寶冊竝闡於兩慶之辰, 瑤觴誕擧於千秋之節, 式遵彝典, 庸效微誠。 伏以撫升平而導人和, 周貺景籙; 儷乾尊而衍天慶, 齊獻壽觴。 九月虹流, 八域鼇忭。 恭惟厚德載地, 順道承天。 所助者深, 王道以《二南》基本; 其名必得, 大德體萬物資生。 猗! 是慶去年今年, 更遐祝千歲萬歲。 連年之懇幸格, 勉回謙衷; 愛日之忱粗伸, 載擧賁典, 是禮則瓊漿、玉饌, 其頌也北斗、南山。 伏念臣繞膝歡供, 介眉誠切, 鷄鳴問寢, 效周孝而止於兕觥, 躋堂頌豳壽, 而稱彼先唱樂章, 兕罇挹彼金莖露, 算珠花千數。 聖人大德壽無量, 與泰盤鞏固, 時平年稔熙穰樂庶見需雲豐豫, 鏗鏘雅樂鳳來儀, 在蓬萊深處。 後唱樂章, 龍池秋霽, 葉上龜千, 歲壽域烟, 花堯、舜世。 今日欣逢盛際, 簪紳拜舞金宮, 千行玉佩玲瓏, 齊唱山呼聲裏, 五雲捧出靑嵩。 夜進饌時, 先唱樂章, 玉殿照熒煌, 百寶鐙光彤墀。 拜稽奉瑤觴, 錦拂纔回牙板響, 夜未渠央。 聖德天同, 大申降休祥, 吾君萬歲壽而昌, 兩慶今年尤罕覩, 至樂堂堂。 後唱樂章, 壽曜祥光連紫極, 龜甲屛風掩暎南山, 碧花繞紅欄呈百劇。 萬年長願如今夕, 仙醞千觴擎玉液, 羞以瑤桃, 金母曾留核, 餘瀝更將均八域, 太和醲郁沾仁澤。 【竝睿製。】
- 【원본】 33책 29권 63장 A면【국편영인본】 2책 437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예술-음악(音樂) / 식생활-주부식(主副食) / 의생활-예복(禮服) / 풍속-연회(宴會)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