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대비전의 존호 도감을 설치하다
전교하기를,
"내년은 바로 우리 자성(慈聖)의 보령이 팔순이 되는 해이다. 비단 우리 왕가에 드물게 있는 경사일 뿐 아니라 실로 천 년 동안에 드물게 보는 시기이다. 나 소자가 장수를 축원하는 정성에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오직 우리 자성의 어짐과 덕이 금과 옥에 새겨서 큰 존호(尊號)를 올리더라도 어찌 만분의 일이나마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전(彝典)에 의당 먼저 해야 하고 정리를 펴야 할 것이므로 그동안 여러 번 애써 간청하여 사양하는 마음을 돌려 겨우 윤허를 받았다. 이에 동지(冬至) 날에 대신과 예조(禮曹)의 당상(堂上)을 소견(召見)하여 의견을 물어보았더니 모두 같았다. 대왕대비전(大王大妃殿)에 존호를 더 올리는 일은 도감(都監)을 설치하고 진행해야 할 것이니 정관(政官)을 패초(牌招)하여 도목 정사(都目政事) 사업을 거행하고 도감 당상(都監堂上)과 낭관(郞官)을 차출(差出)하게 하라."
하였다. 또 전교하기를,
"자성의 존호를 올리는 절차는 막 성명(成命)이 있었으니 기뻐하고 축원하는 정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정월 초하룻날 경사를 축하하는 것은 원래 이미 행하는 예식이니 내년 정월 초하룻날에 친히 안팎 옷감과 축하문, 전문(箋文)을 대왕대비에게 올릴 것이다. 위에 고하고 아래에 반포하는 절차는 예조(禮曹)로 하여금 전례대로 준비하게 하라."
하였다. 또 전교하기를,
"대왕대비전에 존호를 올리고 경사를 축하하는 절차는 막 성명이 있었다. 나 소자의 기뻐하고 축원하는 정성을 어찌 다할 수 있겠는가? 봄에 가서 경사를 축하하는 의식을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그동안 이 문제를 궁 안에서 청한 것이 여러 번 있었는데 우리 자성께서 겸손한 마음과 백성을 구휼하는 생각으로 농사가 흉년들고 나라의 비용이 고갈될 지경에 성대한 잔치를 차리는 것은 결코 행할 수 없다고 하교하였다. 극진히 생각하고 측은해하는 뜻이 하교 내용에 넘치고 있었으므로 아랫사람의 심정으로는 비록 매우 섭섭하였지만 봉양하는 도리상 마땅히 하교를 받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진찬(進饌)의 절차는 부득이 내년 가을쯤에 마련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제반 의식 절차를 해당 각 관청으로 하여금 미리 준비하게 하라."
하였다.
- 【원본】 26책 22권 64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1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물(人物) / 풍속-연회(宴會)
敎曰: "明年卽我慈聖寶齡, 將躋八旬, 非但我家稀有之慶, 實是千載罕覩之會, 予小子愛日祝岡之誠, 曷有其極? 惟我慈聖之仁之德, 範金縷玉, 誕進鴻號, 豈足以摹畫萬一? 而彝典之所宜先, 情理之所可伸, 間果屢煩懇摯之請, 勉回謙挹之衷, 纔承允許。 而玆於亞歲之日, 召見大臣、禮堂, 詢議而僉同矣。 大王大妃殿加上尊號, 設都監擧行, 政官牌招開政, 都監堂、郞差出。" 又敎曰: "慈聖進號之節, 纔有成命, 冞切歡祝之忱。 元朝稱慶, 自有已行之禮, 當於明年月正元日, 親上表裏、致詞箋文於大王大妃殿矣, 告布之節, 令儀曹依例磨鍊。" 又敎曰: "大王大妃殿進號、稱慶之節, 纔有成命矣, 予小子歡祝之忱, 曷有其極? 擬於開春, 亟擧飾喜之儀, 而間以此自內仰請者屢矣。 惟我慈聖謙挹之衷, 恤民之念, 以‘穡事歉荒, 國用匱竭, 豐豫之節, 決不可行’爲敎。 懇眷惻怛之意, 溢於辭敎之表其在下情, 雖甚缺然, 養志之道, 惟當承順而已。 進饌之節, 不得已明年秋間磨鍊, 諸般儀節, 令各該司豫爲準備。"
- 【원본】 26책 22권 64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1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 인물(人物) / 풍속-연회(宴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