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영사 젬브쉬가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에 회답 편지를 보내다
독일〔德國〕 총영사(總領事) 젬브쉬〔曾額德 : Zembsch〕가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에 보낸 회답 편지에,
"어젯밤에 비밀리에 보내온 편지를 받아보았습니다. 이것은 실로 뜻밖의 사실이기 때문에 본 대신(大臣)은 아직 본국의 서찰 명령을 받지 못하였으나 귀 대신이 명백한 말을 해달라고 청하므로 본인의 의견으로 당신의 말에 답변할 뿐이며 본국 정부의 입장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내온 편지에, ‘다른 나라가 조선의 땅을 점령한다면 우리나라는 도의상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는데, 그 말은 아주 이치에 닿는 말입니다.
영국(英國) 대신이 보내온 편지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번에 거문도(巨文島)에 잠시 가서 지키려고 한 것은 사실 영국이 다른 나라와 분쟁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대체로 이 나라가 귀국의 땅을 점령하고 저 나라를 방어하려 한다면 저 나라뿐만 아니라 동맹(同盟)한 각 우방(友邦)들도 각자 성명(聲明)을 내고 참작하여 특별한 방법을 강구하여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대신의 의견으로는, 먼저 점거하여 지키고 있는 나라에 알려주고 도의에 근거하여 변론하고 설명할 것이며, 그래도 윤허하지 않는다면 역시 우호 관계를 가진 각국(各國) 정부에 알려줌으로써 각국으로 하여금 그들이 섬을 차지한 것이 귀국의 바라던 바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심을 풀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귀 대신이 문건을 갖추어서 이 사건을 알려준다면 본 대신은 즉시 본국 정부에 문의하겠습니다. 본 대신은 이 사건이 무사하게 잘 처리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귀국에만 매우 기쁜 일일 뿐 아니라 동맹한 우방들도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하였다.
- 【원본】 26책 22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2책 195면
- 【분류】외교-영국(英) / 외교-독일[德]
德國總領事曾額德覆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函, 內開: "昨夜接誦密行來函, 此實出意外不測之事。 本大臣竝未奉有本國札諭, 但貴大臣請爲明言, 祇應將自己所有意見, 仰副盛敎, 非爲本國政府立說來示。 他國要占朝鮮地方, 敝邦義不當默視, 其言甚屬在理。 細閱英國大臣來文, 可想此次將巨文島暫行居守, 實以英與他國有失和之虞也。 夫此國占貴邦地, 以防彼國, 非但彼國, 卽同盟各與國自可聲明斟酌, 另爲設法辦理。 以本大臣愚見, 先應照知居守之國, 據義論辨說明。 不准, 亦可照明有和約之各國政府, 以免各國疑猜謂‘彼之占海島, 是貴邦所情願也。’ 若貴大臣備明文照知此事, 本大臣當卽稟明本國政府。 本大臣總望此事平允, 妥善辦了。 不僅貴邦欣甚, 亦同盟各與國所深願。
- 【원본】 26책 22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2책 195면
- 【분류】외교-영국(英) / 외교-독일[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