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군이 천진으로 행차하다
대원군(大院君)이 천진(天津)으로 행차(行次)하였다.
【오늘 오후에 대원군(大院君)이 정여창(丁汝昌), 마건충(馬建忠)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둔지미(屯地尾)의 청(淸) 나라 군영(軍營)에 가서 답례 방문을 하고 사의를 표한 다음 병선(兵船)을 타고 중국으로 떠났다. ○황제의 명을 받고 조선의 사변을 처리하는 마건충, 오장경(吳長慶), 정여창, 위윤선(魏綸先)의 효유문(曉諭文)의 대략에, ‘조선은 중국의 속국으로서 본래부터 예의를 지켜왔다. 근래 이래로 권신(權臣)들이 실권을 잡아 나라의 정사가 사가(私家)의 문에서 나오더니 마침내 올해 6월의 변고가 있게 되었다. 지난번 이 변고가 황제께 보고되자 황제께서는 장수들에게 명하여 군사를 파견하였다. 먼저 대원군을 중국에 들어오게 하여 일의 진상을 직접 물으시고, 한편으로 죄인들을 잡은 뒤에는 엄하게 징벌하되, 그 수괴는 처단하고 추종한 자는 석방하여 법을 정확히 준수하도록 하였다. 이제 북양(北洋) 수군을 통솔한 정(鄭) 제독이 잠시 대원군과 함께 바다를 건너서 황제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남의 혈육지간의 일에 대하여 은정을 온전하게 하고 의리를 밝히는 것은 우리 대황제께서 참작해서 알맞게 잘 처리하실 것이요, 너희 대원군에게는 반드시 대단한 추궁을 하지는 않으실 것이다. 그런데 행차가 갑자기 있었으므로 혹시 너희들 상하 신민(上下臣民)들이 이 뜻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의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원(元) 나라에서 고려의 충선왕(忠宣王)과 충혜왕(忠惠王)을 잡아간 전례와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황제의 높고 깊은 뜻을 저버리는 것이다. 이밖에 지난번 난을 일으킨 무리들이 혹시 다시 음모를 꾸민다면, 지금 대군이 바다와 육로로 일제히 진출한 것이 벌써 20개 영(營)이나 되니 너희들은 화와 복을 깊이 생각하고 일찌감치 해산할 것이며, 그릇된 악감을 고집하여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지 말라. 아! 대국과 너희 조선은 임금과 신하의 관계이므로 정의(情誼)가 한 집안과 같다. 본 제독은 황제의 명령을 받고 왔으니, 곧 황제의 지극히 어진 마음을 체득하는 것이 군중(軍中)의 규율이다. 이것을 믿을 것이다. 특별히 절절하게 타이른다.’라고 하였다.】
- 【원본】 23책 19권 44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6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외교-청(淸)
大院君行次天津。 【今日午後, 大院君回謝于丁、馬兩人所住屯地尾淸陣, 仍搭兵船入中國。 ○欽命辨理朝鮮事宜馬建忠、吳長慶、丁汝昌、魏綸先曉諭文略: "朝鮮, 爲中朝蕃服之邦, 素秉禮義。 比年以來, 權臣竊柄, 政出私門, 遂有今年六月之變。 頃者, 變告上間, 命將遣師。 先以國太公入朝, 親問事狀, 一俟罪人之得更伸天討之威, 殲渠釋從, 明率典訓。 今, 統領北洋水師丁軍門暫與國太公航海, 詣闕處。 人骨肉之間, 全恩明義, 我大皇帝, 自有權術, 不必於爾國太公有所深責。 但擧動倉卒, 恐爾上下臣民未諭斯意, 妄生疑懼, 以元代執高麗 忠宣王、忠惠爲例大負乎聖意之高深。 此外, 或前亂黨更造異謀, 目前大兵水陸齊進, 已有二十營, 爾深鑑禍福, 早自解散, 幸勿執迷怙惡, 自速誅夷。 嗚呼! 天朝與爾朝鮮臣主誼猶一家。 本軍門奉命而來, 卽體皇帝之至仁, 爲軍中之律令, 尙此信諒。 切切特諭"】
- 【원본】 23책 19권 44장 A면【국편영인본】 2책 56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외교-청(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