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목이 급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군자감 군사들 불만에 대하여 아뢰다
차대(次對)를 행하였다. 영의정(領議政) 홍순목(洪淳穆)이 아뢰기를,
"추수 후의 농사 형편을 물론 미리 예견할 수 없습니다만 대체로 기전(畿甸)은 틀림없이 흉년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하(都下) 백성들의 우환이 실로 심할 것입니다. 그런데 종전에는 이러한 때면 매달 양곡을 발매(發賣)하여 기근을 구제하였습니다만, 지금 선혜청(宣惠廳)에 무슨 저축된 곡식이 있습니까? 다만 전날 군자감(軍資監)에서 급료를 내줄 때의 일을 가지고 말하더라도, 도감(都監)의 군졸들이 받은 곡식이 섬이 차지 않는다면서 두 손으로 각각 1섬씩 들고 하는 말이 ‘13개월 동안 급료를 주지 않다가 지금 겨우 한 달분을 분급(分給)한 것이 바로 이와 같은가?’라고 하면서 해당 고지기를 구타하여 현재 생사를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이어 대청 위에 돌을 마구 던져 해당 낭관(郞官)이 도피하기까지 하였으니 이 어찌 작은 문제이겠습니까?"
하니, 하교하기를,
"13개월이나 급료를 내주지 못한 것도 이미 민망스러운 일인데 게다가 섬이 차지 않은 것은 또한 무슨 까닭인가?"
하니, 홍순목이 아뢰기를,
"도봉소(都捧所)에서 획송(劃送)하면 중간에서 축나는 일이 없을 수 없다고 합니다. 비록 그러하나 이는 크게 기율에 관계되는 일이므로 즉시 무위영 대장(武衛營大將)에게 말은 전하여 엄하게 조사한 다음 법률을 적용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 군사들의 가슴속에 억울함이 쌓인 데에 연유한 듯합니다.
신이 궁중(宮中)과 부중(府中)이 함께 일체(一體)라는 뜻으로 지난날에 진술을 올린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위소의 군사가 받는 것은 완전하고 훈련 도감의 군사가 받는 것은 이처럼 완전하지 않았으니, 어찌 천장을 쳐다보면서 한탄하는 일이 없겠습니까? 10년을 양성하여 하루 동안에 쓰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만약 그 사이에 후함과 박함의 차이가 없지 않아 평일에 원망이 쌓였다면 어찌 우려할 바가 없겠습니까?
근래에 전하께서 행차할 때마다 군사들에게 건호궤(乾犒饋)하라는 명이 있었으나 해영(該營)에서 돈이 모자라서 나누어주지 못하였으니, 이는 유명무실한 문서일 뿐 혜택이 아래에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이 먹여줄 것을 바라는 식량은 아홉 말의 쌀에 불과한데 이것조차도 일년이 지나도록 충분히 주지 않아서, 스스로 의식(衣食)을 마련하여 분주히 복역하면서도 감히 군령을 어기지 않았으니 오히려 기율이 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그렇다. 군졸들이 군령을 어기지 않는 것은 역시 가상한 일이다."
하였다. 홍순목이 이어서 수령(守令)을 신중히 선발하고 상납(上納)을 엄하게 감독하며 반의(班儀)를 신칙(申飭)할 것을 진주(陳奏)하고, 또 증 도승지(贈都承旨) 강항(姜沆)과 증 좌승지(贈左承旨) 권길(權吉)은 충절이 남달리 뛰어나니 모두 순차를 뛰어넘어 이조 판서(吏曹判書)로 추증하며, 한산 부원군(漢山府院君) 조영무(趙英茂)의 봉사손(奉祀孫)을 조용(調用)할 것을 청하니, 모두 윤허하였다.
- 【원본】 23책 19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1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군역(軍役) / 군사-병참(兵站)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
次對。 領議政洪淳穆曰: "秋成後年形, 固未可預料, 而大抵畿甸則必不免歉矣。 來頭都下民情, 憂虞實深。 而在前如此之時, 每月發賣救饑。 見今惠廳, 有何蓄穀乎? 第以日前軍監放料時事言之, 都監軍卒當受之穀, 謂以不完石, 以兩手各擧一石曰: ‘十三朔未放之料, 今纔以一朔條分給者, 乃如是乎?’ 仍敺打該庫直, 方在生死未分中。 仍又亂投石塊於廳上, 至有該郞之逃避, 此豈細故乎?" 敎曰: "十三朔未放料, 已是可悶, 而石之不完, 又何故也?" 淳穆曰: "自都捧所劃送, 則不能無中間欠縮云矣。 雖然此乃大關紀律, 故卽已送言於武衛大將, 以爲嚴査用律。 而蓋由軍心積有抑鬱矣。 臣以宮中府中俱爲一體, 向有所仰陳者。 而武衛之軍, 所受者完, 都監之軍, 所受者若是不完, 則豈可無向隅之歎乎? 養之十年, 用之一日則一也, 而若不無厚薄於其間, 平日蓄怨, 豈無可慮乎? 邇來動駕時, 每有乾犒饋之令, 而該營以其乏錢, 不得分給, 則是紙上空文, 惠不下究也。 渠輩所仰哺, 不過九斗米, 而此亦經年未霑, 自辦衣食, 奔走服役。 而不敢違令者, 足云尙有紀律矣。" 敎曰: "然矣。 軍卒之不敢違令, 亦可尙矣。" 淳穆仍以守令愼擇上納嚴督班儀申飭, 陳奏。 又請贈都承旨姜沆、贈左承旨權吉, 忠節卓異, 竝超贈吏判, 漢山府院君 趙英茂祀孫調用。 竝允之。
- 【원본】 23책 19권 3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51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군역(軍役) / 군사-병참(兵站) / 인사-선발(選拔)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