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원이 문서를 고쳐서 일본과 우호관계를 회복할 것을 아뢰다
선원전(璿源殿)에 나아가 다례(茶禮)를 행하였다. 다례(茶禮)가 끝나자 영의정(領議政) 이유원(李裕元)이 아뢰기를,
"방금 부산 훈도(釜山訓導) 현석운(玄昔運)의 보고를 보니, 그동안 왜관(倭館)의 관수(館守)인 일본인과 만나서 이야기하였는데 그가 세 가지 문제를 간청하였습니다. 그 한 가지는 우리가 먼저 서계(書啓)를 만들어 가지고 사신을 청해서 오게 해 달라는 문제였습니다. 몇 해 전에 서계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거론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사신을 청해서 오게 하는 문제는 인색하게 할 일은 아니지만 서계를 다시 고쳐 가지고 오겠다고 하였으니 서로 좋게 지내자는 뜻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후의(厚誼)를 잘 효유(曉諭)하여 수정하여 가지고 오도록 한 만큼, 만약 일이 순조롭게 되면 다시 이웃간의 관계를 좋게 가지게 될 것이며, 만약 따르기 어려운 말들이 있으면 다시 물리치더라도 안 될 것은 없을 듯합니다. 특별히 파견하는 역관(譯官)과 도해관(渡海官)에 대해서는 잠시 회답을 기다려보고 품처(稟處)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또 아뢰기를,
"몇 해 전의 서계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해명이 없어서 결국은 무슨 까닭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시 고쳐가지고 온다면 이로부터는 종전의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그렇겠다."
하였다. 이유원이 아뢰기를,
"개성 유수(開城留守) 한돈원(韓敦源)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수령(守令)은 부임한 이후에 성을 수리하는 일에 모든 성의를 다하였으며 백성들을 보전하는 책임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났으므로 부(府)의 백성들이 유임시켜 달라는 상소를 올렸는데, 여러 사람의 마음은 막기 어려우니 잉임시켜 끝까지 성과를 거두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니, 윤허하였다.
- 【원본】 15책 11권 72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72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외교-일본(日本) / 인사-임면(任免)
初九日。 詣璿源殿, 行茶禮訖。 領議政李裕元曰: "卽見釜山訓導玄昔運所告, 則‘間與館守日人接見, 有所說話, 而其懇請者, 有三件事, 其一, 自我先修書契, 聘使入送事也。’ 年前書契, 旣已不納, 則今不宜擧論。 聘使入送, 雖非靳施之事, 旣云書契, 更修以來, 則其相和之意, 於此可見矣。 曉諭我國之厚誼, 許令改修以來。 事若歸便, 則復講交隣之舊好。 如或有難從之辭語, 則更爲斥退, 恐未爲不可。 至於別遣譯官及渡海官, 姑待回報而稟處何如?" 允之。 又曰: "年前書契事, 尙無究竟, 未知果緣何故。 而今若改修以來, 則從此可復講舊, 好矣。" 敎曰: "然矣。" 裕元曰: "開城留守韓敦源, 瓜期不遠矣。 此守臣莅任以後, 殫誠於修繕之役, 著績於懷保之責, 府民抱狀請留。 衆心難遏, 以爲仍任, 俾有終始之效, 似好矣。" 允之。
- 【원본】 15책 11권 72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72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외교-일본(日本)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