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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10권, 고종 10년 8월 19일 을미 2번째기사 1873년 조선 개국(開國) 482년

좌의정 강로가 건청궁 공사 비용을 절약할 것을 청하다

시소(試所)에서 입시(入侍)하였을 때 좌의정(左議政) 강로(姜㳣)가 아뢰기를,

"재상(宰相) 강진규(姜晉奎)의 상소문에 대한 비답을 보고서야 비로소 건청궁(乾淸宮)을 짓고 있으며 대내(大內)에서 그 경비를 대고 유사(有司)에 맡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대로 합하(大老閤下)의 말씀을 듣고 나서 어진(御眞)을 봉안하는 곳으로서 칸수가 매우 적고 그 규모도 화려하지 않을 뿐더러 또한 공한지의 좋은 자리이므로 대로 합하께서 조치를 취하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렇기는 하나 신들은 모두 사체(事體)로 보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멀리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그 내막을 모르고 틀림없이 10년 간 토목공사를 하다가 또 이 공사를 벌리고 있으니 공사가 끝날 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이야기할 문제가 아닙니다. 전후하여 벌인 2, 3천 칸에 달하는 거대한 공사에 쓴 비용은 모두 백성들에게서 나왔습니다. 이때는 전날보다 곱절 더 절약을 하여야 할 시기이니,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깊은 관심을 가지시어 모든 재물의 소비에 대해서 절약하기에 더욱 힘쓰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진달한 의견이 매우 간절하니 마땅히 마음에 새겨두도록 하겠다. 그런데 이 궁을 건설하는 데 쓸 비용을 탁지부의 재정에서 쓰지 않고 단지 내탕전(內帑錢)만 쓴 것은 또한 나의 될수록 절약하자는 뜻에서였다."

하였다. 우의정(右議政) 한계원(韓啓源)이 아뢰기를,

"이 궁은 동궐(東闕)주합루(宙合樓)서향각(書香閣)을 모방한 것으로서 사체로 보아 그만둘 수 없는 일이지만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것을 알겠습니까?"

하니, 하교하기를,

"참으로 그렇다."

하였다.


  • 【원본】 14책 10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16면
  • 【분류】
    건설-건축(建築) / 재정-국용(國用) / 왕실-사급(賜給)

    試所入侍時, 左議政姜㳣曰: "伏見宰臣姜晉奎疏批下者, 始知有乾淸宮造成之事, 而自內經用, 不任有司。 且又承聆於大老閤下, 審知御眞所奉之所, 間架甚少, 制度不麗, 又是空閒吉地, 大老閤下所措辦者也。 雖然臣等皆知其事體之不得不然, 至於遠外之人, 不識其本末, 必謂十年土木之餘, 又有此役, 興作無時可已云矣。 此不可家喩而戶說者也。 前後數三千間鉅役用費, 皆出於民。 此時節愛, 宜倍於前日, 所望深留聖念, 凡於財用所費, 益懋節省焉。" 敎曰: "所陳懇摯, 當服膺。 而此宮營辦之費, 不以度支而只以內帑者, 亦予務從省略之意也。" 右議政韓啓源曰: "此宮, 倣東闕宙合樓 書香閣也。 事體之不可已者, 而遠人何以知此乎?" 敎曰: "誠然矣。"


    • 【원본】 14책 10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16면
    • 【분류】
      건설-건축(建築) / 재정-국용(國用) / 왕실-사급(賜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