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 감사 박규수가 이양선에 문정한 것을 보고하다
평안 감사(平安監司) 박규수(朴珪壽)가, ‘청천강(淸川江) 남쪽 수군방어사(水軍防禦使) 이기조(李基祖)의 보고에 「이달 23일 사시(巳時) 경에 문정(問情)하는 글 한 장을 써서 장대 끝에 높이 달아 그들의 배에서 가까운 언덕에 세웠더니, 종선 1척이 뒤따라 와서 가져갔습니다. 그들이 회답을 내걸었는데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어제 편지를 받고 모든 것을 다 알았습니다. 국적과 온 이유를 물었는데, 물은 데 대해 곧바로 대답하겠습니다. 우리는 본래 서방의 대미국(大美國)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50만 리나 멀리 떨어져 있는데, 우리 배는 광동(廣東)과 상해(上海)를 거쳐 연대(煙台)에 이르렀다가 3월 15일에 연대를 떠나 귀국에 와 닿았습니다. 무역을 하러 온 것이 아니고 선발해서 파견한다는 군주의 명령을 받고 왔습니다. 그것은 2년 전에 우리나라의 상선이 이 강의 어귀에서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특별히 문건을 갖추었으니 귀 지방 관리는 상부에 보고하여 문건이 차례차례 위로 전달되어 직접 귀국의 임금 앞에 닿도록 해 주기 바랍니다.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우의를 두텁게 하고자 하는 것이니 귀국의 임금은 여러 높은 사람들과 함께 잘 처리하여 두 나라가 길이 화목하게 지내게 하기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귀국 사람들에게 짐승과 음식물을 공평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해답을 올리면서 꼭 답서를 기다립니다. 회답을 준다면 바로 상류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하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이 배에서 벌써 이것을 미국 군주의 명령을 받은 독리(督理)가 군함 쉐난도〔選安多〕 【곰만다】 호의 해군 부장관에게 제기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원본은 단단히 봉하여 의정부(議政府)에 올려 보냈습니다. 이 서양배에서 보내온 글을 보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들의 배에서 총과 포가 서로 위협하여 아무리 마구 들어가기가 어렵다 하더라도 깃발을 달아서 문정한 것은 끝내 소홀한 일이니, 해당 방어사 이기조에게 경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들의 글에서 이른바 「문건을 갖추었으니 차례차례 위로 전달되게 해주기 바랍니다.」고 한 것은 따로 무슨 문건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또한 의심스럽습니다. 연달아 각읍(各邑)과 각진(各鎭)에서 방비하고 계엄(戒嚴)하고 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 【원본】 9책 5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85면
- 【분류】외교-미국(美) / 군사-군기(軍器) / 군사-통신(通信)
三十日。 平安監司朴珪壽以"淸南水軍防禦使李基祖所報內, ‘本月二十三日巳時量, 書出問情記一張, 高揭竿上, 立於彼船近岸處, 則從船一隻追到持去。 出掛回文內, 「昨接來札, 均已開悉。 原籍來由, 緣問直陳。 吾本西方大美國人。 去此五十萬里之遙, 船經廣東、上海至煙台矣。 三月十五日, 由煙台行駛至貴國焉。 非爲貿易而來, 欽奉君主簡派差來。 爲前二年, 本國之商船, 在此河口滅沒。 今特備妥文書, 願貴地方官報知以上者, 將文書層層上達, 直至貴國君主案前。 吾此來, 甚欲敦友愛之情誼, 且指望貴國君主與諸大人善爲辦理, 使兩國長久和睦。 再者, 願向貴國民人, 公平買取禽獸食用之物。 維此奉復, 專俟回音。 如有復文, 直可在上流等候。」 今早, 此船已將上提大美國欽命督理選安多 【곰만다】 大輪兵船水師副將官’云云。 原本則堅封, 上送于議政府。 而觀此洋船文字, 則情僞有難測度。 而彼船之銃砲相加, 雖難冒入, 揭旗問情, 終涉疏忽, 該防禦使李基祖, 不可無警。 而彼人文字中所謂‘備妥文書, 願層層上達’者, 未知別有何文字而亦爲疑晦。 連爲各邑、鎭備禦戒嚴"啓。
- 【원본】 9책 5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85면
- 【분류】외교-미국(美) / 군사-군기(軍器) / 군사-통신(通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