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남종삼과 같은 집안인 남이윤 등이 죄인을 잡아 벌하도록 상소를 올리다
부호군(副護軍) 남이윤(南履輪)과 호군(護軍) 남성교(南性敎), 우승지(右承旨) 남종순(南鍾順) 등이 올린 연명 상소(聯名上疏)의 대략에,
"신들은 대대로 나라의 녹봉(祿俸)을 받는 집안의 후손들로서 다행히 성군(聖君)의 시대를 만나 밝은 조정에서 관리로 등용되었으며 선비의 반열에서 주선(周旋)하였습니다. 정도(正道)를 부지하고 사문(斯文)을 지키며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 미워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같이 타고난 품성이고 떳떳한 의리이니 곧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오면서 보고 들어 없앨래야 없앨 수 없는 큰 의리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집안 사람 가운데서 남종삼(南鍾三)이라는 자가 나와 그의 고약한 기질은 외모에도 감추어지지 않았으며 음흉하고 간사한 태도는 본래 처신하는 데서 드러났으므로 상서롭지 못한 인물임을 알고 같은 일가들 안에서도 그와 마음이 통한 사람이 없었으며 그를 가까이 용납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근일에 와서 끝내 요망스러운 말로 선동하여 그 진상이 탄로나고 기꺼이 국법(國法)을 범하여 내막이 환히 드러나 귀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듣게 되었으니 이것이 도대체 무슨 변고입니까? 그도 역시 둥근 갓과 모난 신을 신고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인간입니다. 그런데 윤리 도덕을 파괴하고 허황하고 요망스러운 말에 물들어 스스로 오랑캐가 되고 짐승이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자를 어찌 잠깐 동안이라도 천지(天地) 간에 용서해줄 수 있겠습니까? 임금을 배반하는 신하와 아버지를 거역하는 아들이 예로부터 어찌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었겠습니까마는, 남종삼과 같이 지극히 음흉하고 고약하며 지극히 요사스럽고 지독한 자는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신들은 대대로 하늘처럼 끝없이 크나큰 은혜를 받아왔는데 지금 만고에 없었던 변고가 친족 간에 나온 것을 눈으로 보니 통분하고 두려우며 온몸이 떨리어 그와 함께 살고 싶지 않습니다. 대의(大義)로 친족을 멸하는 것은 오히려 천천히 규탄할 문제이고 기어코 처단하려는 마음은 남들보다 앞서는 것이 있어서 서로 이끌고 나와 이렇게 호소하는 바입니다. 바라건대 대비전에 아뢰어 빨리 왕부(王府)에서 남종삼을 잡아다가 국청(鞫廳)을 설치하고 실정을 캐낸 다음 시원스러이 전형(典刑)을 바로잡아 윤리를 어지럽히는 싹을 끊어버리고 떳떳한 윤리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하니, 비답(批答)하기를,
"이미 정승이 올린 차자(箚子)에 대하여 비답을 내렸다."
하였다.
- 【원본】 7책 3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6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정론-정론(政論) / 사상-서학(西學) / 윤리-강상(綱常) / 정론-간쟁(諫諍)
臣等以世祿之裔, 幸逢聖代, 立身於淸明之朝, 周旋于士子之列。 扶正道, 衛斯文, 善善惡惡, 均賦秉彝, 卽家傳聞見, 磨泐他不得之大義理也。 不幸族人中鍾三者出, 狠戾之氣, 莫掩外貌, 詭祕之態, 素蓄行己, 知其爲不吉不祥之物, 凡處宗黨之內, 未嘗通情, 不許包容者久矣。 畢竟近日, 煽動妖言, 蹤跡綻露。 甘犯邦憲, 情節昭著, 有耳皆聞, 此何變也? 渠亦圓冠方履, 吾東方含生之倫也。 蔑倫敗常誕妄妖邪之說, 身染口習, 甘自歸於夷狄禽獸之域, 是豈可晷刻容貸於覆載之間? 亂臣賊子, 從古何限? 而未有如鍾三之窮凶絶悖、至妖至慘者也。 臣等世被洪造, 與天無極, 目見千萬古所無之變, 出於族親之間, 痛惋駭愕, 寒栗遍體, 不欲與之俱生。 大義滅親, 猶屬緩聲, 必誅之心, 有先於人, 相率仰籲。 乞稟東朝, 亟令王府拿致鍾三, 設鞫得情, 快正典刑, 以絶亂萌, 以植彝倫。
批曰: "已有相箚之批矣。"
- 【원본】 7책 3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6면
- 【분류】사법-재판(裁判) / 정론-정론(政論) / 사상-서학(西學) / 윤리-강상(綱常) / 정론-간쟁(諫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