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왕을 모시고 입궐하다
사왕(嗣王)을 모시고 입궐(入闕)하였다. 【영의정(領議政) 김좌근(金左根), 행 도승지(行都承旨) 민치상(閔致庠), 기사관(記事官) 박해철(朴海哲)·김병익(金炳翊)이 대왕대비의 교서(敎書)를 받들어 채여(彩輿)에 싣고서 관현(觀峴)에 있는 흥선군(興宣君)의 집으로 갔다. 익성군(翼成君)이 대청에서 내려와 몸을 굽히고 지영(祗迎)한 다음 남쪽을 향해 섰다. 민치상이 앞으로 나아가서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대왕대비의 교서를 받들어 상 위에 놓았다. 익성군이 대청 위로 올라가 상 앞에 무릎을 꿇자, 민치상이 대왕대비의 교서를 읽어 아뢰었다. 익성군이 대청 아래로 내려와 사배례(四拜禮)를 행하고 이어서 상 앞으로 나아갔다. 민치상이 무릎을 꿇고 대왕대비의 교서를 전하였다. 익성군이 무릎을 꿇고 받들어 본 뒤에 도로 상 위에 올려놓자, 대신 이하가 물러섰다. 조금 있다가 익성군이 복건(幅巾)을 쓰고 청도포(靑道袍)에 백사대(白紗帶)와 흑피화(黑皮靴) 차림으로 가교(駕轎)를 타고 돈화문(敦化門) 밖에 나아가니 백관(百官)이 천담복(淺淡服) 차림으로 차례대로 섰다. 가교에서 내려 여(輿)를 타고 돈화문의 동쪽 협문을 거쳐서 백관이 배종(陪從)하여 인정문(仁政門) 밖에 이르렀다. 익성군이 여에서 내려 인정문의 동쪽 협문으로 걸어 들어갔다. 인정전 뜰에 나아가 의주(儀註)대로 숙배(肅拜)하였다. 이어 인정문을 걸어 나와 여를 탔다. 협양문(協陽門)에 이르러 여에서 내려 선화문(宣化門)으로 걸어 들어갔다. 희정당(熙政堂)의 앞뜰을 지나서 극유재(克綏齋)로 들어가 머리를 풀고 거애(擧哀)하였다. 내시(內侍)의 부축을 받아 내전(內殿)에 들어가 대왕대비전을 위로한 다음 왕대비전(王大妃殿)을 위로하고 그 다음은 중궁전(中宮殿)을 위로한 뒤 내시의 부축을 받아 자리로 나아갔다.】
- 【원본】 5책 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21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
奉嗣王, 入闕。 【領議政金左根、行都承旨閔致庠、記事官朴海哲·金炳翊, 奉慈敎, 盛于彩輿, 陪進至觀峴 興宣君私第。 翼成君下堂, 鞠躬祗迎, 南向立。 致庠進前, 問諱與年歲訖, 奉慈敎, 安於案上。 翼成君陞堂, 詣案前跪。 致庠讀奏慈敎訖, 翼成君下堂, 行四拜禮, 仍詣案前。 致庠跪, 傳慈敎, 翼成君跪奉覽後, 還置案上。 大臣以下退立, 少頃, 翼成君, 以幅巾、靑道袍、白紗帶、黑皮靴, 乘駕轎。 進詣敦化門外, 百官, 以淺淡服序立。 降轎乘輿, 由敦化東挾門, 百官陪從。 至仁政門外, 翼成君降輿, 步入仁政東挾門, 詣殿庭, 肅拜如儀。 仍步出仁政門, 乘輿。 至協陽門, 降輿, 步入宣化門。 由熙政堂前庭, 入克綏齋, 披髮擧哀訖, 內侍扶引入內。 奉慰大王大妃殿, 次慰王大妃殿, 次慰中宮殿後, 內侍扶引就次。】
- 【원본】 5책 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21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