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환한 열하사를 소견하고 중국의 사세를 묻다
회환(回還)한 열하사(熱河使)를 소견(召見)하고,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中國)의 사세(事勢)는 어떠한가?"
하니, 조휘림(趙徽林)이 말하기를,
"각성(各省)에 적비(賊匪)가 창궐(猖獗)하여 창졸간에 토멸하기는 어려우나, 총독(總督)에 적합한 사람을 얻어서 방어(防禦)가 심히 견고하여, 적(賊)도 또한 병졸을 거두어 자수(自守)하고 있는 형편이라 다시는 감히 침략(侵掠)하지 못할 것입니다. 양이(洋夷)는 별로 침요(侵擾)하는 사단(事端)이 없기 때문에 도성의 백성은 안도(安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별행(別行)에 격외(格外)의 은상(恩賞)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황제가 특별히 우례(優禮)하는 뜻을 보인 것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또 조사(朝士)가 전하는 바를 들으면 ‘이번 사행은 곧 열국(列國)에서는 없었던 것을 조선(朝鮮)에서만 유독 있었으니,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대(事大)하는 정성은 깊이 흠탄(欽歎)할 만하다. 참으로 예의(禮義)의 나라이다.’라고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 어렵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사대(事大)하는 도리에 있어 어찌 한 번쯤 문안(問安)하는 예(禮)가 없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13권 6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644면
- 【분류】외교(外交)
○丙子/召見回還熱河使, 上曰: "中原事勢何如?" 趙徽林曰: "各省賊匪猖獗猝難剿滅, 然總督得人防禦甚固, 賊亦歛兵自守更不敢侵掠。 洋夷則別無侵擾之端, 故都民安堵矣。 今番別行, 以格外恩賞之, 典觀之皇上特示優禮之意, 可揣。 而又聞朝士所傳, ‘則今行, 卽列國所無, 東國獨有之, 一心事大之誠, 深可欽歎。 眞是禮義之邦。’ 云矣。" 上曰: "當此艱危之時, 其在事大之道, 豈可無一番問安之禮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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