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원의 입진을 행하다
관물헌(觀物軒)에서 약원(藥院)의 입진(入診)을 행하였다. 도제조(都提調) 권돈인(權敦仁)이 말하기를,
"요즈음 입진한 의관(醫官)이 전하는 말을 들으니, 면부(面部)에 부기(浮氣)가 있다 합니다. 이제 우러러 보건대, 조금 부기가 있으니, 아랫사람의 심정이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소변은 어떠하시며, 일간의 제절은 또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대소변은 자못 잘 나온다마는, 다만 약간 부기가 있어서 아직은 쾌히 낫지 않았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소변의 양은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간밤에는 한 보시기가 흡족히 되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낮과 밤을 통계하면 몇 차례나 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초경(初更) 전부터 4, 5경까지 소변이 반 요강이 흡족히 되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소변이 잘 나온다면 약간 부기의 증후는 절로 점점 쾌히 가라앉게 될 것입니다. 침수(寢睡)와 수라(水剌)는 어떠하십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침수는 자못 편안하고 음식도 여느 때와 같다마는, 먹은 뒤에 배가 거북한 기가 조금 있다."
하였다. 권돈인이 말하기를,
"신(臣)이 입시(入侍)하지 못한 지 거의 한 달이 넘게 되었습니다. 신색(神色) 제절에는 별로 가감이 없으나 조금 나아 가시는 조짐이 있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부기가 조금 있으나 그 밖에는 전일보다 조금 나은 것이 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1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53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庚戌/行藥院入診于觀物軒。 都提調權敦仁曰: "近聞入診醫官所傳之言, 則面部上, 有浮候云矣。 今此仰瞻, 有微浮之候, 下情不勝憧憧, 大小便則何如? 日間諸節, 更若何?" 上曰: "大小便頗通利, 但有微浮之氣, 而姑未快勝矣。" 敦仁曰: "小溲多少何如乎?" 上曰: "去夜洽爲一甫兒矣。" 敦仁曰: "通計晝夜, 爲幾次乎?" 上曰: "自初更前, 至四五更, 小溲洽爲半溺缸矣。" 敦仁曰: "小溲如通利, 則微浮之候, 自當漸臻快降矣。 寢睡水剌之節何如?" 上曰: "寢睡頗穩, 而飮啖亦如常, 但食後, 微有脹意矣。" 敦仁曰: "臣未得入侍, 幾至踰月矣。 神色諸節, 別無加減, 而還有差勝之漸矣。" 上曰: "微有浮氣, 而其外則比前日少有差勝矣。"
- 【태백산사고본】 8책 1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537면
- 【분류】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