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섬 백성이 문답한 기록
외연도(外煙島) 섬 백성이 저들과 문답한 기록에 이르기를,
"저들이 묻기를, ‘귀도(貴島)의 이름은 무엇인가?’ 하므로, 답하기를, ‘외연도이다. 귀선(貴船)은 어느 나라의 어느 고을에 속해 있는가?’ 하니, ‘이 배는 대불랑서국(大佛朗西國)에 속한 전선(戰船)으로, 황제의 명으로 인도(印度) 각 지방과 중국에 온 3호(號) 가운데 대선(大船)이며, 위에는 원수(元帥)가 있다. 황제의 명으로 귀 고려국(高麗國)에 왔는데 알릴 일이 있다.’ 하였다. 답하기를, ‘인도 지방이라면 어찌하여 여기에 왔으며, 알릴 일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니, ‘인도 지방에 왔을 뿐이 아니라 또한 특별히 황제의 명으로 여기에 왔다.’ 하였다. 답하기를, ‘뱃사람은 얼마나 되며, 혹 병은 없는가?’ 하니, ‘모두 8백 70인이 있는데 자못 병은 없다.’ 하였다. 답하기를, ‘뱃사람이 어찌 그리 많은가?’ 하니, ‘사람 수가 많다 할 수 없다. 이는 전선이기 때문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어찌 전선이겠는가?’ 하니, ‘이는 대불랑서 황제의 배이므로 장사하러 오지 않았다. 장사하는 것이라면 그 나라 민가(民家)의 배이다.’ 하고, 또, ‘원수가 문서 한 봉(封)을 가졌는데 귀국의 보상(輔相)에게 보내는 것이다. 번거로워서 혹 잘못하여 보내지 않으면 뒷날에 가서 귀 고려에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문서는 무슨 문서인가?’ 하니, ‘문서에는 인신(印信)과 봉호(封號)가 있다. 귀 보상이 열어 보면 자연히 알 것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이 섬은 아득한 바다 가운데에 있고 관문(官門)은 멀리 천리나 떨어져 있으므로, 서로 통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니, ‘여기에서 관문까지는 또한 그리 멀지 않으므로 자연히 왕래가 있을 것이니 반드시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한 불편한 일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다시 상세히 물으러 왔더니, 말하기를, ‘너희들이 와서 묻는 것이 무슨 일인지 써 와서 보이기 바란다.’ 하자, 답하기를, ‘좌정한 뒤에 상세히 묻겠다.’ 하자, ‘네 분만을 청하니 1층에 내려가 앉기 바란다. 원수께서 여러 분이 무슨 상세히 물을 것이 있는지 묻는다.’ 하였다. 답하기를, ‘아까 준 문서는 아주 먼 해도(海島)이므로 보내기가 과연 매우 어려우니 어찌하겠는가?’ 하니, ‘원수가 말하기를, 「부탁한 문서는 즉각 보낼 것 없고 고려의 도성(都城)에서도 즉각 회답하는 글이 있어야 할 것 없다. 뒷날에 반드시 전선이 와서 글을 받고 사정을 완전히 할 것이니, 다만 한 번 기회가 있거든 곧 빨리 도성에 보내면 될 것이다.」 하였다.’ 하였다. 답하기를, ‘그렇다면 이 섬에 머무를 것인가, 귀국으로 돌아갈 것인가?’ 하니, ‘원수는 즉각 돌아갈 것이다. 내년에 다른 배가 글을 받을 것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글을 받고 사정을 완전히 한다는 것은 여기에 상세히 써서 보였는지 알 수 없다.’ 하니, ‘그 말은 명백하지 못하니 다시 쓰기 바란다.’ 하였다. 답하기를, ‘문서 가운데에 말한 것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하니, ‘원수는 5만 리 밖에서 여기에 왔다. 여러 분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다만 부탁한 문서를 귀국의 도성에 보내기를 바랄 뿐이다. 귀 보상이 회답하는 글은 전선이 받을 것이다. 나머지는 말할 것이 없다.’ 하였다. 답하기를, ‘회답하는 글은 전선이 와서 받는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원수가 이 곳에 오래 머무르면 반드시 너희들에게 누를 끼치게 될 것이므로, 이제 원수는 돌아가고 내년에 다른 전선이 여기에 와서 일을 끝낼 것이다. 원수는 먼저 들러서 문서를 넘겨 주는 일을 맡은 데에 지나지 않는다.’ 하였다. 답하기를, ‘내년에 다른 전선이 여기에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지금은 모른다. 내년에 귀 보상이 회답하는 글이 있고 나면 곧 알 것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이 섬은 땅이 험하고 물결이 높아서 오래 머무를 수 없는데, 언제 배를 띄우겠는가?’ 하니, ‘땅이 험하고 물결이 높은 것은 방해되지 않는다. 원수는 오늘 닻을 올리고 떠날 것이다.’ 하였다. 답하기를, ‘원수가 떠나면 귀선(貴船) 3척도 같이 돌아가는가?’ 하니, ‘그렇다.’ 하고 돛을 걸고 곧 떠났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13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515면
- 【분류】외교-구미(歐美)
○外烟島島民, 與彼人問答記以爲, "彼人問, ‘貴島名何也?’ 答曰, ‘外烟島。 貴船在何國何州耶?’ 曰, ‘此船係大佛朗西國戰船, 欽命到印度各地方與到中國的三號之中大船, 上有元帥大人。 欽命來貴高麗國有事, 知會的。’ 答曰, ‘印度地方則何以來此, 有事知會的何也?’ 曰, ‘不獨到印度地方, 且特欽命來此矣。’ 答曰, ‘船人幾何, 或無疾病耶?’ 曰, ‘共有八百七十人, 頗無疾病。’ 答曰, ‘船人何其多耶?’ 曰, ‘人數不爲多矣。 因是戰船故也。’ 答曰, ‘何其戰船耶?’ 曰, ‘爲是大佛郞西皇帝之船, 其不來作生意, 若作生意者, 乃其國民家之船。’ 又曰, ‘元帥有文書一封, 送貴國輔相的, 煩倘或失誤不送, 到日後貴高麗, 必有大禍。’ 答曰, ‘文書何文書耶?’ 曰, ‘文書, 有印信封號, 貴輔相開閱, 自然知道。’ 答曰: ‘此島杳茫海中, 官門遠隔千里, 相通極難矣。’ 曰, ‘自此距官門亦不甚遠, 此島自然必有往來, 須當送到。 不然亦有不便, 更爲詳問次來此矣。’ 曰, ‘儞們來問何事, 請寫來看。’ 答曰, ‘坐定然後詳問’, 曰 ‘單請四位下一層請坐, 元帥問列位有何詳問之處?’ 答曰, ‘俄間所給文書, 絶遠海島, 送到果然極難, 奈何?’ 曰, ‘元帥說 「所託文書」 不要卽刻送到, 高麗都城, 亦不要卽刻有回文。 日後必有戰船到來, 接文完全事情, 只要一有機會, 卽速送到都城可也。’ 答曰, ‘然則留此島耶? 還歸貴國耶?’ 曰, ‘元帥卽刻去歸矣。 來年有別戰船接文。’ 答曰, ‘接文完全事情, 未可知詳寫示焉。’ 曰, ‘此節, 未能明白, 請改寫。’ 答曰, ‘文書中所語, 有何意思耶?’ 曰 ‘元帥, 自五萬里而來此。 不要列位受勞勞累, 只要將所托文書, 送到貴國都城。 貴輔相之回文, 有戰船接, 無餘所當言也。’ 答曰, ‘回文有戰船來接者何也?’ 曰 ‘元帥, 若久住此處, 必須有累儞們, 玆今元帥去歸, 明年有別戰船來此完事。 所以元帥, 不過是先過知交到文書也。’ 答曰, ‘明年有別戰船來此何也?’ 曰 ‘如今不知。 明年貴輔相回文之後, 卽知之矣。’ 答曰, ‘此島地險波湧, 不可久留, 何日發船耶?’ 曰, ‘地險波湧, 不妨元帥。 卽今日起錨去矣。’ 答曰, ‘若元帥去則貴船三隻, 亦同歸耶?’ 曰, ‘然也’, 掛帆卽去矣。"
- 【태백산사고본】 7책 13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5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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