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국에서 도성 안의 무뢰배들의 만행과 처벌에 대해 계언하다
비국에서 계언하기를,
"지금 들으니, 도성 안의 무뢰배들이 떼를 지어서 이르기를, ‘쌀값이 뛰어오른 것은 오로지 저자의 장사치들이 조종한 때문이라’고 하면서 먼저 가겟집을 부수고 뒤이어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무릇 성 안에서 쌀가게를 차려 놓은 자는 거의가 그런 화를 입었으며, 심지어는 각 진영의 장교와 나졸들로서 금지시키고 단속하려 나간 사람들도 금단(禁斷)하지 못하였다고 하니, 광경(光景)이 위태롭고 두렵습니다. 이것은 실로 전에 없었던 변괴이며, 반드시 처음 주창하여 선동(煽動)한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일이 되어가는 형편으로는 갑자기 그 주범자와 종범자를 조사하여 등급을 나누어 율(律)을 시행할 수 없으니, 청컨대 우선 각영문(各營門)과 좌·우 포도청에서 장교와 나졸들을 많이 풀어서 잡는 대로 즉시 군문(軍門)에 넘기어 그날 안으로 목을 베어 매달아서 뭇사람들을 경계하게 하소서."
하니, 윤허하였다. 이어서 하교하기를,
"도성 안에서 전에 없었던 악습(惡習)이 있었음은 진실로 놀랍고 한심스러운 일이다. 만일 무뢰배들이 처음 일어났던 초기에 능히 금지하였더라면, 어찌 광경이 이처럼 위태롭고 두려운 지경에 이르렀겠는가? 염탐하여 포획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우니, 좌포도 대장·우포도 대장을 모두 견책하여 파면하는 법으로 시행하라. 비록 각영문(各營門)에 대하여 말하더라도 이것은 심상한 변괴가 아니니, 이와 같이 어물어물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여러 장신(將臣)들을 모두 종중 추고(從重推考)024) 하라."
하였다. 비국에서 또 아뢰기를,
"초기(草記)025) 에 대한 비지(批旨)로 인하여 각영문에서 도성의 저잣거리에서 난동을 부린 무리들을 붙잡아 한결같이 모두 해당 영문에 넘기어 목을 베어 매달아서 여러 사람들을 경계하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이러한 난민(亂民)들을 한결같이 모두 율(律)로써 적용하여도 애석할 것은 없으나, 별안간 잡아들이는 과정에서 그 중에는 부당하게 걸려드는 폐단이 없지 않을 것이니, 병조 판서는 세 영문의 장신들 및 좌·우 포도 대장과 더불어 금위영(禁衛營)에서 함께 개좌(開坐)하여 밤을 지새워 가면서라도 자세히 핵실하고 조사하여 율을 적용시키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8책 390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상업-시장(市場)
○己卯/備局啓言: "卽聞都下無賴之輩, 成群作黨, 謂以 ‘米價高踊, 專由於市人之操縱’, 先破廛屋, 仍爲放火。 凡城內之以穀爲廛者, 擧被其患, 甚至有各營校卒之禁飭出去者, 亦不能禁斷, 聽聞所及, 光景危怕。 此實無前之變怪, 亦必有始倡煽動之類。 而目下事勢, 猝無以査其首從, 分等施律, 請爲先令各營門左右捕廳, 多發校卒, 隨挐隨捉, 出付軍門, 當日內梟首警衆。" 允之。 仍敎曰: "輦轂之下, 有此無前之惡習, 誠爲驚惋。 而苟能禁戢於無賴輩始發之初, 則寧有光景之至此危怕乎? 詗捕之地, 難免其責左右捕將, 幷施譴罷之典。 雖以各營門言之, 此非尋常變怪, 則不宜若是伈泄。 諸將臣幷從重推考。" 備局又啓言: "卽因草記批旨, 自各營捉得都市作挐之類, 一倂出付該營, 梟首警衆。" 敎曰: "如許亂民之一幷用律, 固無足惜, 而倉卒捕捉之際, 不無其中橫罹之患, 兵判與三營門將臣左右捕將, 合坐於禁衛營, 連夜盤覈, 査出用律。"
- 【태백산사고본】 33책 33권 3장 B면【국편영인본】 48책 390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상업-시장(市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