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부의 성 안팎에 괴질이 유행한다고 평안 감사 김이교가 아뢰다
평안 감사 김이교(金履喬)가 아뢰기를,
"평양부(平壤府)의 성 안팎에 지난달 그믐 사이에 갑자기 괴질(怪疾)이 유행하여 토사(吐瀉)와 관격(關格)을 앓아 잠깐 사이에 사망한 사람이 10일 동안에 자그마치 1천여 명이나 되었습니다. 의약도 소용없고 구제할 방법도 없으니, 목전의 광경이 매우 참담합니다. 항간(巷間)의 물정(物情)이 기도를 하였으면 하는데 기도도 일리가 없지 않으니, 민심을 위로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비록 지금 크고 작은 제사를 모두 중지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제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먼저 본부 서윤 김병문(金炳文)으로 하여금 성내(城內)의 주산(主山)에 정성껏 기도를 올리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돌림병이 그칠 기미가 없고 점차로 확산될 염려가 있어 점차 외방의 각 마을과 인접한 여러 고을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이 또 친히 경내의 영험이 있는 곳에 기도를 올리려고 합니다.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으로서 아파도 치료를 하지 못하는 사람과, 이미 사망했는데도 장례를 치르지 못한 사람은 별도로 구호하고 사정을 참작하여 도와 주고 있습니다. 그 사망자의 숫자와 돌림병의 상황은 앞으로 잇달아 아뢸 생각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4책 24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191면
- 【분류】보건(保健)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庚寅/平安監司金履喬啓言: "平壤府城內外, 自去月晦間, 忽有輪行怪疾, 吐瀉關格, 頃刻殞斃, 旬日之內, 多至千餘。 而醫藥所不及, 救止無其術, 目下景色, 萬萬驚慘。 閭里物情, 惟願祈禳, 祈禳不無其理, 民心亦宜慰答。 雖當大小祀竝停之時, 此與行祀有異, 故先使本府庶尹金炳文, 虔誠祈禳于城內主鎭山矣。 尙無寢息之意, 轉有滋蔓之慮, 漸及於外村各里隣境諸邑。 故臣又將躬禱於境內靈異處。 貧殘無依者之方痛, 而不能調治者, 已死而未及掩埋者, 另加存恤, 參量助給。 死亡數爻, 寢息形止, 鱗次登聞計料。"
- 【태백산사고본】 24책 24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191면
- 【분류】보건(保健)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