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사에서 역적 이인의 아들에 대한 전형을 합계하다
삼사에서 【사간 남혜관(南惠寬), 장령 이유수(李儒修), 부교리 김기은(金箕殷)이다.】 합계(合啓)하기를,
"아! 통분합니다. 역적 이인(李䄄)의 아들이 해동(海東)의 신하이지만 한 하늘 밑에서 같이 살 수 없는 자입니다. 역적 인을 사형시킨 후에 여러 아들을 노륙(孥戮)하는 법을 본디 일각이라도 늦추어서는 안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가까운 섬에 살아 있으니, 이미 실형(失刑)함이 크며, 이번 역옥(逆獄)에 미쳐서도 범죄의 확증이 다 드러났습니다. 요적(妖賊) 이진채(李振采)가 치밀하게 온양(醞釀)하여 기세가 거의 하늘에 닿을 듯하였는데, 역적 박종일(朴鍾一)이 경영하고 배포(排布)하여 화가 장차 요원(燎原)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역적은 박종일과 이진채를 기화(奇貨)로 삼고, 박종일과 이진채가 이 역적을 위해서 효시(嚆矢)가 된 것이 명약 관화합니다. 박종일과 이진채에게 두 글자 흉언(凶言)으로 단안(斷案)하여 이미 극률(極律)을 시행했으니, 이 역적도 분명 두 글자의 지목을 받아야 하는데도 도리어 천지 사이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하였으니, 천하에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또 더군다나 팔의(八議)193) 가 비록 중하다고는 하더라도 법은 더없이 중합니다. 반란의 근본이 뽑히지 않으면 무성하게 번지는 것을 다스리기 어렵게 될 것이니, 또 어떤 재앙의 기틀이 모르는 가운데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생각이 이에 미치니 어찌 두렵고 한심하지 않겠습니까? 청컨대 역적 인의 첫째 아들에게 전형(典刑)을 쾌히 시행해서 반란의 근본을 끊으소서."
하였으나, 비답을 내려 윤허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16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32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변란-민란(民亂)
- [註 193]팔의(八議) : 중국에서 형벌을 감면하던 여덟 가지 재판상의 조건. 의친(議親)은 왕실의 친척, 의고(議故)는 왕실과 고구(故舊) 관계로 여러 해 특별한 은덕을 입은 사람, 의공(議功)은 국가에 공훈을 세운 사람, 의현(議賢)은 덕행이 있는 현인, 의능(議能)은 재능이 우월하여 왕업(王業)을 보좌하고 인륜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 의근(議勤)은 문·무관으로 각근(恪勤)하게 봉직하거나 사신으로 나가 노력하여서 봉공(奉公)하여 공로가 현저한 사람, 의귀(議貴)는 관직이 1품인 자, 문·무관 3품 이상인 자, 산관(散官) 2품 이상인 자, 의빈(議賓)은 절대 국왕의 자손으로서 선대의 제사를 맡아 국빈(國賓)이 된 자임.
○戊申/三司 【司諫南惠寬, 掌令李儒修, 副校理金箕殷。】 合啓:
噫嘻痛矣。 逆䄄之子, 海東臣子, 不可與共戴一天者也。 逆䄄致辟之後, 諸子孥戮之典, 固當不容一刻少緩, 尙今假息於近島, 已是失刑之大, 而及至今番逆獄, 眞贓畢露。 妖振之綢繆醞釀, 勢幾至於滔天, 賊鍾之經營排布, 禍將及於燎原。 此賊之爲鍾、振奇貨, 鍾、振之爲此賊嚆矢, 明若觀火。 鍾ㆍ振以二字凶言之斷案, 旣施極律, 則此賊明受二字之目, 而乃反戴頭遊魂於覆載之間者, 天下寧有是耶? 又況八議雖重, 三尺莫嚴。 亂本未援, 滋蔓難圖, 又不知何樣禍機, 伏在冥冥之中。 思之及此, 寧不懍然而寒心哉? 請逆䄄第一子, 快正典刑, 以絶亂本焉。
批不允。
- 【태백산사고본】 16책 16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48책 32면
- 【분류】사법-행형(行刑) / 변란-민란(民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