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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실록 7권, 순조 5년 4월 10일 계해 3번째기사 1805년 청 가경(嘉慶) 10년

경상 감사 김희순이 사창의 폐단에 대한 상소를 올리다

경상 감사 김희순(金羲淳)이 상소하기를,

"사창(社倉)이 한 일에 대해 대료(大僚)116) 가 연석(筵席)에서 건백(建白)하여 제도(諸道)에 행회(行會)했는데 대개 이는 선현(先賢)의 좋은 법을 모방하여 백성들의 고통을 구제하려는 것이니, 의도가 매우 훌륭합니다. 따라서 누구가 불가하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구구하게 지나칠 정도로 헤아려 걱정하는 마음에 끝내 석연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대개 이 법은 사창이라는 이름은 있지만 관창(官倉)과 다를 것이 없어서 관리가 관장하며 모곡(耗穀)을 취하고 있으니, 곧 이는 고법(古法)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하여 특별히 한 고장의 군자(君子)에게 주관하게 하였습니다만 그 사람이 참으로 군자라면 무슨 폐단인들 제거하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군자는 별사람이 아니라 곧 하나의 향감(鄕監)인데 염산(斂散)이 그의 손에 달려 있고 관(官)에서 아무런 관섭(管攝)도 하지 않는다면 말류(末流)의 폐단이 도리어 관창(官倉)보다 더하게 될 것이니, 그것이 오래 되어도 걱정이 없는 것에 대해 신은 감히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시험삼아 현재 일을 가지고 논하여 보겠습니다. 이 영(令)이 내렸다는 것을 듣고서부터 이른바 각 고을의 대민(大民)이라는 자들이 어지럽게 다투어 일어나 자신의 의사대로 흥작(興作)하면서 전혀 관장(官長)에게 보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재물을 걷고 나무를 베느라고 소민(小民)들을 다그쳐대기 때문에 여리(閭里)가 소란스럽습니다만, 관장이 조금만 억제를 가하면 이에 도리어 기탄없이 성을 내면서 조령(朝令)을 구실로 삼아 패려스러운 행동을 멋대로 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도 오히려 이러한데 곡식을 관장하게 됨에 이르러서 한결같이 약속을 잘 준행하리라는 것은 신으로서는 믿을 수 없습니다. 이미 설치된 창고에 대해 다시 폐단을 고치는 정사를 시행하는 것도 그에 대한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강 편안함을 누리는 민정(民情)에 대해 한번 소란을 일어나게 하는 것도 사의에 맞는 일이 아닌데, 더구나 조가(朝家)의 본의(本意)는 시험해 보게 하는 것뿐이요 기필코 억지로 행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미 마침내 폐단을 받게 될 것을 헤아렸다면 또 어찌 만들고 나서 그만두게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신이 도내(道內)에서 상당히 먼 고을로서 적곡(糴穀)을 수송하기가 가장 어려운 한두 군데에다 편의에 따라 시험해 보게 하였습니다만 나머지 고을도 감히 똑같이 허락하여 그 폐단을 불어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사정(事情)을 갖추어 묘당(廟堂)에 신보(申報)합니다만, 이는 민읍(民邑)의 큰 정사이고 또한 조정의 공공(公共)의 의논입니다. 신의 말이 비록 망령되기는 하나 걱정은 매우 간절합니다. 성명(聖明)께서 깊이 유념하여 살펴 재결하시어 묘당에 분부하여 다시 상의하여 헤아리게 한 다음 속히 처분을 내리심으로써 백성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상소의 내용에 대해 묘당으로 하여금 품처(稟處)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505면
  • 【분류】
    재정-창고(倉庫)

慶尙監司金羲淳疏曰:

社倉一事, 大僚筵白, 行會諸道, 蓋所以倣先賢之良法, 捄生民之苦瘼, 意甚盛也。 夫誰曰不可? 然區區過計之慮, 終有所不能釋然者。 蓋是法也, 有社倉之名, 而與官倉無異, 吏以掌之, 耗以取之, 則已便非古也。 而特以一鄕之君子主之, 苟其爲君子也, 何弊之不祛? 而君子非別人, 卽一鄕監, 而斂散在手, 管攝非官, 則末流之弊, 反有滋於官倉, 其能久而無患, 臣未敢謂必然。 而試以目下事言之。 自聞是令, 列邑之所謂大民, 紛然競起, 自意興作, 了不使官長聞之。 斂財斫木, 驅迫小民, 閭里爲之騷然, 官長稍加裁抑, 則乃反悍然無憚, 藉口朝令, 恣行悖擧。 其初也尙猶如此, 及其掌穀, 能一遵約束, 臣未之信也。 就其已設之倉, 加以蘇革之政, 恐不無其道。 而使此粗安之民情, 一番撓攘, 非事之宜, 伏況朝家本意, 使之試可則已, 許其不必强爲也。 旣料其終當受弊, 則又何必作而後乃已乎? 臣於道內, 就距邑稍遠輸糴最難一、二處, 第使從便試之, 而餘不敢一例便許, 以滋其弊。 具此事情, 申報廟堂, 而此民邑之大政也, 亦朝廷公共之議也。 臣言雖妄, 其憂則甚切。 欲望聖明, 深垂財察, 分付廟堂, 更加商度, 速賜處分, 俾民志得以底定。

批曰: "疏辭, 令廟堂稟處。"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5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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