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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실록 4권, 순조 2년 9월 6일 갑술 5번째기사 1802년 청 가경(嘉慶) 7년

왕비의 아버지 김조순을 영안 부원군으로 봉하다

왕비의 아버지 김조순(金祖淳)을 영돈녕부사로 삼아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에 봉하고, 왕비의 어머니 심씨(沈氏)청양 부부인(靑陽府夫人)에 봉하였다. 부원군을 입시하라 명하여 대왕 대비가 하교하기를,

"오늘은 날씨가 청명한데 대혼(大婚)이 완전히 결정되었으니 종사의 억만 년 한없는 경사가 지금부터 시작될 것이다. 천만(千萬) 경사스럽고 다행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하니, 김조순이 말하기를,

"국가의 억만 년 한없는 경사가 비로소 여기에서 기초가 되지만 미천한 신의 사사로운 분수에 있어서는 오직 두려운 마음이 있을 뿐이므로 우러러 아뢸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또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하교하기를,

"오르고 내리시는 혼령이 좌우에 계신 것 같고 기뻐하시는 표정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 같다. 비록 경사스럽고 다행한 가운데에서도 경신년124) 의 재간택(再揀擇) 때 선조(先朝)의 기뻐히시던 일을 돌이켜 생각하니 내 감회를 스스로 진정시킬 수가 없다."

하고 이어서 오열하기를 한참 동안 하였다. 김조순이 감정을 억누르고 대답하기를,

"경신년에 초간택(初揀擇)한 뒤에 선대왕께서 특별히 소신에게 어찰(御札)을 내려 전궁(殿宮)께서 기뻐하는 내용을 낱낱이 하유하셨습니다. 이어서 더욱 더 자중해야 할 것으로써 신에게 면계하였습니다. 신이 오늘 경사스러운 날을 당하여 충정(衷情)을 억누르는 바이오며 모두 다 진달할 수가 없습니다."

하였다. 대왕 대비가 하교하기를,

"중궁전의 덕용(德容)이 숙성한 것은 일찍이 보아서 아는 바이지만 3년의 사이에 더욱 성취됨이 있어 몸가짐이 마땅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것이 어찌 종사의 한없는 복록이 아니겠는가?"

하니, 김조순이 말하기를,

"의용(儀容)의 엄연함은 진실로 자교(慈敎)와 같사오나 이후부터 덕기(德器)를 성취하는 방도는 또한 오직 자성 전하에게 달려 있을 뿐입니다. 사랑으로 가르치시어 천만 세의 한없는 경사의 기초를 닦도록 하소서. 이것이 보잘것없는 신의 축원하는 희망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3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438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인사(人事)

○王妃父金祖淳爲領敦寧府事, 封永安府院君。 王妃母沈氏靑陽府夫人, 命府院君入侍, 大王大妃敎曰: "今日日氣淸明, 大婚完定, 宗社億萬年無疆之休。 自今伊始。 不勝萬萬慶幸矣。" 祖淳曰: "國家億萬年無疆之慶, 始基於此, 而在賤臣私分, 惟有懍惕而已, 不知所以仰達矣。" 又掩抑下敎曰: "陟降之靈, 如在左右, 悅豫之情, 若將見焉。 雖於慶幸之中, 追念庚申年再揀擇時, 先朝嘉悅之事, 予懷不能自定。" 仍嗚咽良久。 祖淳掩抑對曰: "庚申年初揀擇後, 先大王特下御札於小臣, 備諭殿宮嘉悅之敎。 仍勉戒臣以益加自重。 臣當此慶日, 衷情掩抑, 有不能盡達矣。" 大王大妃敎曰: "中宮殿德容夙成, 曾所見知, 而三年之間, 益有成就, 周旋莫不適宜, 此豈非宗社無疆之福祿乎?" 祖淳曰: "儀容儼然, 誠如慈敎, 而自此成就德器之方, 亦惟在於慈聖殿下。 愛護而敎誨之, 以基萬萬世無疆之慶。 是臣區區顒祝之望也。"


  • 【태백산사고본】 4책 4권 3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438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인사(人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