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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실록 3권, 순조 1년 5월 22일 정유 7번째기사 1801년 청 가경(嘉慶) 6년

포도청에서 사학 죄인의 결안을 올리다

포도청에서 사학 죄인(邪學罪人)을 형조(刑曹)에 옮기고 결안(結案)을 바쳤는데,

"죄인 강성(姜姓)의 노파 완숙(完淑)은 사서(邪書)를 배워서 오염되고 고혹되어 지아비 홍지영(洪志榮)에게 내쫓겼으나, 그칠 줄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들 홍필주(洪弼周)를 데리고 서울에 와서 머물면서 주문모(周文謨)를 높이 받들어 갈륭파(葛隆巴)라는 호를 받았으며, 6년 동안이나 숨겨 두어서 추행(醜行)이 낭자하였으나, 그 도(道)는 본래 이와 같다는 이유 때문에 더러운 줄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황사영(黃嗣永)이 망명했을 때에는 그를 위해 주선하여 숨겨 준 다음 그로 하여금 몸을 숨겨 피하게 하고 스스로 사학의 괴수를 삼았으며, 남녀가 뒤섞여 밤낮으로 외며 학습하였습니다. 따라서 가는 곳마다 속여서 그릇된 방면으로 인도하여 한 세상을 미혹되게 하였습니다. 죄인 최인철(崔仁喆)은 사학을 정도(正道)로 여겨 신주(神主)를 태우고 제사를 폐지하기에 이르렀으며, 주가(周哥)를 높이 받들어 도당을 체결하고, 형륙(刑戮)을 달갑게 여겨 죽음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죄인 김현우(金顯禹)는 사학에 차츰 빠져들어 주가 놈을 맞이해 놓고 흉상(凶像)을 걸고서 설법(設法)하고 예배를 보고, 요서(妖書)를 외면서 남녀가 뒤섞여 거처하였습니다. 죄인 고광성(高光晟)은 사서에 고혹되어 밤낮으로 외어 학습하며 신주를 땅에 묻고 제사를 철폐하였으니, 죄가 강상(綱常)에 관계됩니다. 죄인 이국승(李國昇)주가 놈을 신부(神父)로 섬기며 집안의 제사에 참여하지 않았으니, 10년 동안 고혹된 마음은 도거(刀鋸)에도 고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죄인 김녀 연이(連伊)는 중간에서 사학을 매개(媒介)하는 노파로서, 각처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평민을 유혹해 그릇되게 하였고, 강파(姜婆)와 서로 체결하여 주가 놈에게 세례를 받았으며, 망명한 황사영을 집안에 숨겨 두어 마침내 도피하도록 하였습니다. 죄인 강녀(姜女) 경복(景福)은 폐궁(廢宮)의 나인(內人)으로 강파의 집에 왕래하면서 주문모에게서 호를 받았는데, 선아(仙娥)라고 일컬었습니다. 죄인 한녀(韓女) 신애(新愛)는 몸이 사학에 빠진 지 이미 여러해가 되어 강파를 추종하면서 주가 놈에게서 세례를 받았고, 요서(妖書)·요화(妖畵)를 집안에 숨겨 묻어 두었습니다. 죄인 이현(李鉉)은 본래 희영(喜英)의 조카로서, 강파의 아들이 그의 동서(同婿)가 되는데, 사학에 차츰 빠져들어 그 악행(惡行)을 함께 이루었습니다. 죄인 홍정호(洪正浩)강파의 집에 왕래하면서 설법(設法)의 모임에서 사학을 강하였으며, 많은 요서(妖書)와 흉서(凶書)를 정원 안에 숨겨 묻어 두었다가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죄인 윤녀(尹女) 점혜(占惠)는 본래 양반의 서얼 처녀로서, 과부라고 거짓 일컬어 강파에게 종적을 의탁하고, 주가 놈의 손에 세례를 받았는데, 아가대(亞佳大)라는 호를 지었습니다. 죄인 여인 영인(榮仁)은 본래 물러난 궁인(宮人)으로서, 완숙과 체결하여 주가 놈에게서 세례를 받았는데, 비비아라(非非阿羅)라는 호를 지었습니다. 죄인 여인 순매(順每)는 동녀(童女)로서, 허성(許姓)의 처라고 거짓 일컫고는 남매가 사교(邪敎)에 함께 고혹되어 주가 놈에게서 세례를 받았는데, 발발아(發發娥)라고 호를 지었습니다."

하였으므로, 모두 정법(正法)하게 하고, 고광성·이국승·윤점혜·순매는 원적(原籍)의 관아로 압송하여 정법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394면
  • 【분류】
    사법(司法) / 풍속-예속(禮俗) / 사상(思想)

○捕廳邪學罪人移刑曹捧結案, 罪人姜婆完淑, 學得邪書, 染汚蠱惑, 見逐於乃夫洪志榮, 亦不知戢。 率子弼周, 來留京洛, 崇奉周文謨, 受號以葛隆巴, 六年匿置, 醜行狼藉, 以其道本如此之故, 不知爲穢。 黃嗣永之逃命也, 爲之周旋隱匿, 使其藏身避躱, 自作邪魁, 男女雜遝, 日夜誦習, 到處詿誤, 誑惑一世。 罪人崔仁喆, 以邪學爲正道, 至於焚神主廢祭祀, 崇奉周哥, 締結徒黨, 甘心刑戮, 至死不變。 罪人金顯禹, 浸溺邪學, 邀致漢, 掛凶像而設法瞻禮, 誦妖書而男女混處。 罪人高光晟, 蠱惑邪書, 晝夜誦習, 埋主廢祭, 罪關綱常。 罪人李國昇, 事漢以神父, 不參家祭, 十年蠱惑之心, 謂難革於刀鋸。 罪人金女連伊, 渠以邪學中媒婆, 周流各處, 誘誤平民, 締結姜婆, 受洗於周漢, 亡命之黃嗣永, 匿置家中, 竟致逃躱。 罪人景福, 以廢宮內人, 往來婆之家, 受號於周文謨, 稱以仙娥。 罪人韓女新愛, 身陷邪學, 已多年所, 追遊婆, 受洗於漢, 妖書、妖畫, 匿埋家中。 罪人李鉉, 本以喜英之侄, 姜婆之子, 爲其友壻, 浸溺邪學, 同濟其惡。 罪人洪正浩, 往來於婆之家, 講邪於設法之會, 許多妖凶之書, 匿埋園中, 至於見捉。 罪人占惠, 本以班孽處女, 假稱寡女, 托跡婆, 受洗於漢之手, 以亞佳大作號。 罪人女人榮仁, 本以退出宮人, 締結完淑, 受洗周漢, 以非非阿羅作號。 罪人女人順每, 以童女, 詐稱姓之妻, 男妹同惑邪敎, 受洗漢, 以發發娥作號。 竝正法。 光晟國昇占惠順每, 押送原籍官, 正法。


  • 【태백산사고본】 3책 3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394면
  • 【분류】
    사법(司法) / 풍속-예속(禮俗) / 사상(思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