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정조실록54권, 정조 24년 6월 15일 병인 1번째기사 1800년 청 가경(嘉慶) 5년

약원의 제신을 불러 접견하고 행인고를 지어 올리라고 명하다

약원(藥院)의 제신을 불러 접견하였다. 도제조 이시수(李時秀)가 아뢰기를,

"의관의 말을 들으니 머리와 등쪽에 또 종기 비슷한 증세가 있다 하므로 애타는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머리 부분은 대단치 않으나 등쪽은 지금 고름이 잡히려 하고 게다가 열기가 올라와 후끈후끈하다."

하자, 시수가 아뢰기를,

"성상의 몸은 순전히 더위의 증세이므로 양제(凉劑)를 쓰지 않을 수 없으나 소요산(逍遙散)이나 백호탕(白虎湯)은 다 지나치게 찬 염려가 있으니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것이 맞는 약이므로 어쩔 수 없이 계속 쓰고 있다. 병을 조리하는 중이라도 잠자기 전에는 망건을 벗은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머리를 묶어 싼 채로 접견하고 있지만 함께 상대하기가 매우 힘들다."

하였다. 의관 백성일(白成一)정윤교(鄭允僑)에게 진찰해 보도록 명한 뒤에 상이 이르기를,

"등쪽은 무슨 약을 붙이는 것이 좋겠는가?"

하니, 성일이 아뢰기를,

"행인고(杏仁膏)에 대황(大黃)과 천화분(天花粉)을 더 넣어 붙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약 힘이 너무 약할 듯하다."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이것도 독을 녹일 수 있으며 너무 독한 약은 섣불리 거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근은 없는가?"

하니, 성일이 아뢰기를,

"거의 다 고름이 잡혔고 근은 없습니다. 가슴의 화기가 내려가면 이 증세도 저절로 쉽게 나을 것입니다."

하였다. 행인고를 지어 올리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4책 54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282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

    ○丙寅/召見藥院諸臣。 都提調李時秀曰: "聞醫官言, 則頭部背部, 又有似癤之症, 下情萬萬焦悶矣。" 上曰: "頭部不大段, 而背部則方欲成膿, 且有上氣薰熱之症矣。" 時秀曰: "聖候全是暑症, 雖不得不進涼劑, 而逍遙散白虎湯, 皆有過涼之慮, 下情不勝悶迫矣。" 上曰: "此是當劑, 故不得不連進矣。 雖在調攝之中, 就寢前未嘗脫網巾, 故今亦裝束召接, 而酬應則甚難矣。" 命醫官白成一鄭允僑診察。 上曰: "背部當傅何劑乎?" 成一曰: "杏仁膏, 加入大黃天花粉傅貼, 似好矣。" 上曰: "藥力似太弱矣。" 允僑曰: "此亦可消毒, 而太峻之劑, 亦難遽議矣。" 上曰: "根則無之乎?" 成一曰: "幾盡成膿, 而根則無之。 膈火若降, 則此症亦自快復矣。" 命製入杏仁膏。


    • 【태백산사고본】 54책 54권 55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282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