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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54권, 정조 24년 6월 14일 을축 1번째기사 1800년 청 가경(嘉慶) 5년

내의원 제조 서용보를 편전으로 불러 진찰을 받다

상이 이달 초열흘 전부터 종기가 나 붙이는 약을 계속 올렸으나 여러 날이 지나도 효과가 없으므로 내의원 제조 서용보(徐龍輔)를 편전으로 불러 접견하였다. 용보가 안부를 묻자, 상이 이르기를,

"밤이 되면 잠을 전혀 깊이 자지 못하는데 일전에 약을 붙인 자리가 지금 이미 고름이 떠졌다."

하였다. 의관 백성일(白成一)·정윤교(鄭允僑) 등을 불러들여 약을 붙였던 자리를 진찰하도록 명하고, 분부하기를,

"어제에 비해 좀 어떤가?"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독기는 어제보다 한층 더 줄어들었습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무슨 약을 붙여야겠는가?"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근(根)은 없지만 고름이 아직 다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지고(荔枝膏)가 고름을 빨아내는 데는 가장 좋습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터진 곳이 작으니 다시 침으로 찢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이미 고름이 터졌으므로 다시 침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등쪽에 또 종기 비슷한 것이 났는데 지금 거의 수십 일이 되었다. 그리고 옷이 닿는 곳이므로 삼독[麻毒]이 상당히 있을 것이다."

하였다. 이어 윤교 등에게 진찰해 보도록 명하고 분부하기를,

"무슨 약을 붙이는 것이 좋겠으며 위치는 그리 위험한 곳이 아닌가?"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위치는 위험한 데가 아니고 독도 없습니다만, 근이 들어 있으니 고름이 생길 것 같습니다."

하고, 성일은 아뢰기를,

"웅담고(熊膽膏)를 붙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웅담고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하니, 윤교가 아뢰기를,

"수도황(水桃黃)은 독을 녹이는 약입니다."

하고, 상이 이르기를,

"두통이 많이 있을 때 등쪽에서도 열기가 많이 올라오니 이는 다 가슴의 화기 때문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4책 54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47책 281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

    ○乙丑/上, 自是月旬前, 有癤候, 連進傅貼之劑, 久未奏效, 召見內醫院提調徐龍輔于便殿。 龍輔問候, 上曰: "夜來寢睡, 全未穩着, 而日前傅藥處, 今旣膿潰矣。" 命招入醫官白成一鄭允僑等, 診察傅藥處, 敎曰: "與昨日何如?" 允僑曰: "毒氣比昨尤減矣。" 上曰: "當傅何藥?" 允僑曰: "根則無之, 而膿汁尙未盡出。 荔枝膏最合於吸出矣。" 上曰: "潰處猶小, 更爲針破何如?" 允僑曰: "旣已膿破, 不必更受針矣。" 上曰: "背部又有似癤處, 今幾數十日。 且是衣服當着處, 故頗有麻毒矣。" 仍命允僑等診察, 敎曰: "當傅何藥, 而分野則果非緊處乎?" 允僑曰: "分野旣歇, 且是無毒, 而核則有之, 似當成膿矣。" 成一曰: "熊膽膏, 似合傅貼矣。" 上曰: "熊膽膏, 亦似無效矣。" 允僑曰: "水桃黃爲消毒之劑矣。" 上曰: "多有頭痛之時, 背部亦多上氣, 此皆專由於膈火矣。"


    • 【태백산사고본】 54책 54권 54장 B면【국편영인본】 47책 281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