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조 후궁 안빈의 제사 문제로 제수로 쓸 쌀과 돈, 집을 주도록 하다
예조 판서 민종현이 아뢰기를,
"효종조 후궁 안빈(安嬪)에게 딸 한 사람이 있었는데 곧 금평위(錦平尉) 옹주입니다. 지난 정축년에 안빈은 심양(瀋陽)에까지 모시고 가 남자 옷으로 갈아 입고서 10년 동안 섬겼었으니 수고로움이 매우 많았습니다. 숙종조에 이르러 부조(不祧)의 은전을 내리도록 특별히 명을 내렸는데, 숙녕 옹주(淑寧翁主)가 박씨 가문의 맏며느리여서 안빈의 묘를 별립(別立)하기 어려워 안빈의 묘에 대해 드디어 그 사위인 이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빈의 제사를 봉안하게 하여 여러 대 동안 그대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씨 집안이 지금 매우 잔약해져 제사를 장차 폐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지금 만약 제사를 주관할 곳을 금평위의 자손에게로 고쳐 정한다면 예의 뜻이나 일의 형편으로 볼 때 두 가지 다 편한 것이 될 듯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금평위의 집안으로 다시 붙이는 것이 예의 뜻으로 볼 때에는 그러하다. 그런데 그 사실을 듣건대 안빈에게는 숙녕 옹주 한 분밖에 없는데 옹주의 딸이 이수철(李秀喆)의 처가 되었다고 한다. 안빈이 장수를 누려 숙종조에까지 이르렀는데 그 때 그 자신의 후사(後事)를 묻자 안빈이 ‘금평위의 집안에다 의탁하고 싶으나 그 집안이 대종(大宗)이어서 일의 형세가 편치 않으니, 금평위의 외손에게 제사를 맡기도록 명하소서.’ 하였다. 그래서 드디어 이수철의 집안에 명하여 안빈의 제사를 받들게 하고 이어 부조의 은전을 내리도록 명하였었다. 그런데 그 집안의 절수전토(折受田土)가 대진(代盡)한 궁결(宮結)로서 세금을 거두는 데로 들어가게 되어 제사를 계속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하니, 듣기에 매우 불쌍하다. 제수(祭需)는 매년 해조로 하여금 쌀과 돈을 헤아려 지급해 주고 또한 집을 사서 주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45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666면
- 【분류】왕실(王室)
○禮曹判書閔鍾顯啓言: "孝廟朝, 後宮安嬪有一女, 卽錦平尉翁主也。 昔在丁丑, 嬪陪往瀋館, 換着男服, 十年服事, 效勞甚多。 至肅廟朝, 特命不祧, 而淑寧翁主, 以朴氏家婦, 難於別立安嬪廟, 遂以其壻李姓人, 奉安嬪之祀, 屢世仍之, 而李家今甚殘敗, 香火將廢。 今若改定主祀之處於錦平子孫家, 則禮意事勢, 恐爲兩便。" 敎: "以還付錦平家, 禮意則然, 而聞其事實, 安嬪只有一女淑寧翁主, 翁主之女, 爲李秀喆之妻。 安嬪享壽, 至肅廟朝, 下詢其身後事, 則安嬪奏以欲託錦平家, 而其家爲大宗, 事勢非便, 乞命託祀於錦平之外孫。 遂命李秀喆家, 奉祀安嬪, 仍命不祧, 而其家折受田土, 入於代盡之宮結出稅中, 香火難繼云, 聞甚可矜。 祭需, 每歲令該曹, 量給米錢, 亦令買家以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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