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정조실록 42권, 정조 19년 4월 15일 을미 1번째기사 1795년 청 건륭(乾隆) 60년

비변사가 화성 행궁 정리수성곡의 조적 절목을 올리다

비변사가 화성 행궁 정리 수성곡(華城行宮整理修城穀)의 조적 절목(糶糴節目)을 올렸다.

【절목은 다음과 같다."화성에 유수(留守)를 두고 나서 또 정리사(整理使)를 겸하게 한 것은 장차 행궁의 수리를 위임하고 성지(城池)의 수선을 책임지우려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소요되는 재력에 대해 아직 조치해 주지 못한 결과 형식과 내용이 서로 부응하지 못하니 사체(事體)로 볼 때 미안합니다. 돌아보건대 지금은 건물이 낙성되고 누각과 망루가 완성을 본 뒤이니 더더욱 제때에 강구하여 억만년토록 공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겠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화성의 일과 관련해서는 경비를 축내지 않게 하려는 것이 성상의 의도였습니다. 그리하여 수백 칸 되는 건물을 짓거나 몇 천 보(步) 되는 곳을 뚫고 쌓아올릴 때 일찍이 조금이라도 대농(大農)의 자본을 가져다 쓴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행행(幸行)하실 때의 접대 비용이나 유생과 무인을 시험보이고 나서 상을 주는 것까지도 모두 별도로 비축해 두었다가 수시로 들여와 쓰곤 하였습니다. 그런 만큼 행궁을 수리하고 성지를 수선하는 하나의 일로 인해 그만 거꾸로 그동안 해오던 데에 따라 유사에게 마련하여 쓰도록 하거나 이웃 고을의 창고에서 끌어다 쓰도록 한다면 성상의 뜻을 받드는 도리가 결코 못될 것입니다. 삼가 품(稟)하여 떼어주기로 결재를 받은 3만 석의 곡물을 팔로(八路)의 주현(州縣)에 배정한 뒤 그 모곡(耗穀)을 취하여 돈으로 만들고 창고를 설치해 보관하게 하면서 수요에 충당하도록 해야 할 것인데, 가령 곡물을 조적(糶糴)하고 돈으로 만들어 주선하는 등의 사항에 대해서는 따로 절목을 만들어 영구히 준행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1. 정곡(正穀) 1만 석과 피곡(皮穀) 2만 석을 비변사에서 관장하는 곡물 중에서 떼어주어 팔로에 골고루 나눠주되 육진(六鎭)과 삼수(三水)·갑산(甲山)은 물론이고 주현의 규모를 감안하여 차등있게 배정한 뒤 그 곡식을 내주고받아들이면서 모곡(耗穀)을 취하는 한편 이를 내다 팔아 수요에 대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이 곡식은 그 의미가 소중할 뿐더러 수요 역시 모두 정수(定數)가 있으니 풍년이나 흉년에 따라 늘거나 감축되는 일이 있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흉년을 만났다 하더라도 정퇴(停退)시키거나 견감(蠲減)하는 대상에 포함시키는 일은 절대로 거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준대로 받아들인 상황을 매년 말에 비변사에 보고하고 화성부에 공문을 발송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1. 내다 팔 즈음에 차인(差人)이 왕래하다 보면 자연히 폐단이 생길 것이니, 이 곡식에 대해서는 본부(本府)의 교리(校吏)를 보내지 말고 각기 그 도의 감영에서 주관하여 거행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열읍(列邑)에서는 내다 파는 데에 따라 편리할 대로 감영에 수송하고 태가(馱價)를 마련해서 모두 모아 화성부에 옮겨 납입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1. 지금 이 곡물을 설치한 것은 지극히 중대한 관계가 있으니, 돈으로 만들어 올려보낸 뒤에는 별도로 창고 하나에 쌓아두고 엄히 지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쓸 데에만 쓰면서 수요를 절약하여 새어나가는 폐단을 막음으로써 기필코 저축하는 효과가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쓰고 남은 것들은 그 수효를 매년 말에 낱낱이 기록하여 장부를 만든 뒤 비변사와 내영(內營)에 보고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1. 행궁에서 임금이 사용하는 기용(器用)·집물(什物) 및 도배하고 자리를 깔고 장막을 치는 일 등에 대해서는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종전에 호조에서 거행하던 것들을 일체 정지시키고 본부(本府)에서 가능성있는 수입을 헤아려 전담해서 조치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 마련하거나 바꾸는 연한(年限)에 대해서는 일체 정해진 규례(規例)를 따라 시행하게 함으로써 어긋나게 하는 폐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1. 각종 물품은 원래 공가(貢價)와 시가(時價)가 다른 만큼 참작하여 절충해서 융통성있게 가격을 정해야 할 것인데, 각각 연한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미리부터 경영하여 조치해 둠으로써 써야 할 시기를 당하여 군색하게 되는 폐단이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행궁을 수리하거나 성첩(城堞)을 보수할 때에는 해야 할 일이 생기는 대로 장계로 보고하거나 연석(筵席)에서 품(稟)한 뒤 회답을 기다려서 거행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감히 제멋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감히 연한을 넘기지 못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해당 유수가 직접 집행하여 단속하면서 가능한 한 절약하게 하고 혹시라도 지나치게 쓰는 폐단이 있지 않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1년에 들어올 수입을 적당히 헤아려 마련해서 3천 냥(兩)은 행궁의 물력에 소속시키고 2천 냥은 성역(城役)의 물력에 소속시키되, 수리하고 보수할 즈음에 피차간에 족하고 부족한 상황을 살펴서 서로들 조정하게 함으로써 혹시라도 한쪽에만 편중되게 쓰는 걱정이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돈으로 환산되는 원래의 숫자가 일단 일정하게 매년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각종 조치도 대부분 햇수를 띄워 거행하게 되어 있고 보면 지출한 금액을 빼고도 남는 돈이 자연히 있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숫자를 계산해서 제해 두었다가 소상하게 기록하여 연말에 장부로 작성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원소(園所)131) 의 정자각(丁字閣)과 비각(碑閣)의 수리 및 홍전문(紅箭門) 내외의 공해(公廨)에 대해서는 예전대로 완천고(筦千庫)에서 거행하게 하되 역시 수리하는 물력(物力)과는 뒤섞여 쓰지 말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10년마다 행궁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되 정리소(整理所)의 물력을 따로 책정하여 거행하고 본고(本庫)의 물력은 가져다 쓰지 못하게 할 것이며 동시에 전체 숫자를 회록(會錄)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물품 가격과 수리 및 보수한 연한(年限)에 대하여 일정한 규정을 만들어 따로 책자를 만든 뒤 이를 본부에 내주어 영구히 준행토록 하고 감히 어기지 못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1. 행궁을 수리하고 성지를 보수할 때 감독한 편장(褊將)·비장(裨將) 및 교리(校吏)·공장(工匠)의 성명을 상세히 기록해 둠으로써 뒷날 근무 태도를 상고해 장려하고 징계할 수 있는 소지를 마련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62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571면
  • 【분류】
    사법(司法) / 왕실(王室) / 재정(財政) / 구휼(救恤)

  • [註 131]
    원소(園所) : 현륭원(顯隆園).

○乙未/備邊司進華城行宮整理修城穀糶糴節目。 【節目: 華城之設置留後, 又兼整理使者, 將以任行宮葺理, 責城池修繕, 而所需財力, 尙未措置, 名實不副, 事體未安。 顧今棟宇奏功, 樓櫓就完之後, 尤宜及時講究, 俾作億萬年鞏固悠久之圖, 而竊伏念, 華城凡事之不煩經費, 聖意有在。 幾百間營建, 累千步鑿築, 曾無纖毫之取資於大農, 而以至幸行時供億、儒武試賞格, 亦皆別爲蓄貯, 隨時入用, 則乃於葺理修繕之一事, 反致因循於有司之辦備, 牽連於隣邑之倉厫者, 甚非所以仰體之道。 謹稟睿裁, 劃得三萬石穀物, 分置八路州縣, 取耗作錢, 設庫典守, 以爲需用之地, 而若其穀物糶糴, 錢貨拮据等條件, 別成節目, 永久遵行。 正穀一萬石、皮穀二萬石以備局句管劃出, 均排於八路, 而六鎭、三 甲外, 隨其州縣大小, 差等分置, 以爲斂散取耗, 發賣需用之地。 一, 此穀不但有所重, 且其需用, 皆有定數, 不可以豐歉, 有所盈縮, 雖値災歲, 切勿擧論於停減之中, 而準捧形止, 每歲末修報備邊司, 文移華城府。 一, 發賣之際, 差人往來, 自有弊端。 此穀則勿送本府校吏, 令各其道監營, 主管擧行, 而列邑則隨其發賣, 從便輸送於監營, 磨鍊駄價, 都聚運納於華城府。 一, 今此設置所關至重, 作錢上來之後, 別峙一庫, 嚴其典守。 務從稱當, 節其需用, 以防滲洩之弊, 期有蓄貯之效, 而其用遺在數爻, 每於歲末枚擧, 修成冊報于備局及內營。 一, 行宮所御器用、什物, 塗褙鋪陳、屛帳等屬, 勿論大小, 從前戶曹擧行者, 竝爲停止, 自本府量其容入, 專擔措備, 而新備及改備年限, 一從定例施行, 俾無違越之弊。 一, 諸般物種, 自有貢價時直之不同, 參量折衷, 推移定價, 各隨年限久近, 預先經紀措備, 俾無臨時窘束之弊。 一, 行宮葺理、城牒修補等事, 狀聞或筵稟, 待回下擧行, 雖微細事, 毋敢擅便, 亦無敢違越年限, 而工役之費, 該留守親執句檢, 務從節約, 毋或有恣濫之弊。 一, 一年應入酌量磨鍊, 三千兩屬之行宮物力, 二千兩屬之城役物力, 當其葺理修繕之際, 察其彼此足不足, 互相推移, 毋或有偏用之患。 一, 作錢元數, 旣有每歲恒定, 諸種措備, 且多間年擧行, 則其所用下, 自有剩餘。 此則計數除置, 消詳入錄於歲末成冊。 一, 園所丁字閣、碑閣修理及紅箭門內外公廨, 依前自筦千庫擧行, 亦勿混用於修理物力。 一, 每十年行宮大修理, 別劃整理物力擧行, 本庫物力, 勿爲取用, 仍爲全數會錄。 一, 物種價直、修補年限, 作爲定規, 別成冊子, 頒之本府, 以爲永久遵行, 毋改違越之地。 一, 行宮修理及城役修補時, 監蕫褊、裨及校吏、工匠姓名, 詳細錄置, 以爲日後考勤慢勸懲之地。】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62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571면
  • 【분류】
    사법(司法) / 왕실(王室) / 재정(財政) / 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