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찰사 서용보를 추고하라고 전교하다
경기도 관찰사 서용보(徐龍輔)가 장계하기를,
"일전에 마마해 권관(馬馬海權管) 정이유(鄭履綏)가 부임하던 길에 임진에 당도하여 파주(坡州)의 아객(衙客)043) 과 군교·하례들에게 핍박을 당하고 심지어 붙잡아서 길거리를 아래위로 끌고다니기까지 하였으며 행장에 들어 있던 물건도 많이 빼앗겼다고 합니다. 이는 변괴에 속하는 사건이므로 우선 공문을 보내어 당해 목사에게 조사를 시켰습니다. 파주 목사 신대곤(申大坤)이 첩보(牒報)한 내용에 ‘혐의되는 것이 있어서 조사하는 일을 거행하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공문을 보내어 따져 물은 뒤에 끌어댈 수 없는 혐의를 억지로 끌어대어 부당하게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기강과 크게 관계되는 만큼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파주 목사 신대곤을 파면시키고 그의 죄상에 대해서는 당해 관청을 시켜 품처하게 하소서. 아객과 군교·하례들은 신의 감영에서 사실을 조사하여 죄의 경중을 구분하고 해당되는 법을 적용하여 처벌하려고 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진장(鎭將)의 벼슬이 낮기는 하지만 역시 왕명으로 임명한 관원으로 어가(御駕)를 따르던 신분이 자별한데 어찌 외직에 보임된 것을 따지겠는가. 아객과 지방의 아전들이 왕명을 받고 어가를 따르던 관원을 침범하고 심지어 붙잡아서 끌고다니는 것도 부족하여 행장의 물건까지 빼앗았다고 하니 예전에 들어보지 못한 아주 놀라운 일이다. 근래 나라의 기강이 깡그리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는가. 이런 일이 그치지 않는다면 장기 근무하는 변장(邊將)이 연도의 고을에 머리를 내밀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말을 이미 들었고 보면 대체를 따져 처리해야 될 문제이다. 어찌 예사로운 일로 처리하겠는가.
당해 권관이 내려간 지가 벌써 퍽 오래되었는데 아니 무슨 생각으로 마음을 다해 덮어두었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억지로 장문(狀聞)하는가. 감사의 놀라운 행위는 파직시키고 잡아다가 다스리는 것으로도 벌이 가볍지만, 다만 현재 주관하는 일이 있기에 이를 충분히 참작해 준다. 당해 감사 서용보를 함사(緘辭)하여 무거운 쪽으로 추고하라. 사헌부 대간들을 패초하여 성문을 닫기 전에 추궁하는 편지를 발송하여 공초를 받게 하라.
이른바 죄를 범한 모든 사람들은 모두 기백(箕伯)을 시켜 잡아다가 엄중하게 죄를 다스린 다음 마마해(馬馬海)에 하례와 군졸로 채워 보낼 것이며 함께 말을 타고 간 여러 사람들도 엄하게 다스리도록 하라. 당해 목사는 애당초 두려워하거나 자수하지 않았고 감영의 관문(關文)을 받은 처지에 감히 인혐을 일컬은 것은 구구절절 방자한 노릇이다. 신대곤이 휴대한 밀부(密符)는 선전관을 보내어 빼앗아 오고 역시 기백을 시켜 대동강 가에 크게 위엄스런 자리를 펼쳐 놓고 잡아다가 엄하게 곤장을 친 다음 장계를 올리도록 하라. 그리하여 먼 지방의 어리석은 백성들이 조정 관원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조정을 존중하는 것이 됨을 알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9책 39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458면
- 【분류】외교(外交)
- [註 043]아객(衙客) : 고을 원을 찾아온 손.
○乙卯/京畿觀察使徐龍輔狀啓曰:
日前馬馬海權管鄭履綏赴任之行, 到臨津, 爲坡州衙客校隷輩所侵逼, 至於扶執牽挽下上街路, 行中物件亦多掠奪。 事關變怪, 先爲發關, 査問于該牧使處矣。 坡州牧使申大坤牒呈內, 不無拘嫌, 不得擧行云。 關問之後, 强引不當引之嫌, 曲爲分疏, 大關紀綱, 不可仍置。 坡州牧使申大坤罷黜, 罪狀令攸司稟處。 衙客校隷等, 自臣營査實, 分輕重照法, 勘處計料。
敎曰: "鎭將雖卑, 卽亦命吏。 法從自別, 何論外補乎? 邑客土屬之犯法從命吏, 至於扶執牽挽之不足, 搶掠行中物件云者, 萬萬駭然, 事未前聞。 近來國綱, 雖曰掃地, 焉敢乃爾乎? 若此不已, 久勤邊將, 不得出頭於沿路邑底。 旣聞之後, 眞所謂問牛喘, 豈可尋常處之? 該權管之下去, 已至多日, 則抑何意思, 極意周遮, 今日始乃强爲狀聞? 道伯事之駭然, 罷拿輕矣, 特以時有句管之事, 十分參酌, 該道臣徐龍輔緘辭, 從重推考, 憲府臺諫牌招, 城鑰前發緘取招。 所謂犯科諸人, 竝令箕伯捉致重治後, 馬馬海充定隷卒, 同騎諸人亦爲嚴治。 該牧使初不懼怯自首, 營題之下, 敢稱引嫌者, 節節放恣。 申大坤所佩密符, 發遣宣傳官奪符以來, 亦令箕伯, 大張威儀於大同江邊, 拿致嚴棍狀聞, 俾遐土愚氓, 知尊命吏, 乃所以尊朝廷。"
- 【태백산사고본】 39책 39권 45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458면
- 【분류】외교(外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