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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 38권, 정조 17년 7월 4일 을미 1번째기사 1793년 청 건륭(乾隆) 58년

소양·독맥·사죽혈에 침을 맞다

전교하기를,

"머리에 난 부스럼과 얼굴에 생긴 종기가 어제부터 더욱 심해졌다. 씻거나 약을 붙이는 것도 해롭기만 하고 약물도 효험이 없어서 기(氣)가 더 막히고 쌓여서 화가 더 위로 치밀어 오른다. 얼굴은 모든 양기(陽氣)가 모인 곳이고 머리도 뭇 양기가 연결되어 있는 곳인데 처음에는 소양(少陽)090) 부위에서 심하게 화끈거리더니 독맥(督脈)091) 부위로 뻗어나갔다. 왼쪽으로는 귀밑머리 가에 이르르고 아래로는 수염 부근까지 이르렀다가 또 곁의 사죽혈(絲竹穴)092) 로도 나고 있다. 이는 모두 가슴속에 떠돌아다니는 화(火)이니, 이것이 내뿜어지면 피부에 뾰루지가 돋아나고 뭉쳐 있으면 곧 속이 답답하여지는 것인데, 위에 오른 열이 없어지기도 전에 속의 냉기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의가(醫家)에서는 대단히 경계하는 것이다. 성질이 냉한 약제를 많이 쓸 수 없음이 이와 같으니 오직 화를 발산시키고 열어주는 처방을 써야 효과를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경락(經絡)에 침을 맞는 것이 합당한지의 여부를 여러 의원들에게 물어서 아뢰라."

하였는데, 약원(藥院)이 아뢰기를,

"삼복(三伏)에는 침을 놓지 말라는 경계가 의서(醫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였다. 상이, 잠시 경락을 소통시키는 것에 불과하므로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여 마침내 세 부위에 침을 맞았다.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01면
  • 【분류】
    왕실(王室)

  • [註 090]
    소양(少陽) : 왼쪽 눈꼬리 부분.
  • [註 091]
    독맥(督脈) : 인체의 중앙에 있어서 상하를 관철하는 맥.
  • [註 092]
    사죽혈(絲竹穴) : 눈썹 뒤의 오목한 부분.

○乙未/敎曰: "頭癤面腫, 昨又添劇, 洗付有害, 茶湯無效, 氣愈菀而炎益上。 面是諸陽之會, 頭又衆陽所絡, 而始肆少陽之分, 蔓及督脈之次, 左至于鬢邊, 下至于鬚際, 又傍出于絲竹穴。 此皆膈上浮遊之火, 噴則尖綻, 藏輒煩懣, 而上熱未除, 中寒闖發, 卽醫家炯戒也。 涼劑之不可多試如此, 惟有發陳引越之方, 庶可責功。 經絡受鍼當否, 問于諸醫以啓。" 藥院啓: "三庚勿鍼, 戒在醫書。" 上以不過一時疏通經絡, 不必爲拘, 遂受鍼三部。


  • 【태백산사고본】 38책 38권 1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01면
  • 【분류】
    왕실(王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