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 병사·수사에게 군량 창고를 연 일 이외에는 형신을 쓰지 말도록 하다
각도의 병사·수사에게 경계를 내려 군량 창고를 연 일 이외에는 형신(刑訊)을 쓰지 말도록 하고 이를 법으로 정하였다. 충청 병사(忠淸兵使) 이광섭(李光燮)이 부임하면서 연원(連源)과 율봉(栗峰)의 역리(驛吏)를 형신했는데, 감사 이형원(李亨元)이 그가 법을 어겼다 하여 병영(兵營)의 아전을 추고하자 광섭이 직무를 보지 않았다. 그리하여 형원이 장계로 그에게 죄를 내릴 것을 청하여 사건이 묘당에 내려졌는데, 비국이 아뢰기를,
"병사·수사가 형신을 쓸 수 없음은 비록 전해 내려오는 규정이 있으나 애당초 《대전통편》에 실려져 있는 것도 아닌데 지금 곤수에게 죄를 내린다면 공평한 법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뜻에 어긋나는 일이며, 만일 그가 너무 지나치게 의리를 인용했다 하여 그것을 가지고 법을 내린다면 그의 청렴한 체하는 태도만 키워 주고 오만함을 길러 주는 결과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를 중죄로 처리하자면 당연히 일정한 법을 만들어 각도의 병사·수사들로 하여금 법을 무시하고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뒤로는 군량 창고를 연 일 외에는 형신할 수 없게 하고 만일 혹시라도 그것을 어겼을 때는 한결같이 남형률(濫刑律)에 의해 처리하도록 하소서."
하여, 그대로 윤허한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36책 36권 58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369면
- 【분류】사법(司法) / 행정(行政) / 군사(軍事)
○飭諸道閫帥, 軍餉開倉外, 毋得用刑訊, 著爲式。 忠淸兵使李光變之赴任也, 刑訊連源、栗峰驛吏。 監司李亨元以其違式, 推治兵營吏, 光變遂廢務。 亨元狀請其罪, 事下廟堂。 備局啓言: "閫帥之毋得用刑, 雖有流來令式, 初不著見於《大典通編》, 今以加罪閫帥, 則有違於謹守關和之意。 若其引義之太過, 以此譴罰, 適足爲伸廉隅,長傲慢之歸, 請從重推違, 宜有定式, 使諸道閫帥, 明知其不可冒犯。 此後軍餉開倉外, 毋得用刑, 如或違越, 一依濫刑律施行。" 允之。
- 【태백산사고본】 36책 36권 58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36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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