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신 이만수가 영남에서 돌아와 영남 유생들이 응제한 시권을 올리니, 직접 채점하여 시상하다
각신 이만수(李晩秀)가 영남으로부터 돌아와 영남 유생들이 응제(應製)한 시권을 올리니, 상이 직접 점수를 매기어 강세백(姜世白)과 김희락(金熙洛) 두 사람을 발탁해서 급제를 주었다. 이어서 하교하였다.
"유학이 번성한 영남 지역이 우리 도(道)를 잘 지켜왔으므로 선정(先正)에 대한 깊은 감회와 선비들에게 가상함을 보이는 뜻에서 특별히 도산 서원(陶山書院)에서 제사 올리는 날 시험을 보아 뽑았으니 어찌 범연한 뜻이겠는가. 또 각신이 조정에 돌아와 아뢴 말을 들으니, 제생들이 근래 더욱 삼가고 경계하여 과장을 열자 문에 들어오는 이가 1만 명 가까이 되었는데도 천천히 걷고 추창하며 앞을 양보하였고 감히 시끄럽게 떠드는 자가 없었다고 한다. 거듭 제생들을 위해 기쁘게 여겼는데, 시권을 봄에 미쳐서는 합당하게 지은 자가 근 5천 명이나 되었다. 서북 지역에도 오히려 관리를 보내어 과거를 설행한 예가 있었는데, 더구나 지금은 각신이 명을 받은 것으로 체모가 시관보다 더욱 중하니, 우수한 등급으로 합격한 자에게는 마땅히 상례에서 벗어난 논상이 있어야 한다. 합격한 사람들을 본도의 감영에 초치하여 음악을 베풀고 후하게 대접하도록 하라. 이번 제사 올릴 때 선비들에게 시험을 보인 일은 책으로 만들어 후세에 전해 보이는 것이 합당하니, 《경림문희록(瓊林聞喜錄)》의 예에 따라 본도에서 간행하여 바치고, 도산 서원에서 합격한 유생과 도내의 여러 고을에도 각각 한 부씩 나누어 준 뒤 판본(板本)은 도산 서원에 보관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5면
- 【분류】인사(人事) / 사상(思想)
○閣臣李晩秀回自嶺南, 進嶺儒應製試券, 御考擢姜世白、金熙洛二人賜第。 仍敎曰: "鄒魯之鄕, 能守吾道, 曠感於先正, 視嘉於多士, 特設試取於陶山致祭之日者, 意豈泛然, 且聞閣臣之還朝奏對, 諸生近尤惕勵告戒開場入門, 爲萬數而徐趨讓先, 莫敢有喧譁者, 重爲諸生喜之, 及見試券, 近半萬多有合作, 西北猶有遣官設科之例, 況今閣臣銜命, 體貌尤有重於試官, 則入格優等者, 宜有拔例論賞, 入格諸人, 招致本道監營, 設樂厚饋之, 今番致祭試士之擧, 合有成書, 傳示來許, 依《瓊林聞喜錄》例, 自本道刊印以進, 陶山書院入格儒生, 道內列邑各給一件, 板本蕆于陶山。"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5면
- 【분류】인사(人事) / 사상(思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