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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34권, 정조 16년 3월 20일 기축 2번째기사 1792년 청 건륭(乾隆) 57년

각궁에 배알후 동행한 신하들과 세심대에 오르다

가마를 길에 멈추고 여러 각신들로 하여금 용방(龍榜)에 합격한 자들을 거느리게 하고 여러 장수들은 호방(虎榜)에 합격한 자들을 거느리게 하였다. 말과 푸른 일산을 새로 과거에 급제한 남공철(南公轍)에게 주어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문청공(文淸公)의 아들에게 특별한 은전을 내리는 것이 무엇이 아까울 것이 있겠는가."

하였다. 도총관 이민보(李敏輔)는 아들 이조원(李肇源)을, 형조 판서 홍억(洪檍)은 아들 홍대협(洪大協)을, 훈련 대장 조심태(趙心泰)는 아들 조기(趙岐)를 거느리고 아울러 앞에서 인도하며 갔다. 각궁의 참배가 끝나자 심류사(心留舍)에 나아가 근신들에게 밥을 대접하였다. 상이 이민보에게 이르기를,

"작년 봄 나의 시에 ‘좌중에 백발이 많으나 내년에도 지금처럼 술잔을 기울이세.’란 구절이 있었는데, 지금 또 경들과 함께 이 모임을 가졌으니, 참으로 우연한 일이 아니다. 오늘은 날씨 또한 매우 화창하니 마땅히 경들과 더불어 다시 전날 놀던 곳을 찾아보련다."

하고는, 편여(便輿)를 타고 세심대(洗心臺)에 올랐는데 연로한 여러 신하에게 각각 구장(鳩杖)을 하사하여 오르는 데 편리하게 하였다. 상이 직접 율시(律詩) 한 수를 짓고 여러 신하들에게 화답하라고 명하였다. 이병모(李秉模) 등을 돌아보고 이르기를,

"매년 이 행차 때마다 반드시 이곳에 오는 것이 어찌 단지 꽃을 구경하는 즐거움 때문이겠는가. 내가 특별히 이곳에 대해서 은근히 잊지 못할 것이 있는데, 여러 신하들은 과연 모두 아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2면
  • 【분류】
    왕실(王室)

    ○駐輦道上, 使諸閣臣, 率龍榜諸將臣, 率虎榜以廐焉, 靑蓋賜新恩南公轍前導。 上曰: "文淸之子, 何惜殊典乎?" 都摠管李敏輔率其子肇源, 刑曹判書洪檍率其子大恊, 訓鍊大將趙心泰率其子, 竝前導而行。 拜宮罷, 御心留舍, 宣飯近臣。 謂敏輔曰: "昨春予詩, 有坐間多皓髮來歲又今樽之句, 今又與卿等, 同作此會, 誠非偶然。 今日日亦極暢和, 當與卿等, 更尋前遊。" 仍乘便輿, 登洗心臺, 諸臣年老者, 各賜鳩杖, 俾便登陟。 御製律詩一首, 命諸臣賡和。 顧謂秉模等曰: "每年此幸, 必臨此地, 豈眞爲賞花之樂哉? 予別有惓係不能忘於玆地者, 諸臣果皆領會耶?"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2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2면
    • 【분류】
      왕실(王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