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으로 가는 각신 이만수에게 숭덕전외 여러 곳에서 제사를 올리게 하다
명을 받고 영남으로 내려가는 각신(閣臣) 이만수(李晩秀)에게 명하여 숭덕전(崇德殿)에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전교하기를,
"숭덕전은 바로 신라 시조의 신주를 모신 곳으로, 우리 세종(世宗)께서 사당을 세워 제사를 지내고 매년 봄가을로 향과 축문과 예물을 내려보냈으며 선조(先朝) 무신년021) 에 신도비(神道碑)를 세웠다. 이번 길에 월성(月城)을 지난다고 하니, 똑같이 제사를 지내라. 제문은 내가 직접 짓겠다. 또 신라의 여러 왕릉이 이 고을에 있다고 하니, 봉심(奉審)하고 돌아오라."
하고, 또 옥산(玉山)과 도산(陶山) 두 곳의 서원에도 제사를 지내라고 명하였다. 옥산과 도산은 바로 문원공(文元公) 이언적(李彦迪)과 문순공(文純公) 이황(李滉)을 제사지내는 곳이다. 전교하였다.
"정학(正學)을 존숭하려면 마땅히 선현을 존숭해야 한다. 어제 옥산 서원에 제사를 지내라고 명하였는데, 옥산 서원에 제사를 지내고 도산 서원에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이 어찌 옳겠는가. 지난번 사학(邪學)이 점차 번질 때에 오직 영남의 인사들이 선정(先正)의 학문을 지켜 흔들리지도 않고 마음을 빼앗기지도 않았으므로, 그후부터 나의 앙모(仰慕)가 더해졌다. 각신 이만수는 명령을 받들고 돌아오는 길에 예안(禮安) 고을에 있는 선정 문순공의 서원에 달려가 제사를 지내라. 제문은 지어 내려보내겠다. 선정의 자손들과 이웃 고을 인사들로서 참여할 자는 미리 와서 기다리게 하라. 제사 지내는 날 각신은 전교당(典敎堂)에 앉아서 여러 생도들을 불러 진도문(進道門) 안뜰에 서게 하고 가지고 간 글 제목을 게시하여 각기 글을 짓도록 하고 시험지를 거두어 조정에 돌아오는 날 아뢰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0면
- 【분류】왕실(王室) / 사상(思想) / 역사(歷史)
- [註 021]무신년 : 1728 영조 4년.
○命嶺南奉命閣臣李晩秀, 致祭于崇德殿。 敎曰: "崇德殿, 卽新羅始祖妥靈之所, 而我世宗朝立廟祀之, 每歲春秋降春祝幣, 先朝戊申, 立神道碑。 今行過月城云, 一體致祭。 祭文當親撰。 且聞新羅諸王陵, 在本州, 奉審以來。" 又命致祭于玉山、陶山兩書院。 玉山、陶山, 卽文元公 李彦迪、文純公 李滉俎豆之所也。 敎曰: "欲尊正學, 宜尊先賢。 昨有致祭玉山書院之命, 而行於玉山, 不行於陶山, 其可乎哉? 向來邪學之漸染也。,惟嶠南人士, 謹守先正之學, 不撓不奪, 自是以往, 增我曠慕。 閣臣李晩秀奉命回路, 馳至禮安縣先正文純公書院, 致祭。 祭文製下。 先正子孫及隣邑人士之來參者預, 須會待。 致祭之日, 閣臣坐典敎堂, 招諸生, 立于進道門內庭, 以賚去書題揭示, 各令應製收券, 還朝日以啓。"
- 【태백산사고본】 34책 34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280면
- 【분류】왕실(王室) / 사상(思想) / 역사(歷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