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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 30권, 정조 14년 5월 17일 정유 2번째기사 1790년 청 건륭(乾隆) 55년

수원 부사 조심태가 새 고을 시정에 점포를 설치하는 일에 대해 보고하다

수원 부사(水原府使) 조심태(趙心泰)가 아뢰기를,

"본부의 새 고을 시정(市井)에 점포를 설치하는 일에 대하여 이미 대신들과 여러 재상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만 신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널리 물어보았더니, 본부는 삼남(三南)으로 통하는 요로이기는 하나 물산이 본디 적어서 비록 부호(富戶)를 많이 모으고 점포를 설치하려 하더라도 갑자기 생각대로 되기는 어렵겠습니다. 반드시 본고장 백성들 중 살림밑천이 있고 장사물정을 아는 사람을 골라 읍 부근에 자리잡고 살게 하면서 그 형편에 따라 관청으로부터 돈을 받아가지고 이익을 남기며 살아가게 하는 것이 좋은 대책이 될 것이라고 하니, 이 의견이야말로 한번 시도해 볼 만합니다. 어떤 관청을 막론하고 이자(利子)가 없는 돈 6만 냥을 떼어내 고을 안에서 부자라고 이름난 사람 중에 받기를 원하는 자에게 나누어 주어 해마다 그 이익 나는 것을 거두게 하되, 3년을 기한으로 정하고 본전과 함께 거두어 들인다면 백성들을 모집하고 산업을 다스리는 방법에 있어서 아마 하나의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때에 가서 응모하는 사람들과 구획하게 되면 점포란 명칭의 설립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쌀 때 사 비쌀 때 팔면서 시기에 따라 꾸려가게 한다면 새 읍치(邑治)도 완전히 형성될 가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조포사(造泡寺) 중들의 생활이 빈약합니다. 그들에게도 다같이 참작해 나누어주고 지혜(紙鞋)를 만드는 본전으로 삼게 한다면 반드시 혜택을 입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하니, 대신에게 가서 의견을 들어보라고 명하였다. 좌의정 채제공이 말하기를,

"운영에 매우 조리가 있으니 마땅히 진술한 대로 시행해야 합니다. 전물(錢物)은 균역청과 금위영·어영청 두 군영의 관서별향고(關西別鄕庫)에서 적당히 분배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고, 우의정 김종수는 아뢰기를,

"수원 부사가 아뢴 말은 정말 헛점을 잘 맞혔습니다. 6만 냥의 돈이 적지 않은 것 같으나 3년 내에 본전을 돌려갚는 조건에서 좌의정의 말대로 균역청과 금위영·어영청 두 군영의 관서별향고에서 참작하여 많은 데서 덜어내어 적은 데에 보태게 하소서. 그중 균역청의 돈은 비록 그 사안이 중한 것 같으나, 여러해 동안 남거나 부족된 수량이 처음에 비하여 몇 곱절이 될뿐 아니라, 서울 각 관청에서 차용하고 10년을 기한으로 하여 보상하는 것은 전부터 이미 이루어진 관례가 있습니다. 더구나 더없이 중요한 일에 들어간 수량을 수년 내에 본전으로 도로 들여놓는데 있어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니, 균역청의 돈으로 떼어주도록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0책 30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137면
  • 【분류】
    재정(財政) / 상업-시장(市場) / 금융-식리(殖利) / 사상-불교(佛敎) / 공업-사영수공(私營手工)

水原府使趙心泰啓言: "本府新邑市廛事, 大臣諸宰已收議, 而臣博詢物議, 則本府雖是三南要路, 物産素乏, 雖欲廣集富戶, 設立市廛, 猝難如意。 須於本土民人中, 擇其有食根, 解商業者, 奠居於邑底, 從多少受本錢, 興利資生爲良策云, 此議亶合一試。 毋論某衙門, 劃得無邊錢六萬兩, 付都下有富名願受者, 歲收利條, 定以三年之限, 幷本錢收納, 則募民制産之方, 庶爲一大助。 趁此時區劃於應募之類, 不必設立廛名。 貿賤賣貴, 隨時料理, 則新治亦期完聚矣。 造泡寺僧徒, 生涯凋殘, 一體酌量分排, 作爲紙鞋, 本錢則合有沾漑之道矣。" 命就議大臣。 左議政蔡濟恭曰: "經紀極有條理, 當依所陳施行。 錢物似於均廳及禁御兩營, 關西別餉庫, 酌量分排矣。" 右議政金鍾秀曰: "水原倅所奏, 儘皆中窾。 六萬錢貨, 雖似不些, 三年之內, 還他原數, 依左相言, 就均廳及禁御兩營, 關西別餉庫, 斟量裒益。 其中均廳錢, 雖似體重, 不但多年贏縮之數, 比初累倍而已, 京各司借用, 限十年還償, 自昔年已有成例, 則況此莫重所須之數, 年內還本, 似無持難之端矣。" 命以均廳錢劃給。


  • 【태백산사고본】 30책 30권 42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137면
  • 【분류】
    재정(財政) / 상업-시장(市場) / 금융-식리(殖利) / 사상-불교(佛敎) / 공업-사영수공(私營手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