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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 26권, 정조 12년 8월 6일 을미 1번째기사 1788년 청 건륭(乾隆) 53년

서학 금령에 관한 이경명의 상소 내용으로 비변사가 복주하다

비변사가 이경명(李景溟)의 상소로 복주(覆奏)하기를,

"대개 이 서학은 천근(淺近)하고 황당하여 지식인들을 물들일 수는 없습니다. 지난번 성교(聖敎)가 이미 준엄하셨으니, 어리석은 무리라 하더라도 감히 다시 학습을 일삼지 않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지금 사간원의 상소로 보건대 그 싹이 점점 성해지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오늘에 미쳐 엄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경(燕京)에서 구입해 오는 길이 이미 끊겼고 보면 이전에 들어온 책이 많지는 않을 듯하니, 서울과 여러 도에 엄히 신칙하여 기한을 정하여 그 책을 수합(收合)하여 불사르게 하소서. 그리고 이렇게 신칙한 뒤에도 다시 은밀히 베껴 전하여 유혹하는 자가 있으면 적발해 중죄로 다스릴 뜻으로 거듭 밝혀 자세히 알게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정학(正學)이 밝아져서 사학(邪學)이 종식되면 상도(常道)를 벗어난 이런 책들은 없애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져서 사람들이 그 책을 연(燕)·초(楚)의 잡담만도 못하게 볼 것이다. 그러니 근원을 찾아 근본을 바르게 하는 방법이 바로 급선무에 속한다.

그러나 이 일이 지금 이미 상소에 실려 상주(上奏)되었는데, 만약 각별히 금단하지 않는다면 폐단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니, 묘당에서 이 판사(判辭)를 가지고 엄히 신칙하고 거듭 깨우쳐 각기 개과 천선하게 하라.

그 책을 불사르라고 청한 말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나 만약 한 책이라도 빠뜨리는 것이 있을 경우 도리어 법과 기강을 손상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학설이 양(楊)·묵(墨)·노(老)·불(佛)과 달라 나온 지가 오래되지 않아서 그 전파가 넓지 않으니, 다만 집에 간직하고 있는 자들로 하여금 물이나 불에 던져 넣도록 하고, 명을 어기는 자는 드러나는 대로 심문해 처리하라. 사대부 중에 한 사람도 오염(汚染)되는 이가 없으면 화복설(禍福說)에 흔들린 어리석은 백성들도 스스로 깨닫고서 깨어날 것이니, 조정에서 이 일에 많은 힘을 쓸 필요가 없다."

하고, 이어 서울에서는 태학, 지방에서는 방백(方伯)으로 하여금 만일 그 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벌을 게시(揭示)해 대중에게 보이고 사류(士類)에 끼워주지 말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7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면
  • 【분류】
    사상(思想)

○乙未/備邊司以李景溟疏, 覆奏言: "蓋此西學, 淺近謊怪, 不足爲識者之所漸染, 而向來聖敎, 旣嚴且截, 則雖愚蠢之類, 宜不敢更事學習, 而今以諫疏觀之, 其端之漸熾可知。 及今痛禁, 在所不己, 而購之路旣斷, 則前此出來, 似無多本, 嚴飭京兆及諸道, 定其日限, 收聚燒火。 如是申飭之後, 復有潛自謄傳, 轉相誑惑者, 摘發重繩之意, 請申明知委。" 敎曰: "正學明邪說息, 則似此不經之書, 不期無而自無, 人之視之, 反不如雜談。 溯源端本之方, 政屬急先務。 然本事今旣登徹於章奏, 若不別加禁斷, 流弊誠亦不些。 自廟堂, 將此判辭, 嚴飭申諭, 俾各遷善。 火書之請, 非不好矣, 一有見遺, 反損法紀。 且此爲學, 異於, 其出未久, 其傳不廣, 但令家藏者, 投之水火, 違令者隨現勘罪。 士夫無一人玷汚, 則愚氓之動於禍福之說者, 自可發蒙而披昏, 朝家以爲不必於此, 重用力云爾。" 仍令內而太學, 外而方伯, 如有從事厥書之人, 揭罰示衆, 勿齒士類。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7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면
  • 【분류】
    사상(思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