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실록26권, 정조 12년 8월 2일 신묘 3번째기사
1788년 청 건륭(乾隆) 53년
정언 이경명이 서학을 엄히 가리기를 청하다
정언 이경명(李景溟)이 상소하기를,
"오늘날 세속에는 이른바 서학(西學)이란 것이 진실로 하나의 큰 변괴입니다. 근년에 성상의 전교에 분명히 게시(揭示)하였고 처분이 엄정하셨으나, 시일이 조금 오래되자 그 단서가 점점 성하여 서울에서부터 먼 시골에 이르기까지 돌려가며 서로 속이고 유혹하여 어리석은 농부와 무지한 촌부(村夫)까지도 그 책을 언문으로 베껴 신명(神明)처럼 받들면서 죽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으니, 이렇게 계속된다면 요망한 학설로 인한 종당의 화가 어느 지경에 이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조정에서 여러 도의 방백(方伯)과 수령들에게 엄히 신칙하여 다시 성해지는 폐단이 없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묘당으로 하여금 상소의 내용을 자세히 상고하고 잘 헤아려 품처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6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3면
- 【분류】사상(思想)
○正言李景溟上疏曰:
今俗所謂西學, 誠一大變怪。 頃年聖敎昭揭, 處分嚴正, 而日月稍久, 其端漸熾, 自都下以至遐鄕, 轉相誑誘, 雖至愚田氓, 沒知村夫, 諺謄其書, 奉如神明, 雖死靡悔。 若此不已, 則妖學末流之禍, 不知至於何境。 請自朝家, 嚴飭諸路方伯、守宰, 俾無更熾之弊。
批曰: "令廟堂, 詳考疏辭, 商量稟處。"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6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3면
- 【분류】사상(思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