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의 환후가 갑자기 심해져 의약청이 다시 숙직하다
왕세자의 환후가 갑자기 심해졌다. 의약청에서 숙직을 철수한 뒤로 세자에게 갑자기 다른 증세가 생겼는데, 임금이 약원에 알리지 못하게 하였다가 이때에 이르러 약원 제조 서명선 등을 불러 보았다. 임금이 말하기를,
"홍진의 반점은 거의 다 사라졌는데, 어제 정신이 혼미해질 때부터 기가 올라오는 조짐이 있었다. 처음에는 회증(蛔症)인가 의심하였다가 다시 보니, 기가 치밀어오른 것이다. 경 등은 들어가 보도록 하라."
하자, 서명선 등이 차례로 들어가 보았다. 제조 이문원이 말하기를,
"환후가 이토록 중해졌는데 약원에서 까마득하게 듣지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서명선이 지금부터 다시 숙직할 것을 청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본원에서 숙직하도록 하라. 2경에는 5돈중의 삼다(蔘茶)를 복용하고 4경에 또 삼다를 복용하도록 하라."
하였다. 임금이 또 이문원에게 말하기를,
"이런 때에 내가 모두 몸소 점검하는 것은 대체로 지극한 정이 있기 때문이지만, 또한 뜻이 있어서이다."
하니, 이문원이 말하기를,
"땅기는 증세는 낮에보다 덜한 것 같습니다."
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내 차마 보지 못하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1책 21권 42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567면
- 【분류】왕실(王室) / 의약(醫藥)
○壬子/王世子患候猝劇。 自議藥廳撤直之後, 世子忽添別症, 而上不使藥院聞之, 至是召見藥院提調徐命善等。 上曰: "疹症幾盡消癍, 自昨神氣昏沈時, 有氣升之漸。 初疑蛔症, 更觀似膈氣。 卿等第入見。" 命善等, 以次入見。 提調李文源曰: "患候至此沈重, 而藥院漠然無聞矣。" 命善請自今復直宿。 上曰: "本院直宿。 二更用五錢重蔘茶, 四更又用蔘茶。" 上謂文源曰: "此等處, 予皆躬撿, 蓋至情所在, 而亦有意矣。" 文源曰: "搐搦之症, 似減於午間矣。" 上曰: "予不忍見矣。"
- 【태백산사고본】 21책 21권 42장 B면【국편영인본】 45책 5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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